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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이름:유승호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최근작
2023년 2월 <[큰글자책] 코펜하겐에서 일주일을>

[큰글자책] 코펜하겐에서 일주일을

당신의 북유럽 여행에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으로 이 책을 집었다면 고이 놓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 책은 북유럽 덴마크를 여행하는 길에 떠올랐던 행복과 행운에 대한 생각이지 여행자용 에세이나 여행안내서가 아닙니다. 그렇지만 살며 살아가며 살아내며 생각거리를 찾으시는 분들, 그리고 그런 분 중에 북유럽 여행이나 세상을 꿈꾸는 분들께는 넌지시 쿡 찔러 거는 말들입니다. 우리가 행복국가를 말하며 북유럽 모델을 이야기할 때 유명한 북유럽의 학자는 한국에 와서 이런 말을 했다. “한국은 우리와 전통과 문화가 달라 북유럽 같은 국가가 되는 건 어려울 것 같은데요.” 그 학자의 말 한마디에 그 뒤 한국의 행복모델, 복지모델로서의 북유럽은 쑥 들어갔다. 나는 여기서 내키지 않는 게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북유럽 모델을 한국이 벤치마킹할 때 북유럽의 좋은 정책만 가져다 이야기하는 것이 다. 그 나라의 역사적 맥락을 무시하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반대로 북유럽과 우리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북유럽 같은 복지가 한국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북유럽의 문화적 맥락 위에서 이 모델을 한국에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한다면 우리가 더 훌륭한 행복모델을 만들 수도 있기 때문에 위의 두 시각은 모두 틀렸다는 게 내 생각이다. 민주국가가 된 지도, OECD 가입국이 된 지도 한참 지났다. 우리나라도 지속 가능한 행복모델을 만들 때가 된 것이다. 우리가 열심히 하다 보면 늘 우중충한 날씨에 별로 기분 좋을 일 없을 것 같은 북유럽보다 좋은 햇볕과 사계절로 날마다 즐겁게 살 수 있는 우리가 더 행복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꿈꾸는 자만이 달릴 수 있다

젓가락과 밥, 몇 가지 반찬, 가족과 몇몇 좋은 친구들만 있으면 세상도 살 만하다. 우리는 너무 겁내면서 우리 스스로의 작은 자유를 망각하고 세상에 대해 쉽게 체념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여기의 글들이 우리 사회를 위해 , 우리들의 자유와 희망에 대한 사색을 위해 기여했으면 좋겠다. 곁에 있어 다른 곳으로 가지 못하도록 잡는 작은 사랑처럼.

에든버러에서 일주일을

그래서 에든버러는 글의 출발점일 뿐이다. 에든버러에서 출발해 어딘가로 가는 나의 성찰 여행이다. 이 책은 에든버러의 여행기 형식을 빌렸지만 사실 여행기가 아니다. 에든버러에서 보고 느낀 것을 여행 중에 쓴 글이기 때문에 여행기이지만, 일반적인 여행기처럼 여행정보를 담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에든버러라는 도시를 매개로 우리의 문화와 문화산업, 도시발전에 대한 나의 상념을 담은 에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 사람들의 천편일률적인 여행스타일이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쓴 글이기도 하다. 여행을 통해 그 지역의 풍광과 역사를 객관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자신의 삶과 인생 그리고 생각을 돌아보는, 성찰의 여행이 되었으면 하는 점에서 이 책은 여행에세이라기보다는 문화에세이이다. 여행지에 대한 객관적인 여행정보자료는 넘쳐난다. 구글이나 블로거들보다 더 많은 정보를 책에 담을 수는 없다. 그렇지만 또 에든버러를 완전히 벗어난 상상력의 글은 아니다. 이 책은 에든버러가 배태한, 인간이 땅을 딛고 살아가고 있는 곳에서 생하고 멸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래서 에든버러는 글의 출발점일 뿐이다. 에든버러에서 출발해 어딘가로 가는 나의 성찰 여행이다.

