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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주재소 순사를 때린 죄를 피하기 위해 만주로 도망갔고, 어머니는 아버지를 찾기 위해 떠났다. 혼자가 된 영실은 경성 이모네로 오게 되고, 개천 건너편 큰 집에 사는 두 소녀 은화와 정인이 영실의 친구가 된다. 기생이 될 처지인 은화와 일제 앞잡이인 아버지 강요하는 외국 유학이 싫은 정인. 각자의 외로움을 지닌 소녀들은 금세 친구가 된다. 역사의 풍랑이 세 소녀의 운명에 들이닥치고, 소녀들은 뿔뿔이 흩어져 고통스러운 시간을 경험하게 된다. 그들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덕혜옹주> 권비영 신작. 강제 징용과 위안부, 잊을 수 없는, 떠나간 사람들을 소설로 기록한다. 일본의 폐탄광을 살펴보다 그 앞에서 무심하게 꽃을 피우고 있는 꽃나무와 떨어지는 꽃송이를 바라보면서, 작가는 오랜 고민에 대한 답을 구했다고 한다. "곳곳에, 슬픈 눈빛으로 서 있는, 위안부였던 소녀들의 맨발에 신발을 신겨 주고 싶었다."고 말하며 시대의 아픔에 손을 내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