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와 소크라테스에 대한 문학적 언급과 비평을 어떤 식으로 측정해 판단할 수 있겠는가. 어떤 사상을 탐구할 때, 학자라면 이 사상에 관련한 다른 사람의 의견에 동조하거나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게 마련이다.
진공 상태에서 글을 쓰는 척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세심한 주석을 단 글을 쓰겠다는 유혹에 굴복하면 상당한 시간 투자를 요구하는 문헌을 보며 수많은 작가들과의 대화를 연장해야 한다. 그런 모험을 하기엔 열정도 이성도 부족헀다.
하지만 다른 방법이 있었다. 나의 관심을 끈 것은, 나를 사로잡고 뒤흔든 것은 '예수와 소크라테스'라는 인물 그 자체였다. 더 자세히 말하면 복음서와 을 통해 제시된 두 인물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들의 감성과 이성에 매혹되어 고통과 불의와 거룩한 절대선이란 주제 대신 두 인물의 특질 그 자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