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제주4·3과 6·25 전쟁, 새마을 운동, 21세기까지, 그녀의 역사에 제주의 근현대사가 담겨 있다.
서귀포의 어촌 마을인 법환에서 태어나 평생을 한 마을에서 살았다. 해녀인 어머니를 따라 13살부터 물질을 시작했고, 75살이 되는 해까지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해녀 일을 했다. 해녀 중에서도 물질 능력으로 가장 인정받는 ‘상군 해녀’였다.
할머니의 명대사는 바로, 말해도 모른다는 뜻의 제주어 ‘골아도 몰라’. 지금 세대에게 아무리 말을 해도 상상이 안 될 정도로 고되고 열악했던 그 시절, 그 세월. 할머니의 ‘아이고’ 소리에는 치열했던 90년의 세월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