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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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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가락국왕 김수로 0048>

김행수

영화감독
서울예술대학 영화과 졸업
전) 한국영화감독협회 부이사장
전) 대종상영화제 조직위원
전) 춘사대상영화제 심사위원
2018년 현) 청소년 세상충돌공모전 조직위원장
현) 밀짚모자영화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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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가락국왕 김수로 0048> - 2020년 11월  더보기

나는 언제나 그렇듯 영화를 만들기 위한 수순으로 소설 『가락국왕 김수로 0048』을 썼다. 처음 김수로를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작정하게 된 것은, 지금은 열반에 드신 부산 금정산 미륵암에 살고 계셨던 백운 스님으로부터다. 스님과 연락이 끊긴 지 30년도 더 된 세월이 지났다. 올초 유튜브에 스님의 상좌라는 분이 올린 다비식을 보고 스님이 열반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 순간 오랫동안 찾아뵙지 못한 내 어리석음이 부끄러웠다. 지금 생각하면 스님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눴어야 했는데, 그때만 해도 김수로를 영화로 만든다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흥미를 느낄 수 없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세월이 지나면 지날수록 김수로에 관심 없다는 내 관념 밑바닥에는 늘 언제나 스님이 한 말씀이 맴돌고 있었으며, 내가 좋아하는 영화 소재가 아니니 관심 두지 않으려 할수록,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자리를 잡아 굳혀지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역사를 공부하지 않은 내가 감히 김수로를 어떻게 얘기한단 말인가? 그러나 영화적으로 김수로를 들여다보면 볼수록 영화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지가 눈덩이처럼 부풀어 올라 무엇인가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지만, 언제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는 막연할 따름이었다. 『삼국유사』를 쓴 일연스님은 고려 시대 때만 해도 알의 신화가 환타지로 읽혀지는 것이 대단히 재미있는 발상이라 여겼던 것 같다. 김수로뿐만 아니라 석탈해, 고주몽, 박혁거세를 넘어 동남아 지역에서 시조와 관련된 인물들은 대개가 난생으로 그려져 있다. 지금은 인간이 알에서 출생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도 그렇고 전혀 흥미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일연스님은 김수로를 흥미롭게 표현하고 싶었을 뿐이었을 거라는 그 이상의 의미는 없을 것이다. 『삼국유사』 「가락국기」에서 나름대로 재미있게 묘사하려다 보니 난생이 되어 버린 것이다. 30년 전, 오늘의 내 머릿속을 스님은 알고 계셨을까? 나는 어느새 영화를 만들기 위한 수순으로, 스님께서 하신 말씀들을 머릿속에서 발효시키고 있었다. 일연스님이 꾸며낸 얘기를 이해하려면 일연스님의 마음속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되었다.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가, 김수로와 허황후의 만남에서 신화적인 요소를 어떻게 걷어낼 것인가. 엄중한 역사로 보는 시각을 도출해 내는 것이 먼저였기 때문에, 정작 처음에 언급하려 했던 김수로를 통한 우리 민족의 시원과 닿아 있는 고대사와 관련한 이야기는 들어가지 못했다. 『삼국유사』가 그렇듯 환타지적 요소로 포장되어 있는 유리상자를 깨는 것이 먼저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한 편의 소설로 감히 김수로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김수로의 사상과 이념에 대해 이 한 편의 소설로 다 말할 수 없는 일이다. 김수로를 이해하는 데 비로소 한 걸음 뗀 것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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