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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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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시어가기>

시어가기

내가 쓴 시도 아니고 시 아닌 것도 아닌 이상한 시 중에서 이런 시가 있다. 시인 가슴을 숙여야 한 시인 평생 단 한 편 시를 쓰더라도 온몸으로 시를 살아가는 사람 머리를 숙여야 할 시인 마음을 가다듬고 밤을 새우며 시다운 시를 쓰려고 애쓰는 사람 악수를 해야 할 사람 머리를 굴려가며 끄적끄적 그럴듯한 말장난을 만드는 사람 고개를 돌려야 할 사람 시를 쓴다고 소문을 내면서 진짜로는 시인을 핑계삼는 사람 시를 쓰면서 더군다나 이번처럼 책을 내면서 나는 어느 시인에 속하는가 스스로를 반문해 본다. 열한 권째 책을 내면서 두 번의 출판기념회를 하면서 나는 늘 내 스스로가 궁금하다. 나는 과연 어느 시인인가. 가슴을 숙여야 할 시인이 되고 싶은데 고개를 돌려야 할 시인이 되고 있지는 않은지 걱정이다. 적어도 머리를 숙여야 할 시인이 되자고 늘 애를 쓰지만 내 주위에서 내가 시인인 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다행이다. 나는 하모니카 가르치는 딴따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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