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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종교/역학

이름:나형석

최근작
2018년 8월 <봉헌과 거룩한 교제>

나형석

감리교신학대학교(B.Th.)
Candler School of Theology(M.Div.), Emory Univ.
Liturgical Studies(Ph.D.), Drew Univ.
현 협성대학교신학대학 설교와 예배 교수
전 한국실천신학회 회장
전 예배학회 회장
현 은평감리교회(서울연회) 소속

주요저서
「세례묵상: 초대교부로부터 듣기」
「감리회 예배원형과의 대화」
「교회는 무엇을 기도하나」
「예배학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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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웨슬리 찬송시선집> - 2010년 2월  더보기

본서는 웨슬리의 1780년도 초판 찬송가선집 A Collection of Hymns for the Use of the People called Methodist 번역본이다. 역서의 제목을 으로 정한 데는 이유가 있다. 책명을 메도디스트라 직역했을 경우 이 책이 어느 특정 교단의 전유물로 오해될 소지가 있으며 그래서는 안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메도디스트 운동은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이래 그 운동의 신학적, 영적, 실천적 함의와 비전이 다양한 교단에 의해 풍부하게 해석되어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러 해석의 출처로서의 본서가 어느 한 신앙공동체의 것만으로 간주된다면 이는 역사적 무지와 왜곡의 결과라고 밖에 볼 수 없을 것이다. 현재 한국의 경우만 해도 구세군,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대한기독교나사렛성결회, 예수교대한성결교회가 18세기 메도디스트 운동의 현대적 실체들로 존재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고 본서가 단지 메도디스트 운동에 기반하여 자란 교단들만의 것이라 할 수 있을까? 메도디스트 운동이란 기실 18세기 당시 영국 성공회 내에 있었던 로마 가톨릭, 동방교부전통, 그리고 칼빈적 청교도전통, 루터의 모라비안 독일 경건주의, 그리고 알미니아니즘과 같은 여러 공동체의 다채로운 영적 통찰들 그리고 그러한 것들과의 비판적 대화를 거치며 그 영적 정체성이 조형되어온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볼 때 본서는 18세기 영국에 밀집되어 함께 동거했던 역사적 영적 전통들의 치열한 공동 작업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본서의 가치를 메도디스트 운동에 영적 통찰, 동기, 도전을 주었던 당대 신앙 전통들과 이 운동에서 태어나 그 비전을 적극적으로 혹은 비판적으로 자신의 전통에 번역해 들이며 발전해 온 교단들이 함께 나누어야 할 공동 자산이라는 데서 찾아보려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억지스러운 면이 없는 것 아니나 한국적 상황에서 협소하게 사용되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메도디스트”라는 표현보다는 보다 중립적으로 사용되어 다양한 신앙전통을 품어줄 수 있는 “웨슬리”라는 이름을 책명에 끌어들이게 되었다. 내 것이라 억지 부리지 않고 이렇게 저기 과거 어느 곳에 누구의 것도 아닌 듯 모두의 것인 듯 이 책을 두어 객체화시키는 것은 이 책에 대한 거리감을 키워보려는 것이다. 거리감이 주는 낯선 긴장 안에서 혹시 본서가 오늘의 교회를 위해 비판적 대화와 자기 갱신의 출처 혹은 신앙적 상상력의 진원지로 변모되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다. 본서의 제목에서 웨슬리는 존과 찰스 중 누구를 가리키는가? 존 웨슬리 자신이 서문에서 지적했듯이 직접 작시한 것이 얼마 되지도 않는데 이 찬송집을 그의 이름하에 둘 수 있을까? 그럼에도 책명에 등장하는 웨슬리는 분명 존 웨슬리를 말한다. 찬송시선집에 찍힌 낙관이 그의 것이기 때문이다. 본서의 용도, 내용구성, 시 선택, 편집 방식, 삭제와 첨가의 경우 등을 결정함으로써 이 책에 독특한 영성과 기운을 부여한 사람이 바로 존 웨슬리이기 때문이다. 찰스 웨슬리의 시로 가득한 본 시선집이 존 웨슬리 총서에 들어가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미연합감리교회 200주년 기념 웨슬리 총서 편집자 중 한 사람인 올리버 베커리지는 이 찬송시선집이 철저히 존 웨슬리의 신학적, 영적, 실천적 권위에 의해 날인되었다고 본다. 그에 따르면 작시한 것은 찰스이나 이 선집에 울리는 음성은 존의 것이다. 이 시선집을 기획하고, 시를 선택하고, 바꾸거나 교정한 것은 존이다. 신학의 작은 요체를 만들기 위해 시들을 배열한 것도 존이었다. 존은 이 찬송집에 자신의 개인적 퍼스널리티(personality)를 각인시켰다. 그에 따르면 후에 이 찬송시선집은 종종 “웨슬리 찬송” 혹은 단순히 “웨슬리”라 불리었다는데 이때 사람들이 생각한 것은 찰스가 아니라 존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보면 ?