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헤더배너
상품평점 help

분류국내저자 > 소설

이름:김태경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81년 (전갈자리)

최근작
2024년 4월 <좀비와 구미호 그리고 인간>

대나무를 닮은 여자

예전에 어느 출판사 사장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세상에서 가장 쓰기 쉬운 게 로맨스 소설 아닌가요?” 그때 나는 아무 말 없이 그저 듣고만 있었으나 생각 같아서는 비명이라도 지르고 싶었다. 지금껏 나는 소설이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뭐든지 한 번씩 내 몸으로 부딪힌 뒤에야 글쓰기 작업을 시작했다. 그래서 처녀작 『파이터』를 쓸 때엔 격투기를 배웠고, 『천지의 눈물』을 쓸 때는 백두산에 찾아갔으며, 『야누스』를 쓰려고 베트남까지 날아갔단 말이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경험해 본 적이 없어 로맨스 소설 따위 평생 쓰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나에게 그런 섭섭한 말을 하다니…! 아, 생각해 보니 비슷한 건 써보았다. 『소심한 남자 바람둥이 만들기 프로젝트』 라든가, 『진성』에서도 사랑 이야기를 썼지만 여기에선 로맨스가 잠깐 등장하다 마는 소재에 불과했을 뿐 이번 작품처럼 주된 내용은 아니었다. 그래서? 이번에 느닷없이 로맨스를 쓴 건 누군가와 사랑한 결과물이진 않느냐고? 아니다. 나는 여전히 싱글, 말 그대로 모태솔로로 살아가고 있다. 언제쯤이나 친구들처럼 남편과 아이 손 붙잡고 깨소금을 볶아댈 수 있을지 모르겠다. 흔히 말하는 ‘썸’도 없고, 그 비슷한 것도 없다. 아무래도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보다. 누구, 나에게 남자친구 소개해 주실 분?

안중근과 데이트하러 떠난 길 위에서

아무 말이나 마구 지껄인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애초에 생각했던 시기보다 책이 늦게 나왔으니 1년이 아니라 1년 반은 훨씬 지난 것 같다. 지금껏 썼던 글 중 가장 오랜 기간을 고심한 터라 영영 안 끝나는 줄 알았는데, 끝내고 보니 속이 다 시원하다. 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쓰는 데에 도움을 주신 분들을 잠시 언급하고 끝낼까 한다. 몇 해 전 백두산에 가느라 몇 날 며칠 귀찮게 했던 여행사의 사장님께 베트남에 이어 또 도움을 받았다. 정대유 사장님과 하얼빈 현지인 가이드 이귀복 씨와 이름도 물어보지 않고 헤어진 대련 현지인 가이드 할아버지와 그의 가족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잘 알지도 못하는 주제에 무뚝뚝한 문체로 쓴 질문에 장문으로 친절히 답변해 주신 서울 안중근 의사 기념관 홈페이지 관계자 님, 대구 지리를 잘 몰라 여기는 어디에요? 저기는 어디에요? 꼬치꼬치 캐묻는 내게 관광 가이드 소책자와 구글 지도를 뒤져 친절히 설명해 주신 대구 국채 보상 운동 기념관 관계자 님, 담장 밖에서 눈치만 보고 선 내게 들어오라며 흔쾌히 문을 열어주신 하얼빈 도리구 조선족 중심 소학교 경비 아저씨, 나보다 열정적으로 돌아다니며 안중근의 자료를 찾는 가이드 아저씨의 등쌀에 못 이겼는지 한국어와 중국어가 함께 쓰인 안중근 관련 서적을 내밀던 하얼빈 안중근 의사 기념관 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에서 관람객들을 이끌며 차근차근 지난 역사를 설명해 주시던, 교복을 보고 그제야 고등학생인 걸 알게 된 똘똘한 여학생에게 많이 고맙다. 수고해 주셔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는데, 너무 바빠 보여서 못 하고 그냥 온 게 마음에 걸린다. 또한 나쁘지 않은 한국어 발음으로 내게 친절히 설명해 주신 여순 일본 관동 법원 구지 전시관 안내원 아가씨에게도 수고 많으셨다는 인사 다시 드리고 싶다. 太辛苦了!

