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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박기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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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헬로 해커>

박기남

서울소재 모 대학 전산실장과 네트워크 보안회사의 연구소장을 역임했다. 현재 캐나다에 거주하고 있으며 현지 대학에서 수학하며 집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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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헬로 해커> - 2015년 11월  더보기

위로하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 그는 지금 조동현이나 김진만 같은 이름을 가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어쩌면 여자가 되어 있을지도, 한국과는 다른 곳에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사람에게 이 책이 전해지리라고 믿는다. 그는 특별할 게 없는 가난한 집에서 자랐고 작은 회사에 다니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책 읽기와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그는 어느 날부터인지 평생 한 번도 본 적 없는 그의 캡모자를 깊이 눌러쓰고 이어폰을 꽂은 채 고개를 떨구어 다녔다. 새까맣게 변한 얼굴로 가끔 무언가에 미쳐있는 사람처럼 그림을 그리거나 무슨 글귀인지 알 수 없는 문장들을 휘갈겨 써대기도 했다. 며칠이 지나 그에게 떠나는 게 어떻겠냐고 조심히 물었을 때, 미소를 잃은 얼굴로 그는 나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그리고 '살아야겠어요.'라고 말했다. 그가 떠나고 누구도 그의 아픔을 돌아보려 하지 않았다. 이유를 아는 자들은 침묵을 지켰고 모르는 자들은 알려 하지 않았다. 그건 위험한 행동이었으니까. 그래서 그는 뭔가 잘못된 사람이라 믿기는 게 편했다. 사람들은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그리고 급히 일상의 대화들로 돌아왔다. '오늘 점심 뭐 먹지?' 나는 그이기도 했던, 그리고 언젠가는 그가 될지도 모를, 그리고 또한 그를 돌아봐야 할 누군가에게 이 책을 건네고 싶었다. 무엇을 느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지만 다만 기록을 남기고 다시는 이런 일을 반복하지 말자고 얘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자신이 없다는 고백으로 이 책을 시작해야겠다. 그의 영혼에 칼을 꽂은 건 나였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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