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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예술

이름: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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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매개자의 동사들>

김지연

국문학, 미술사, 미술이론을 전공했다. 전시 형식이 비물질적인 요소들을 가시화하는 전략, 퍼포먼스를 비롯한 한시적인 예술이 가지고 있는 저장 욕망 등을 연구한다. 자의적으로 개념을 확장하면서 의미를 모호하게 만드는 언어 사용 습관에 호기심을 가지고 있으며, 동시성 원리의 실체를 탐색하고 있다. 가나아트센터, 학고재갤러리에서 일했고, 독립큐레이터로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광주비엔날레재단 전시부장으로 일했다. 2016년부터 매개자들의 글쓰기에 주목하는 출판·전시기획사인 소환사를, 2018년부터 전시공간 d/p를 운영하고 있다.
〈마음〉(해인아트프로젝트 2013), 〈달그림자〉(창원조각비엔날레 2014)의 큐레이터, 〈행랑〉(세계문자심포지아2016), 〈투어리즘〉(제주비엔날레 2017)의 예술감독으로 전시를 기획했다. 전시공간 d/p를 운영하면서 〈노화〉(2018), 〈독립〉(2019), 〈실종〉(2020), 〈도둑〉(2021), 〈질감〉(2022), 〈관객〉(2023), <유산>(2024)을 주제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척〉(안애순 안무, 2021), 〈몸쓰다〉(안애순 안무, 2022, 2023), <행플러스마이너스> (안애순 안무, 2024) 등의 무용공연에 드라마투르그로 참여했다. 세대가 다른 10쌍의 작가들이 서로의 예술세계를 인터뷰한 『예술가들의 대화』(아트북스, 2010),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바이칼 레지던시를 계기로, 창작현장에 대해 작가들이 가지고 있는 어려움을 공유한 『후일담: 느슨한 아바이』(경향아트 2013) 등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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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매개자의 동사들> - 2024년 7월  더보기

움직이는 동사들 분야를 넘나들며 일하는 매개자가 많아지면서, 한 업계의 고유한 단어를 다른 업계에서 사용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이 단어들은 유사하지만 미묘하게 다른 의미로, 다른 맥락으로 사용되곤 했다. 단어의 의미는 시대의 주체들이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변화하기 마련이지만, 사용자들이 현장에서 편의대로 변주하여 활용하는 단어들은 오히려 선명한 의미 전달을 방해하는 ‘오해’의 씨앗이 되곤 했다. 동일한 단어를 입에 올린 A와 B가 가지고 있는 그 단어에 대한 정의가 살짝 다르다보니, 처음에는 서로 같은 말을 하고 있는 줄 알았던A와 B가, 어느 순간 서로 이해하고 있는 역할, 업무의 범주가 달랐다는 사실을 깨닫는 식이다.같은 단어를 약간 다른 의미로 사용하는 것은 그 단어의 용례를 넓혀나가는 일이 되기도 하지만, 그것이 보편적 정의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다수가 동의하거나 납득하면서 사용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감각적으로, 관습적으로, 유행따라 단어를 사용하기에 앞서 단어의 본래 의미를 선명하게 파악하는 일도 필요하다. 그러나 과연 우리는 얼마나 예민하게 우리가 함께 일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말을 돌아보았을까. 관용적 용례에 기대어 일부러 ‘오해’의 틈을 허락하고, 애매모호하게 발언하고 행동하지는 않았을까. 다양한 ‘사이’에서 일하고 있는 만큼 소통의 중요성을 절감하는 매개자들은 서로 일하는 사람들의 언어에 힘을 얻기도 상처를 받기도 한다. 말과 행동이 다른 이들을 보면서, 그들의 말은 나와 다른 정의로이루어져있다는것을 알아차리기도 한다. 하나의 단어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의미망을 만날 때면, 이것이 의미의 확장인지 오염인지 혼란스럽기도 하다. 이 혼돈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매개자의 단어들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그시작으로먼저동사를 선택했다. 일상적으로 누구나 사용하는 동사들이지만, 매개의 영역에서는 조금 더 다른 의미를 품기도 하는 동사들을 모아보았다. 이 동사들은 매개자들의 일, 감정, 관계 등등을 아우른다. 문제는 우리의, 나의 단어가 계속 흔들렸다는 것이다. 내가 새로운 경험을 하고, 다른 상황을 만날 때마다, 동사의 함의는 자꾸만 확장되었고, 동사를 다루는 나의 태도도 바뀌어갔다. 단호하게 정의내렸던 단어의 의미는 자꾸만 흔들렸다. 그 무엇도 그 자리에 가만히 있어주지 않는다. 대체 왜, 이 동사의 의미들은 이다지도 유동적인가. 지금 이 순간에도 51개의 동사에 대한 정의와 사례는 계속 바뀌고 있다. 이렇게 불안한 ‘정의’와 함께 관계를 매개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내가 말하는 단어는 단 한 순간도 상대가 받아들이는 것과 같은 의미일 리 없다는 추측만 자꾸 확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을 붙잡고 갈 수 있는 힘. 그것의 실체를 알고 싶다. 단어의 흔들림은 일단, 원고의 교정을 마무리하는 2023년 11월 잠시 멈추었다. 그후로도 계속, 매개자가 당면하는 동사에 대한 정의는 변하는 중이고, 용례는 확장되는 중이다. 한없이 불안정하고, 유동적인 이야기지만, 그래도 언제 어딘선가 이 단어들을 마주칠 누구에겐가는 의미가 될 수 있기를.

- 저자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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