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략) 내 이야기 속에서는 한국 현대사의 부끄럽고 불편함 속에서 살아온 아픔과 상처가 담겨있다.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쓴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중략)····· 오늘 내가 남기는 흔적이 마땅치 않아 지우려고 해도 지워지지 않는다. 덧칠할 수도 없다. 힘들고 고통스러울수록 그 흔적도 깊다.
휘몰아치는 독재의 칼날 아래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살던 때도 있었다. 그때를 겪었던 사람들도 얼마 남지 않았고 그 기억마저 희미해 간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한다. 아니 기억해야 한다. 나의 남은 삶은 고통 속에 다 살지 못한 이들의 생을 이어받아 사는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그것이 오늘 살아있는 자들의 의무요, 자세요, 다짐이어야 한다.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