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방'에서 그들은"
조앤 롤링이 에든버러의 카페 한쪽에서 유모차를 밀며 <해리 포터>를 썼다는 신화를 들었을 때부터 궁금했다. 다른 여성 예술가들은 탁월한 작품을 탄생시킬 때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었을까.
이 책은 저명한 여성 예술인들의 보통날들을 모았다. 저자 메이슨 커리가 전작 <리추얼>에서 다룬 예술인들이 대부분 남성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에 대한 후회로 이번엔 여성 예술가들만 담았다. 반갑다, 뒤늦게라도 비율을 맞추는 노력이. 우리에겐 더 많은 여성들의 이야기가 필요하다.
수전 손택은 끝없는 에너지를 바탕으로 세상의 지식과 지혜를 섭렵했지만 글은 아주 느리고 고통스럽게 썼다. 루이자 메이 올콧은 끼니도, 잠도 거른 채 맹렬하게 작품을 지었다. 예술가마다 일하는 태도는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있다. 모두 지독하게 성실했다는 것. 이것은 아직 평범한 우리에게 위안일까 좌절일까. 아무래도 마음 다잡기 좋은 새해이니, 위안으로 삼고 올해를 성실하게 지내보는 것이 좋겠다.
- 인문 MD 김경영 (2020.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