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나는 어떻게 살았던가? 과거사를 생각하면 얼굴부터 붉어진다. 이런 중에도 그나마 잘한 게 하나 있다면, 그건 주례사가 없는 전통혼례를 치른 것이다. 이건 내가 잘했다.
그게 무엇이든 다 그렇지만, 말도 많아서 좋을 게 없다. 누가 들뜬 분위기에서 들리는 그 금과옥조들을 어떻게 감당한단 말인가? 지금 이렇게 쓰는 이 글이라고 이와 다를 리 없다.
저마다 제자리가 있다. 나리꽃이 아름답지만 콩밭에 들면 잡초가 되고 만다. 못난이도 적절한 자리에 놓이면 훌륭해진다. 썩은 과일조차 거름으로 쓰면 좋지 않겠는가? 삼라만상이 다 이렇다. 이 글의 운명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