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에 <한국의 가정폭력>을 내고나서, 연구주제를 다른 것으로 바꾸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금년초부터 서울가정법원의 가사조정위원으로 일하게 되면서 이 문제를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2년동안 상당수 의미 있는 법개정이 이루어졌고, 새로운 연구보고서도 등장했으며, 범죄백서는 특집으로 다루어주기까지 했다.
이와 같이 새롭게 보강된 기본 자료를 바탕으로 피해자보호와 가해자교정이라는 나머지 국가개입 문제를 포함하여 전면적인 개정 작업을 시도한 결과물이 <가정폭력>(2004)이다.
특별법 제정작업 당시부터 8년동안 이 문제에 매달렸지만 내 생각이 과연 합당한 것인지, 피해자의 문제 상황을 여전히 피상적으로만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미묘한 가족관계를 너무 단순화한 것은 아닌지, 두려움이 앞선다.
문제 해결 방안 모색을 위해서 독자들과 가능한 많은 얘기를 나누고 싶다. (2004년 7월 7일 알라딘에 보내주신 작가코멘트)
이 책은 가정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 공부하는 학생들, 실무가들, 자원봉사자들을 염두에 두고 씌어졌다. 우리 나라에는 어느 정도의 가정폭력이 발생하고 있고, 그 배경과 원인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 개입은 어떠한지 등의 내용을 담은 가정폭력에 관한 개설서로 읽혀질 것을 기대하고 준비하였다.
전문 연구서라고 보기는 미진하고 필자의 독창적 얘기가 주를 이루는 것도 아니다. 다만 독자들에게 풍부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간주와 각주를 이용해 가급적 많은 설명을 하고 꼼꼼하게 출전을 밝히려 애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