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를 여의고 방황하다가 부처가 되는 것만이 무상한 삶에서 벗어나는 길이라 생각해 출가를 결심했다. 그러나 부처의 길은 멀고도 험했다. 고민 끝에 불교를 제대로 공부해보고자 승복을 입은 채 입시 공부에 매진해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선학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대학의 공부는 목마름을 채워주지 못했다. 아직 불교에 대한 연구 방법론이 정립되지 않은 시기였다. 길이 없으면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대학 졸업 후 곧바로 일본 유학길에 올랐다. 일본어 공부부터 시작해 도쿄대학교에서 중국불교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석사과정을 마치고 보니 중국불교만 공부해서는 초기 인도불교를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다. 도쿄대학교 박사과정을 거쳐 미국 하버드대학교 인도·티베트불교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하버드대는 오래전부터 티베트, 일본, 중국 등의 불교를 활발히 연구해온 미국 내 불교학의 본산이었다. 캠퍼스에서 늘 승복과 밀짚모자 차림인 까까머리의 동양인 여학생은 많은 이목을 끌었다. 8년간의 하버드 생활 끝에 우리나라 승려 중 최초로 하버드대 박사학위를 받았다.
13년에 걸친 유학 생활을 마치고 2002년 고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처음 불교를 접했을 때 불교가 너무 어렵게만 느껴져 당황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대중들에게 불교의 세계를 차근차근 알려주고자 이 책을 쓰게 되었다. 현재 동명대학교 교수로 학생들에게 부처님의 말씀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