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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국내저자 > 에세이
국내저자 >

이름:편문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 대한민국 강원도 양구

최근작
2015년 5월 <아직, 그대는 내사랑>

시아리

시란 건설적이기보다, 인간 내면의 소리, 그것도 아픔의 소리, 고통과 절망을 통해 얻어지는 배설물과 같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특정인의 소유물, 한 발자국 떨어진 이웃들이 또 다른 나를 경험하게 하는 의식과 인식의 세계, 그것이 시의 진정성이 아닌가 생각한다. 늘 언제나 정답을 찾지 못해 헤매는 미아일 뿐이다. - 후기

아직, 그대는 내사랑

시를 쓰고 싶을 때 나는 고독하고 절망했다 소설을 쓰고 싶을 때 세상을 향한 분노가 있었고 통곡이 있었다 어찌 절망이 없고 통곡 없이 시를 쓰고 소설을 쓸 수 있는가, 묻고 싶다 수많은 세월이 지나가고, 상처가 가슴에 새겨지고 그때서야 아픔이 검은 잉크로 그려지고 있었다 홀로 빈 몸통 하나만 남았을 때 나의 의식은 수많은 분신을 통해 형상화되었다 이제 낡은 모습으로 허허벌판에 홀로 선 허수아비 없이 왔다 없이 가는 인간의 삶 더는 이유를 묻지 말라 그냥 없는 모습이고 싶다 내가 아직 나의 이름이 세상에 빛나기를 바라는 것은 내가 아직 깨달움과 비움이 부족한 것이라 미천한 내 인생을 어찌할까 거절하고 싶은 나의 삶이여 내일 나는 백지이고 싶다 아무것도 없는 하얀 백지이고 싶다

홀로 부딪치는 건배의 잔

전철 안에서 나이 드신 여자 두 분이 조용한 소리로 말한다. “저 안으로 갈까?” “그냥 여기 있어요. 젊은 애들에게 미안해요. 부담 주잖아요.” 안으로 가자고 했던 일행 한 분은 엷은 미소를 지우며 웃는다. “그러네.” 그런가 하면 나이 드신 어떤 분은 고개 숙이고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는 젊은이 앞에 서서는 두 눈에 힘을 싣고는 내려다본다. 언제인가? 한 반년은 넘었으리라. 자리가 비었다. 일 미터 앞에 계신 나이 드신 여자 분이 거동이 불편한 모습으로 빈자리로 다가간다. 몸이 불편하다 보니 시간이 걸린다. 그 사이 삼 미터 앞에 서 있던 학생 같은 여자가 먼저 앉는다. 나이는 많아야 스물이 안 돼 보인다. 넘었다손 치더라도 스물한두 살 정도이다. 나이 든 여자 분은 빈자리에 앉으려다 몸을 비틀거리며 멈춘다. 멋쩍게 천정을 보고는 거동이 불편한 걸음으로 그 자리를 떠난다. 화가난다. 어떻게 저럴 수가 있을까? 한마디 할까, 생각하며 여자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여자는 당돌하게도 목을 꼿꼿이 세우고 주변을 둘러보며 나를 본다. 하려던 말을 그만두었다. 도리를 아는 사람이었다면 좀 전의 행동은 안 했을 것이다. 말한다고 깨달음을 줄까? 아닐 것 이다. 공연히 전철 안 손님들 앞에 창피만 당할 것이다. 두고두고 그 날의 현상은 머릿속에 남아있다. 누군가 말하길, 신지식인으로서 글을 쓰는 사람이 불의나 정의롭지 못하며 비도덕적 행위를 보고도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면 작가로서 의무를 저버린 것이 아니냐고 말한다. 정의와 도덕이 실종된 사회에서 입을 다문다면 진정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씨의 두 노인네와 늙음을 빌미로 젊은이의 자리 양보를 요구하는 이기적인 노인과 빈자리 가장 가까운 우선권이 주어진 노인을 밀어내고 재빠르게 자리를 차지한 여학생. 잊고 싶은 이야기들...... 세월호에서 구조가 단절된 죽음 앞에 밝은 정신으로 죽음을 받아들이며 부모에게 카카오톡을 보낸 내용. “엄마, 아빠 잘 있어요.” 그 같은 메시지를 받은 부모의 마음이 어떠했겠는가. 장장 8시간에 걸쳐 두 번이나 4일 간격으로 뇌 수술을 한 막내아들, 그때 그날 수술실 밖에서 바짝바짝 타들어 가는 속내를 다스리기 위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가. 세월호에 자식을 보낸 많은 분의 심정을 나는 안다. 이러한 이야기를 머리글에 올리는 것은 인재에 의한 참사에서, 아픔을 통해 우리는 자신을 돌아보고 내가 내 이웃에게 내 주변의 사람에게 이기적이지 않았는가, 불편하게 하지는 않았는가, 돌아보며 반성하고자 넋두리에 지나지 않는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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