웨슬리 찬송시선집?이라는 역서의 제목이 그리 억지스러운 것만도 아닌 듯싶다. 이 찬송시선집의 용도는 메도디스트 소사이어티의 다양한 공적 집회 그리고 개인적 헌신을 돕기 위함에 있었다. 영국국교 사제였던 웨슬리는 당시 두 종류의 모임을 자신의 사역 안에 두고 있었다: 성공회 공동기도서인 BCP(Book of Common Prayer)에 준해 교구 예배당에서 진행되는 주일예배, 성례, 아침기도회와 같은 모임, 그리고 메도디스트 집회소(preaching house)나 야외에서 소사이어티 회원들과 불신자들을 위해 제공되던 각종 모임들(설교 집회, 밴드 미팅, 클래스 미팅, 애찬회, 철야, 성찬, 언약갱신예배, 장례식 등). 웨슬리는 본서의 찬송시들을 통해 먼저 그리스도교 신앙의 주요 주제들과 참된 그리스도인의 내적 경건의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그런 후 한 인간이 부름 받아 회개하고 사랑으로 역사하는 믿음 안에서 그리스도인의 완전에 도달하기까지 분투하는 신앙인의 전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선집의 마지막에는 참된 신앙의 완전한 실체라 할 수 있는 사랑의 공동체를 그리고 있다. 누구든지 이 찬송시를 입에 올림으로써 자신의 영적 처지를 확인하고, 도전받으며, 위로받고, 소망할 수 있도록 했다. 당시 찬송시선집의 분류 방법은 단순했다. 찬송시가 만들어진 연대순으로 나열하든지 혹은 찬송시가 의역해 놓은 성경 본문의 순서를 따라 배열시켰다. 혹은 시편과 찬송이라는 큰 제하에 시들을 잡다하게 묶어놓았을 뿐이었다. 신앙의 점진적 발전과 여정이라는 주제에 따라 시들을 분류하고 나열한 이런 편집 방식은 1780년 웨슬리 찬송시선집이 효시인데 지금까지도 개신교 찬송가 배열 방식의 한 전형으로 남아 있다. 메도디스트의 찬송 부르기에 영향을 끼친 것은 18세기 초 이미 존재해 있던 다양한 종교적 소사이어티와 아이작 와트의 분리주의 공동체라고 볼 수 있다. 웨슬리는 이미 옥스퍼드 홀리 클럽 시절부터 찬송가 부르기를 장려했으며 조지아에서는 모라비안들의 찬송가 부르기에 의해 크게 감명 받은 바 있었다. 영국으로 돌아온 이후 찬송가 부르기가 복음적 부흥운동과 집회를 위해 매우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메도디스트 운동이 존의 설교와 찰스의 찬송시로 견인되었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웨슬리 형제의 지속적인 찬송집 발간은 그 자체가 이 운동 내에서 찬송 부르기의 중요성을 웅변해 주고 있다. 웨슬리는 찬송 부르기의 중요성을 깨달은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이것이 메도디스트 소사이어티의 중요한 은혜의 방편으로 사용될 수 있기를 원했다. 다양한 경우에 부를 수 있는 찬송시선집을 제공했고 그 시를 부를 수 있는 곡집(tune)도 출간했다. 음악적 지식이 없어 악보를 읽을 수 없었던 대중을 위해서는 곡집 부록에 기본적인 음계 시스템과 독보법을 싣기도 했다. 또한 찬송 부르기 본래의 목적을 이룰 수 있도록 찬송 부르기 지침도 제시해 주고 있다. Select Hymns, with Tunes Annext (1761)에서 그는 메도디스트들이 같은 찬송시를 같은 곡에 따라 부르기 원한다고 적고 있으며 이 책 부록에 노래부르기 지침을 싣고 있는데 이는 메도디스트 설교자들로 하여금 집회의 중요한 요소인 찬송 부르기를 지혜롭게 인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찬송을 통해 감리교도들은 종교적 확신에 이르렀을 뿐 아니라 성경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복음적 신학의 확실한 터가 성서적 바탕의 신앙 위에 견고히 세워지게 된 것이다. 웨슬리 형제에게 찬송시작이란 단지 낭만주의적 종교적 감정의 표현 혹은 주관적 신앙 풀어쓰기가 아니었다. 성경적 그리스도인을 시야에 두고 있는 만큼 성경에 의해 창조되고 있는 신앙적 실체들을 글로 그리고 있을 뿐이었다. 웨슬리 형제의 찬송의 여러 특징들 중 하나는 그것이 광범위하게 성경의 언어와 이미지들을 반영하고 있다는 데 있다. 웨슬리의 어떤 찬송들은 성경 본문들로 구성된 모자이크 작품과 같다고 한다. 라텐베리는 성경이라는 것이 세상에서 사라졌다고 해도 문학적으로 숙련된 자라면 능히 웨슬리 형제의 찬송시들로부터 성경의 대부분을 복원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까지 말하고 있다. 본래 찬송시란 언어, 운율, 그리고 수사적 장치들을 통해 독자에게 어떤 믿음의 세계를 담아 내 주거나 그 곳으로 초대하거나 소망하게 한다. 번역과정 중 이 모든 것들이 본래의 형태와 탄성을 잃게 되었다. 모양이 깨졌으니 그 첫 비전과 열기가 얼마나 이 역서에 남아 있을까. 번역으로 다 부스러져 재처럼 무색, 미지근한 모습으로 제공되는 글이지만 이 늦은 아침, 침침한 방, 언어의 화로를 뒤적여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초라한 밥 한 그릇이라도 찾아 낼 수 있다면 좋겠다. 그 언어의 밥그릇 열어 우리를 향한 초기 메도디스트들의 뜨거운 격려와 응원의 소리 들을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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