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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정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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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큰글자도서] 제주의 바다>

정광중 교수의 제주 콘서트

<책을 내면서> 정말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 주변에서는 내 나이가 벌써 이순(耳順)과 환갑(還甲)을 지나 진갑(進甲)이라 한다. 스스로는 나이를 빨리 먹는다고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지만, 가끔 고교 동창생을 만나거나 같은 학과 교수끼리 식사 자리가 있을 때면, 단골 메뉴처럼 나이 얘기가 등장한다. 그리곤 저절로 정년 얘기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나이 얘기는 매번 허무하게 마무리되는 것이 보통이다. 이미 지나간 시간은 탓할 수 없으니, 자신에게 남겨진 과제를 하나씩 해결하는 것만이 그나마 현재를 의미 있게 보내는 소확행(小確幸)이 아닐까 억지 생각을 하게 한다. 더 이상 무의미한 시간이 흘러가기 전에 애써 못다 한 일을 찾다 보니, 내게는 오랫동안 써왔던 원고들이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사실은 몇 년 전에도 한번 정리한다고 부산을 떨던 때가 있었으나, 다른 과업이 끼어드는 바람에 무산된 적이 있다. 당시 현명한 선택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자신이 지금도 후회스럽다. 이제는 더는 미룰 수 없는 시점까지 이르렀다. 그동안 써왔던 칼럼을 한곳에 모으는 일조차도 이렇게 어려운 일인가를 실감하면서, 어느 날 무조건 출판사로 전화를 하고는 속된 말로 판을 벌였다. 그리하여 이 책은 빛을 보게 된 것이다. 보통 다른 명사(名士)들이 펴낸 칼럼집을 보면, 개별 칼럼들이 발표된 날짜가 서로 다르지만, 상당히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된 느낌을 받는다. 따라서 이미 간행된 모범적 사례를 활용하여 이 책에서도 나름대로 ‘잘 정리된’ 틀을 잡아보고자 노력하였다. 그런데 훌륭한 칼럼집의 근간은 개별 칼럼의 발표 시기와 내용이 서로 잘 어우러져 있다는 평범한 사실에 가위눌리면서 큰 진전을 볼 수 없었다. 아쉽다는 생각과 함께 내 능력의 부족함에서 오는 한계이기도 하여 마음 한구석에는 끝내 개운치 못한 여운이 남는다. 이 칼럼집은 오랫동안 ‘제주일보’(또는 ‘제주신보’)에 기고했던 글을 모은 것이다. 기록을 찾아 확인해 보니, 첫 칼럼은 2001년 3월 8일 자로 실린 ‘제주해녀의 상징성과 존재의 필요성’이었고, 마지막 칼럼은 2016년 2월 21일 자로 실린 ‘스리랑카 고대 왕궁 터와 탐라국의 왕궁 터’였다. 얼핏 계산해보니 약 15년에 걸쳐 115편의 칼럼을 기고했던 것으로 확인된다. 나의 고집일 수도 있으나, 어느 시점에서 깊은 의미도 울림도 없는 칼럼으로 독자들을 현혹하는 것은 아닐까 싶어 칼럼 쓰기를 그만두었다. 게다가 전공이 지리학이었기에, 매번 시의적절한 주제를 찾기 어려운 점도 그만 쓰기를 재촉했다. 되돌아보면, 제주일보사에는 오랜 시간 지면을 할애해준 고마움과 함께 시답잖은 글로 지면을 어지럽히지 않았나 하는 죄송스러운 마음이 앞선다. 이 책에서는 115편의 칼럼 중 10여 편을 제외하고 대부분을 활용하였다. 그런데 워낙 졸필이었던 탓으로, 활용한 칼럼 자체도 의미가 크게 바뀌지 않는 범위 안에서 여러 곳을 수정하였다. 그리고 극히 일부이지만, ‘제주도정뉴스’에 기고했던 몇 편도 포함했다. 지역사회의 면모나 변화를 전달하는 데 적절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의 전체적인 구성이나 내용을 살펴보면, 어느 하나 흡족한 것이 없다. 그 근본적인 이유는 개별 칼럼들이 신문 지상에 오른 지 10년은 보통이고 20년에 가까운 것들도 많아서 시의성(時宜性)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렇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초고가 나온 시점에서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았다. 독자 여러분께는 그래서 더욱더 미안한 마음뿐이다. 이후에 혹시라도 이 책을 손에 든 독자분께서는 저자의 오래된 푸념 거리라 여겨주시길 바라며 넓은 이해를 구하고자 한다. 이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는 한그루 출판사의 도움을 받았다. 특히 김영훈 대표와 김지희 편집장께는 특별히 감사의 말을 전한다. 귀찮은 주문은 기꺼이 수용하면서도, 언제나 최고의 선택은 필자에게 양보하는 품격을 보여주었다. 끝으로 사랑하는 우리 가족, 아내와 아들 진철 그리고 딸 다혜에게도 고마운 말을 전하고 싶다. 항상 집안일을 하기 싫을 때면 책상으로 다가간다며 모두가 의심의 눈초리로 대하곤 했다. 보잘것없는 책으로나마 나의 마음을 이해해 주길 바랄 뿐이다. 2021년 11월 별도봉이 보이는 사라캠퍼스에서

제주의 용암 숲, 곶자왈의 인문지리

이 책은 주로 인문지리학적 관점에서 제주 곶자왈의 존재방식, 곶자왈 내 생활문화자원의 다양성 그리고 곶자왈 경관의 특성과 학습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오늘날 곶자왈의 존재는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20여 년 전만 하더라도 곶자왈은 제주도민들에게조차 생뚱맞은 용어에 지나지 않았다. 이 점은 필자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어느 시점에선가 곶자왈에 관한 관심이 증폭되고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하면서 제주의 동서지역에 넓게 분포하는 곶자왈이 제주도민들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생활상의 소중한 공간이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은 곶자왈에 대한 제주도민들의 삶의 궤적을 좇아가는 타임머신과 같은 성격을 지닌다. 어떤 내용이 되었든 간에, 한 권의 책으로 꾸며 세상에 내놓는다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하다. 더욱이 곶자왈에 대한 다소 심층적이고 전문적인 내용으로 구성하다 보니, 일반 대중들에게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어서 책을 집필하는 처지에서는 마음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연구자는 일단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 시점에서는 그간의 연구 결과를 세상에 공표하는 것이 하나의 불문율처럼 여겨지고 있어서, 결국 필자도 마음먹고 용기를 내야만 하는 시점에 이르게 되었다. 따라서 이 책은 한 인문지리학자가 곶자왈을 조사하면서 얻어낸 소박한 결과와 함께 앞으로도 계속 풀어나가야 할 중요한 과제들을 정리한 것으로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더불어 이 책을 통하여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이 제주 곶자왈에 대한 보다 깊은 관심을 가질 수 있고, 동시에 곶자왈이 제주의 보물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과 전 세계의 보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모든 사람이 협심하여 보전하는 데 일익을 담당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 ‘책을 펴내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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