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단순히 '수' 자체를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역사를 통해서 살펴보는 이유는, 낱낱의 문제와 씨름하기보다는 수의 세계 전체를 파악하려는 목적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마라토너가 실제 구간을 한 걸음 한 걸음 옮겨 나가는 훈련이 아니라, 전체 구간의 지도를 펴놓고 탐색해 보는 훈련과 같습니다.
이제 국력은 그 나라가 보유한 암호 체계의 수준에 달려 있다는 말은 놀라울 것이 없습니다. 나아가 국력은 그 나라가 보유한 수학 지식의 수준에 달려 있다는 말조차 실감 나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 책은 그 실감 나는 현실에 잠시나마 동참하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컴퓨터 관련 주변 지식에 관한 뜨거운 관심에 비해, 그 핵심 가운데 하나인 암호에 관한 무관심에 가까운 태도의 불균형은 이 책을 애써 펴내는 하나의 동기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