천지의 눈물

무려 8년만에 개정판이 출간됐다. 서른 초반이던 내 나이는 이제 마흔을 1년 앞둔 노처녀가 되었고, 아직 남자친구가 없다. 지난 8년 사이 나는 작가로서 좀 더 성장하려고 참 가열차게 뛴 것 같다. 하지만 글 솜씨는 옛날과 다르지 않으며, 생각의 수준도 여전히 어린 아이에 불과하다. <천지의 눈물> 이 작품을 내 아픈 손가락이라고 단정 짓는 걸 보면 정말 그런 것 같다. 개정판을 출간하기 위해 원고를 수정하던 중 이 책을 읽으셨던 독자 여러분의 쓴 소리들을 다시 찾아보았다. 두 번 다시 읽고 싶지 않았던 부끄럽고 창피한 과거를 내 손으로 뒤지는 게 쉽지 않았는데, 무슨 생각으로 그런 건지 나도 잘 모르겠다. 초판 출간 당시 지적 받았던 몇 부분을 수정하고, 완전하지 못한 문장을 정리하였으며, 내가 봐도 말도 안 된다 싶은 부분을 뜯어 고쳤다. 이제 독자 여러분의 쓴 소리를 들을 일만 남은 거다. 개정판을 출 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도서출판 매직하우스 백승대 사장님께 감사드린다. 인터넷 블로그에 감상평을 남겨주셨던 많은 분들께도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 또한 내가 벌써 햇수로 15년 째 몸담은, 책이 출간될 때 마다 꼬박꼬박 언급하는 가수 김종국과 팬클럽 파피투스 여러분 고맙고 사랑합니다. 우리 오래 봅시다.

푸른 하늘 은하수

성공, 실패, 행복, 불행... 모든 것에는 의미가 있고 의의가 있습니다 꿈을 향한 시련은 내일의 당신을 더욱 가치 있게 성장시킬 것입니다. 내가 맨 처음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건 중학교 1학년 때였다. 물론 그때에 쓰던 글은 글이라기보다 낙서에 가까웠고, 지금처럼 꼭 해내고야 말겠다는 신념 같은 것도 없었을 것이다. 그 당시에 나는 연예인을 좋아했다. 요즘 가요계에 등장하는 아이돌 그룹들처럼 내가 자라던 시대에도 우리를 환호하게 만든 우상들은 분명 존재했다. H.O.T와 젝스키스는 내가 중학교 3학년이던 해에 혜성같이 나타나 우리를 미치게 만들었다. 내 주위의 친구들도 한 번쯤 그들을 상징하는 흰 풍선과 노란 풍선을 흔들어 보았고, 나 역시 그 시기에 가요계를 주름 잡았던 댄서 출신의 가수 팀을 좋아했다. 심지어 나는 그들의 팬클럽에도 가입했었다. 《푸른 하늘 은하수》는 내가 그토록 좋아하던 가수들에게서 들었던 이야기라든가, 실제로 겪은 이야기, 또는 내 눈으로 보았던 일들을 소설로 재구성했다고 볼 수 있다. 본문에 등장하는 김은총의 팬클럽 ‘미리내’는 어쩌면 내 지난 모습인지도 모른다. 난 한때 정말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고 다녔다. 조금은 과장되게 표현했지만 강경근, 변창덕, 정중부와 관련된 문제들은 연예계 구석진 곳 어디에선가 지금도 일어나고 있을 거라 짐작된다. 스타를 꿈꾸는 연예인 지망생들을 등쳐먹는 사기꾼들을 붙잡았다는 소식들이 심심찮게 들려오는 것만 보아도 말이다. 김은총과 성하은은 그렇게 꿈을 갖고 살아가는 스타 지망생이나 더 큰 꿈을 가진 스타들의 마음을 대변한 인물들일 것이며, 설중매는 그래도 아직 꿈을 갖고 살기에 이 세상은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는 걸 보여주는 인물일 것이다. 물론 소설의 내용과 실제 연예계가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맞아 떨어지지는 않겠지만……. 어렸을 때 팬클럽 활동을 하며 쓰고 싶었던 이야기를 이제야 쓰게 되었다니, 감개무량하다. 내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당시에 좋아하던 스타들이 지금은 무얼 하며 사는지 뒤져 보는 계기도 되었다. 어쨌든 《푸른 하늘 은하수》는 끝났다. 지금까지 출간한 책들과 달리 참고 자료가 별로 없었던 희한한 작품이었다.

가나다별 l l l l l l l l l l l l l l 기타
국내문학상수상자
국내어린이문학상수상자
해외문학상수상자
해외어린이문학상수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