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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는 어떻게 진실을 말하..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 세종의 허리 가우디의 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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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현실을 파악하기"
숫자는 어떻게 진실을 말하는가
바츨라프 스밀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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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자동차는 정말 친환경적일까? 국가별 행복 지수는 무엇을 말해줄 수 있나? 인간의 기대 수명은 정점에 이른 것일까? 이 같은 질문들을 받았을 때 대략적인 방향과 경향성을 대답하기는 어렵지 않지만 그 이상을 말하려고 하면 얼버무리게 된다. 사실 정확하게 모르기 때문이다. 에너지, 환경, 경제 사상가 바츨라프 스밀은 이번 책에서 현재 세계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데이터와 통계로 설명한다.

책이 다루는 주제는 에너지, 환경, 기술, 국제 정세, 인구와 식량 등이다. 이 광범위한 범위에 걸친 71가지 소주제에 대해 스밀은 숫자와 숫자에 얽힌 맥락으로 명확한 대답들을 내놓는다. 각 소주제는 2~3장 정도로, 군더더기 없는 간명한 설명으로 채워져있다. 막연하게 둥그스름한 상만 있는 우리의 현실 인식에 콕콕 야무진 바늘땀을 새겨줄 책이다. - 인문 MD 김경영
이 책의 한 문장
세계는 용납할 수 없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규모로 지나치게 식량을 낭비하고 있다. 지구의 환경 상태와 삶의 질에 대한 온갖 걱정거리를 고려하면, 식량 낭비 수준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FAO)의 평가에 따르면, 연간 평균적으로 뿌리 작물과 과일 및 채소의 40~50퍼센트, 어류의 35퍼센트, 곡물의 30퍼센트, 식물유와 육류 그리고 유제품의 20퍼센트가 버려진다. 달리 말해 세계적으로 수확한 식량의 3분의 1 이상이 쓰레기로 버려진다는 뜻이다.

북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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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너의 잘못이 아니라는 그 말"
완벽한 생애
조해진 지음 /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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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둘 곳이 없어 소설을 읽는 이들에게 조해진의 문장은 방을 내어준다. 이 소설은 방을 내어주며 연을 맺는 이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더 이상 일을 하며 버틸 수 없어 충동적으로 계획한 제주 여행을 앞두고 자신의 영등포 집을 에어비엔비 사이트에 내놓은 윤주와, 연인이었던 은철의 고향에서 지내고 싶어 그 방을 빌린 홍콩인 시징. 윤주는 제주에서 신공항 건설 관련 활동가로 일하는 친구 윤주와 함께 지내며 윤주의 공간을 빌린다. 이렇게 서로 곁을 내어주며 이 이야기는 마음 둘 곳 없는 이들의 자리를 만든다.

"신념과 사랑이라는 단어들에 함유된 아름다움이 어째서 우리의 마음을 때때로 더 가난하게 하는지"(작가의 말. 170쪽) 소설가 조해진은 이 물음을 품은 채 이 인물들을 바라본다. 자신이 사랑한 자리마다 모두 폐허인 이들이, 너무 사랑했기 때문에 그 무너진 자리를 보며 마음 아파할 때, "생애는 완벽할 수 없고 완벽할 필요도 없다."(173쪽)고 말하는 소설가의 문장이 곁을 내어준다. 비정규직으로, 홍콩인으로, 베트남전 참전자의 가족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사랑하다 멈춰 선 이들에게 필요할 바로 그 말을 건넨다. "그러니까, 너의 잘못이 아니라는 그 말....." (101쪽) "지금은 그것으로 충분하다."(102쪽) - 소설 MD 김효선
이 책의 첫 문장
착륙을 준비한다는 기장의 목소리에 윤주는 눈을 떴다.

이 책의 한 문장
이미 지나간 일이라고, 무턱대고 도망친 내 무책임에도 잘못이 있다고, 나는 늘 그렇게 생각하고 말았죠. 다친 마음을 드러내거나 갈등을 일으키는 것보다 도망치는 것이 편리했으니까요. 아나운서와 달리 피디는 끝내 내게 사과하지 않았지만, 상관없습니다. 그에게 내가 일을 그만두는 과정에서 내 잘못은 없었다고 말한 것만으로도 나는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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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고통에 대한 새로운 역사"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하미나 지음 / 동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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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가 강한 글이 가지는 에너지가 있다. 살기 위해 쓰는 글, 살리기 위해 쓰는 글. 하미나 작가는 이 책을 쓰는 일이 "선택의 문제가 아니었다"고 말한다. 그가 삶에서 품어 숙성시켜 온 질문, 분노, 고통, 공감과 같은 감정들이 정돈된 글의 외피를 입고 힘 있게 뻗어나간다.