한국사회 이야기주머니

인간의 외부 환경은 단순히 외적 대상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단순한 외적 대상이라면 언제나 인간의 의지에 필연적인 반응만을 보이기 때문에 나 자신에게 맞게 고쳐 나가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나 외부 환경은 또 다른 인간과 조직들로 구성되어 서로 관계를 맺으면서 어떤 법칙을 띠고 버티고 서 있다. 외부 환경은 사물이 아니라 구조로서 독자적인 힘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 구조가 개인 생활 곳곳에 침투해 개인을 옥죄기도 하고, 때로는 편하게도 해준다. 인간사회는 이러한 구조로 짜여 있기 때문에 어떤 하나의 문제가 발생하면 그 문제 하나로 독립해서 존재할 수 없다. 서로 얽힌 복잡한 매듭을 처음부터 풀지 않는 한 매듭을 풀려는 시도는 또 다른 매듭을 하나 더 만들 뿐이다. 수도권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로를 넓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도로가 넓어지면 편해진 교통여건 때문에 인구가 더 몰리게 된다. 그러면 교통사정은 이전보다 더 악화된다. 그래서 수도권의 공공 서비스 확대를 억제하여 서비스 여건을 열악하게 해서 인구집중을 줄이는 방법도 사용한다. 그러나 공공시설이 낙후되면 사람들이 몰리지 않을 것이란 추측은 얕은 생각일 뿐이다. 사람들이 수도권을 떠나기는커녕 인구는 늘어만 가고, 결과는 수도권의 공공 서비스만 엉망이 되는 것으로 끝난다. ‘하나의 문제에 하나의 대응’은 늘 이렇게 또 다른 문제를 발생시킨다. 한 문제를 새롭게 발생시켜 이전의 문제를 해결하는 식으로는 결코 괴로움이 줄지 않는다. 구조는 알게 모르게 이렇게 사람들의 생활을 옥죈다. 결국 문제에 대한 접근이나 해결은 좀 시간이 걸리더라도 구조를 파헤치는 접근이어야 한다. 그래서 보통 이런 문제접근 방법을 구조적 접근이라고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구조는 이미 사람들의 일상 곳곳에 침투해 있기 때문에 구조에의 적응은 오히려 사람들을 편하게 만들기도 한다. 문제의 배후를 밝히는 구조적 접근법은 인간 당사자에게 잘못을 돌리기보다는 막연한 인간 전체나 구조에 잘못을 돌려 버리니까 말이다. 이러한 성향은 사회문제를 비판할 때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그 비판이 배후의 구조로만 돌아갈 때 인간이 할 일이란 없어진다. 이렇게 되면 결국 그 비판은 인간 주체를 버리고 미래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하는 것으로 귀결되고 만다. 구조가 엄청난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은 우리가 모두 잘 알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우리 눈앞에서 인간의지가 발동하고 있다는 것도 부정하기 어렵다. 이렇게 구조와 인간의 모습을 함께 보면 구조는 단지 인간 행동의 ‘제약요인’일 뿐 인간을 완전히 지배한다고 볼 수는 없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사회문제들을 비판한다면 그 비판은 단지 현실이나 미래에 대한 비관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지의 발흥을 통한 발전의 토대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이 책에 일관된 비판적 관점들도 이런 발전을 위한 낙관에 기초하려 했다. 어느 나라에서는 방송 DJ가 사람들에게 책을 읽게 하려는 생각에서 도서관 책갈피에 지폐를 꽂아 두었다고 방송하자, 그 결과 책만 훼손되었다. 어떤 영화에서는 DJ가 툭 던진 세상에 대한 조소가 살인까지 불러일으켰다. 물론 방송처럼 그런 큰 파급은 없겠지만 역시 책이란 것도 익명의 독자 대중들과의 대화이고 보면 예상하지 못했던 파급은 어디에나 남아 있는 셈이다. 이런 사실들을 보면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이 말이나 글, 행동에 대해 의도하지 않은 결과나 파급까지도 예상할 수 있는 사람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그런 지혜를 깨닫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글은 단순히 문제를 전달하는 방식보다는 독자들과 대화를 나누자는 의도에서 쓴 것이다. 그래서 기승전결식의 닫힌 구조보다는 되도록 열린 구조로 쓰려고 애썼다. 구체적인 해결책을 결론이라고 명기하지도 않았다. 어찌 보면 해결책은 이미 다 나와 있다. 이제는 서로 간의 이야기로 합의하는 절차가 우리에게는 더 절실한 것 같다. 글 속에서는 각 문제가 자본주의 경제와 국가 그리고 역사적 전통과 서로 얽혀 있는 모습들을 비판적 관점으로 드러내려고 했지만, 때로는 비판이 편향되어 비난과 비관에 가까운 듯한 느낌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한국사회의 발전에 대한 믿음에서 나온 비판임을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독자 여러분께 함께 생각하고 또 함께 비판하는 애정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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