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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할 하틀리 (Hal Hart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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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세상에 없는 것>

할 하틀리(Hal Hartley)

"할 하틀리의 시대다." 뉴욕의 영화평론가 스탠리 카우프만은 하틀리의 영화 <심플맨>을 보고 흥분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미국 영화를 위해선 아주 다행한 시대다." 할 하틀리가 평론가들만의 주목을 받는 감독이 아닌 것은 이제 분명한 것 같다. 할 하틀리는 미국 독립 영화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하틀리는 뉴욕 주립대 영화과를 졸업한 뒤에 잠시 공익 광고 회사에서 근무했다가 학교 시절의 동료들과 함께 저예산의 장편, 단편영화를 찍어 왔다. 그러나 저예산 영화라고 해서 그의 작품을 약간 실험성이 있는 학생 영화 수준으로 보면 큰 코 다친다. 돈대신 창조적인 머리로, 좋은 작업조건 대신 꼼꼼한 준비와 파격적인 형식으로 그의 영화는 카우프만의 말처럼 하틀리 시대를 선포하고 있다.

하틀리는 1992년 작품 <심플맨>부터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이 영화는 꽤 흥행 실적을 올렸다. 장편영화에서 꾸준히 성공하고 있지만 하틀리는 단편 영화와 텔레비젼용 영화도 계속 만들고 있다. 1991년에는 <야망>과 <성공의 이론>이라는 단편영화를 찍었다. 장편이든 단편이든, 하틀리의 모든 작품은 거의 다 한 줄기로 묶을 수 있다. 하틀리는 작품의 대부분을 고향인 롱 아일랜드 근교에서 찍었다. 하틀리 영화의 주인공들은 젊은이들이고 그들은 삶의 통속함을 고민하고 서로 만나고 헤어진다. 이들은 우유부단하긴 하지만 지적인 사람들이고 시도 때도 없이 철학적인 주제에서부터 엔진 내부의 작동법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눈다. 그런 토론에서 등장인물들이 뭘 건지는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하틀리는 특히 대사를 잘 쓰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지적이고 삶의 요모 저모를 건드리는 대사로 보는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는 재주가 있다. 그래서 우디 알렌의 후계자라고 말하기도 하고 더 멀게는 무성 코미디 영화의 대가 버스터 키튼의 적자로 평가받기도 한다.

그러나 하틀리가 진짜로 영향을 많이 받은 감독은 프랑스의 장-뤽 고다르 감독이다. 고다르식의 현학적인 말투는 쓰지 않지만 무덤덤하게 배우들의 연기를 연출하고 느닷없이 뮤지컬처럼 춤 장면을 끼워넣는가 하면 줄거리보다는 에피소드나 대사 위주로 영화를 끌고 간다는 점에서 하틀리의 영화는 고다르의 영화를 닮았다. 그의 카메라는 고다르보다 덜 실험적이고 그의 코미디는 더 친근감을 주고 그의 정치관은 덜 노골적이지만 말이다.

하틀리의 영화에서는 등장인물들이 걸작이다. 한 학기의 대부분을 도스토옙스키 소설 한 문장에 매달리는 문학 교수, (미국 교육방송에서 방영된 텔레비젼 영화 <살아남으려는 욕망>), 주머니에 소형 수류탄을 넣고 다니는 공학도 (<믿어주세요>), 국제 범죄 조직에 쫓기는 포르노 사진작가(<아마추어>등 기상천외한 상황에 놓여 있는 사람들이다. 하틀리가 94년에 발표한 작품은 <아마추어>. 기억 상실증에 걸린 포르노 사진작가이자 제작자 토마스는 수녀원을 나와 포르노 소설을 쓰며 살아가고 있는 이자벨을 만난다. 33세의 파계 수녀 이자벨은 자신을 색정광으로 여기고 있지만 아직 처녀이고 하루 빨리 처녀성을 깨트리기를 원하는 여자다. 그러나 무기밀매에 관한 비밀이 들어 있는 디스켓때문에 토마스와 이자벨은 번죄조직에 쫓기고 두 사람은 한번도 성교를 맺지 못한 채 경찰의 총에 맞아 죽는다. 스릴러 형식이지만 <아마추어>의 등장인물, 플롯 전개는 아주 낯설다. 그래함 풀러와 가진 대담에서 하틀리는 이렇게 말했다. "난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그런 인물들을 만들고 싶었어요. 전통적인 이야기체 영화의 형식을 깨고 전혀 새롭게 세상을 보는거죠. 하지만 영화가 진행될 수록 전통적인 이야기 관습을 깨겠다는 필요성은 절감하겠는데 관객들이 안보면 어쩌나 두려워지는 거에요. 그래서 나중에는 '젠장, 관객 걱정은 치워버려라. 내가 할 일은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내 눈으로 세상을 보는 거야'라고 혼자 결론을 내렸죠."

지금 미국영화는 새로운 주기로 접어들고 있다. 오랫 동안 변방에 있었던 독립 영화 세력이 주류 영화와 창조적인 긴장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런 흐름이 유럽 영화와 언더그라운드 영화의 영향을 받아들여 전통을 일신했던 60년대말의 할리우드 영화계와 비슷한 상황을 연출할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그런 움직임의 전위에 서 있는 감독이 할 하틀리다. 하틀리는 짐 자무쉬, 빔 벤더스, 장-뤼크 고다르, 우디 알렌과 비교되는 특이한 감독이고 혹자들은 그가 더 낫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1960년 뉴욕 린데허스트 태생의 이 서른 다섯살 먹은 감독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비평적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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