조울증 당사자로서 그는 여성의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무시해온 남성 중심 사회의 맥락을 거부하며 여성 정신 질환에 관한 이야기를 새로 쓴다. 31명의 20-30대 여성 인터뷰이와의 질 좋은 인터뷰, 주체적 시각으로 해석하는 정신의학, 스스로의 경험으로부터 길어올린 통찰, 한국 사회의 여성 경험에 대한 구조적 분석 등을 통해 그는 고통받는 여성들을 "알아준다." 그가 말했듯 고통받는 이들에게 "알아줌"은 너무도 중요한 문제라서, 그것을 해내고자 애쓰는 이 책의 전반에는 진한 연대의 기운이 감돈다.

방치되어 왔던 여성 정신 건강의 여러 구석들을 세심히 살피며 커다란 그림을 그려내는 이 책이 여성 우울증에 대한 인식 변화의 물꼬가 되길 바란다. 우울한 여자는 관음의 대상도 동경의 대상도 혹은 무시되어 마땅한 존재도 아니라는 사실을, 그 납작한 시선 앞에 최대한의 입체성으로 이 책이 증명한다. - 사회과학 MD 김경영
이 책의 한 문장
나는 내가 만난 여자들을 우울증, 불안장애, 경계성 성격장애 같은 딱지를 붙여 구분하고 싶지 않다. 그보다 이들이 풀어내는 이야기의 옹호자이고 싶다. 자기 삶의 저자인 여자는 웬만큼 다 미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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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와 함께 떠나는 역사 추리 여행"
세종의 허리 가우디의 뼈
이지환 지음 / 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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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이라는 젊은 나이에 귓병을 앓던 베토벤의 고뇌와 이를 극복하고 써낸 수많은 명곡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세종대왕이 허리 통증에 시달렸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세종이 느낀 통증의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베토벤의 청력 상실의 원인에 대해 연구하던 학자들은 발진티푸스 등 다른 질병의 후유증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베토벤을 직접 문진하고 검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이 때 필요한 것은 역사적 자료와 의학적 지식이다. 이 책은 여기에 탐정의 시선을 더해 세종의 허리 통증의 원인을 찾기 위한 추리에 나선다.

아니나다를까, 저자는 의사다. 국제 학술지에 실록의 기록을 바탕으로 세종의 허리 통증이 강직성 척추염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는 논문을 실어 화제가 된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이 책에서 세종대왕뿐 아니라 가우디, 도스토옙스키, 니체, 모네 등 역사적 인물들이 남긴 작품, 행적, 어록 등을 통해 그들이 앓던 병과 그 병이 끼친 영향에 대해 짐작해 본다. 그런데 이 책은 의학 서적일까 역사책일까, 아니면 위인전일까 추리물일까? 아마도 그 모두를 골고루 섞은 비빔밥 같은 책이 아닐까. 확실한 것은 기발하고 흥미진진한 역사 여행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 역사 MD 홍성원
이 책의 첫 문장
“이게 정말 재미있다고?” 여행을 앞두고 급하게 쓴 글이었다. 건축가 가우디의 작품과 습관, 스페인산 포도주 등을 통해 그가 어떤 질병을 앓았는지를 추리한 소고였다.

이 책의 한 문장
‘삶도 사소함에 깃든다. Life is also in the detail.’이 책은 천재들의 사소함에 주목했고, 사소함을 관찰해 병을 진단해 냈다. 왜 세종은 운동을 기피했으며 말리는 죽을 때까지 암을 방치했는지, 모두 사소함에 주목한 질문들이다. 우리는 손톱 같은 사소함을 관찰했기에 그들의 숨겨진 삶을 엿볼 수 있었다. 진단은 사소함에 주목하는 시선이다. 이 시선에는 원인을 밝히겠다는 철저함과 환자를 대하는 따뜻함이 함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