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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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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 <K·보부상>

이인희

경북 영주 출생으로 덕수상고와 한양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광운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제단체에서의 직장생활을 거쳐 잠시 무역회사를 경영하였고 대학에서도 수년간 강의했다. 퇴직 후 해외 봉사와 글쓰기로 인생 제2박을 열고 있다.
저서로는 [한국의 상인 정신과 상인국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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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제국의 상인> - 2017년 12월  더보기

의주 만상 임상옥은 책문거래를 끝내고 객주로 돌아왔다. 돈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벌어 10만 냥이 넘는 이문을 수레에 싣고 왔다. 이제 장사도 그만할 때가 온 것 같다. 세상에 둘도 없는 상인정신과 상도의로 돈을 산처럼 벌어 나라에 세금을 수레로 담아 바쳤건만 부패한 조정의 탈취와 온갖 멸시에 시달렸다. 평양 유수로 조정에 들어가면 장사를 그만두게 된다. 조선은 억상정책으로 상업을 개무시하는 정도를 넘어 아예 억제하고 나섰다. 양반과 상인은 서로 근본이 다르고 상업은 천민이 하는 일이라 양반은 절대로 상업에 종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조선말 행상은 200만 명이 넘었고 실제로 보부상 채장을 받아 활동하는 상인이 50만이 넘었다. 조선의 내륙에서 활동하는 보부상은 조선 경제를 이끄는 상업활동의 주역이었다. 조정의 멸시 속에서 보부상은 일본의 무상행상조직인 계림장업단과 맞서 싸웠다. 일본 최고의 무사들이 칼춤을 출 때 보부상들은 조선 무인의 혼과 예도로 받아치며 싸웠다. 천근추(千斤墜)로 치면 궁신탄영(弓身彈影)으로 적의 검을 튕기고 이형환위(移形換位)로 적의 목을 베었다. 정조 때 검신 백동수 장군의 혼이 백준마를 통해서 조선의 무혼을 다시 일으켜 세웠다. 보부상들의 시민의식이 깨어나고, 침략자의 수탈에 항거하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조선의 조정을 대신해서 온몸으로 싸웠다. 한 나라가 이렇게 쉽게 통째로 남에게 넘어간 일은 세계 역사상 드문 일이었다. 전쟁을 해서 진 것도 아닌데 조정 대신들이 고스란히 조정을 일본에 갖다 바친 것이다. 그렇다고 조선 백성들이 기꺼이 일본을 초청한 것도 아니었다. 언제 조선이 일본에 제국의 행패를 부린 것도 아니었다. 은둔의 나라 조선은 늘 그래 왔듯이 그 자리에 가만히 있었고 누구를 만나자고 한 적도 없었다. 그러나 적은 소리 없이 우리에게 적을 심어 놓고 있었다. 누가 적인지도 모르게 우리의 몸 한구석에 균이 번식을 하여 우리 몸을 먹어 가고 있었다. 몸속에 있는 적을 치면 어느 틈엔가 우리 몸을 누군가 아프게 한다고 소리치고 도리어 역정을 내니 그리할 수도 없었다. 사람의 몸과 조선의 산과 들, 강, 그리고 숨 쉬는 모든 것들이 일본으로 넘어갔다. 산에 핀 꽃과 풀, 압록강과 한강의 물고기까지 모두 일본으로 넘어갔다. 다행히도 남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하늘이 주는 공기와 물, 햇빛 그리고 조선 사람들의 마음과 생각이었다. 이 마음까지 빼앗겼다면 조선은 이 땅에서 영원히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초청한 적도 없는 손님들은 조선의 문화유산들을 규장각과 왕릉에서 훔쳐 인천 해안가에 동굴을 파고 몰래 훔쳐 갔다. “조선왕실의궤”, “안견의 몽유도원도”, “고려청자”까지 조선의 혼이 담긴 유물들을 약탈해 갔다. 보부상 백준마가 김구와 이승훈, 최봉준, 이용익, 우국지사들과 힘을 합하여 항일운동에 몸을 사른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불같은 울화로 몸을 태우고 내던졌다. 못난 조정이 못 지켜 주니 백성들 스스로가 지켜야 했고, 없는 조정을 대신해서 스스로 몸을 불사르고 일어나야 했다. 고려 귀족의 충혼이 500년을 뛰어넘어 조선의 혼을 살리기 위해 인천과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서 일어났다. 상해, 만주, 시베리아에서 벌어진 항일운동은 항상 죽음의 그림자를 등에 지고 진행되었다. 보부상들은 4계명을 가슴에 새기고 진정한 조선 선비의 기개로 적을 향해 칼을 겨눴다. 나라… 독립… 삶… 사랑.

- 책을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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