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도에 입문한 지 50년, 다도를 수련한 지 40년이 지났으니 꽃과 차를 중심으로 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때문에 매순간 아름다운 빛과 혼에 젖어 살 수 있었고, 은연중 그 감흥과 심회를 몇 줄의 시로 적는 일이 제겐 자연스러웠습니다.
그렇지만 배움 없이 혼자서 쓰는 시란 가당치도 않는 일이라, 아직도 시가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머뭇거림 속에서 시편들을 묶어내게 되었습니다. 부끄럽지만 생의 끝자락을 ‘시심’으로 물들이고 싶은 스스로의 약속 때문입니다.
남은 세월 부족한대로 끝까지 화인, 다인, 시인을 꿈꾸며 멀리 계시는 그리고 가까이 지내는 소중한 모든 님께 사랑 그 하나 마음을 전합니다.
2013년 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