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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임동헌

최근작
2009년 5월 <여행길에서 시와 소설을 만나다>

가족

인위적으로 떼어낼 수 없는 것이 가족입니다. 그들은 언제든 만나고, 언제든 노래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멀리 있는 게 아닙니다. 다른 집에 살아도 다른 집에 사는 게 아닙니다. 가족이라는 이름은 크고 넓습니다. 그러므로 생명 있는 존재만이 가족이 될 수 있다고 한계를 짓지 않습니다.

이 세상 많은 소설이 그러하지만, 나에게는 새상의 중심에 진입하지 못하고 떠도는 인물들의 걸음걸이가 유난히 눈에 밟힌다. 해서 그런 인물들의 삶에 오래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곧 나 자신이기도 하거니와 나와 같은 지점에 서 있는 사람들을 향한, 의도하지 않은 가운데 표촐된 간접 화법이라고 나는 지금 고백한다. 그럼으로써 나는 거대 담론에 급급해하지 않으면서 다중의 시선을 받지 못하는, 소외의 울타리, 폭력의 울타리에 갇힌 소설 속 인물들과 교유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주변부에서 떠도는 인물들을 향한, 그런 공간을 만들어 내는 세상을 향한 현미(顯微)가 여전히 가능하다면 나는 그런 작법을 한동안 더 붙들고 있을 작정이다.

풍경

그 시간, 그 자리에서 잠시만 비켜서도 똑같은 모습을 볼 수 없다. 그것이 리얼리티의 본질이다. 리얼리티란 그런 점에서 생명이다. 리얼리티는 완벽하게, 그 시간, 그 자리에 선 사람을 위해 순교하는 것이다. 날이 쌓여 달이 되고, 달이 쌓여 새로운 해를 이룬다. 그러므로 새로움이란 지나온 시간을 딛고 생성되는 것이다.

한국의 길, 가슴을 흔들다

이웃집으로 가는 골목길도, 오랫동안 가지 못했던 고향을 찾아가는 길도 시인과 소설가의 눈길이 닿으면 의미는 중첩된다. 나는, 여행자가 그 의미 앞에 섰을 때 다시 한 번 길을 걷고 싶은 욕망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그 길이 우리네 삶의 요철을 다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하고 싶었다. 여행의 참 의미란 흥청거리는 데 있지 않고 과거와 현재의 시간 속으로 유영하는 데 있다는 것을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었다. 꽃의 이름을 아는 것보다 꽃의 한살이를 아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길의 매끄러움보다 길을 오고 간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았느냐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기 이 글과 사진들은 그런 생각을 가누는 데 길잡이 역할을 했으면 하는 욕망으로 쓰고, 찍은 내 사유의 기록이다. 이 기록의 안팎에 시인과 소설가들의 작품, 그리고 시인과 소설가들의 적지 않은 도움이 자리하고 있다. 시와 소설을 낳은 길들의 조언이 자리하고 있다. 그런 도움과 조언이 여행길에 나선 사람들의 삶을 위무하고, 이 땅의 질박한 아름다움을 발견해 순환의 질서를 기억하는 단서로 작용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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