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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어린이/유아
국내저자 > 번역

이름:이상희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60년, 대한민국 부산

최근작
2024년 4월 <키다리 초등 올바른 친구 사귀기 그림책 세트 - 전4권>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이 분야에 5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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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다섯 남매의 호기심이 서로를 받치고 디디고 분투하게 한다. “조금만, 조금만 더!”라고 외치는 아이들의 의기투합은 더없이 간절하다. 엄마가 외출한 사이 온전히 주인공이 되어 자신의 드라마를 만드는 세상 모든 어린이를 지지하는 그림책.
2.
일상의 결핍을 완성해 주리라 설레며 떠났으나 번번이 헛헛한 마음으로 돌아왔던 경험이 있는 독자라면 《여행의 시간》을 펼쳐 봐야 한다. 나직한 목소리로 담담하게 그려낸 이 여행기에는 여행 명소 함께 그 가장자리 세상의 진면목이 담겨 있다. 간절히 붙들고자 하면서도 우리 스스로 놓치고 마는 성찰과 사유의 시공간을 편안히 거닐게 된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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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어린 사자를 낳고, 먹이고, 가르치며 지혜로이 협력하고 연대하는 암사자는 당당하고 강인한 ‘어머니’에 겹쳐진다. 그러나 작가는 그 이상의 삶과 생명을 자각하는 존재의 아름다움을 그려내고 있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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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숲길을 걷다보면 크고 작은 동물들의 흔적이며 기묘한 위치에 놓인 열매 나뭇잎 돌멩이가 말을 걸어온다. 일상 너머 자연의 시공간에서 일어날 법한 온갖 일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다. 동물들은 어떨까? 그림책에는 동물들이 나 같은 산책자들이 떨어트린 물건들에 마음을 주며 매혹되고 즐긴다는 얘기가 적지 않다. 이를 테면 우크라이나 민담으로 만든 에우게니 M. 라초프의 걸작 그림책 <장갑>은 ‘겨울 숲속에 떨어진 장갑 한 짝’이라는 매력적인 모티프로 거듭 재화되고 변개되어 <털장갑>(잰 브렛), <빨간 장갑>(짐 아일스워스 글, 바바라 매클린 톡 그림)을 낳았다. 이 책 또한 ‘겨울 숲속에 떨어진 장갑 한 짝’이라는 모티프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겨울을 주된 배경으로 삼은 이전의 걸작 그림책들과 달리 빨간 색 장갑 한 짝이 점을 찍은 연초록 봄 숲 정경이 주를 이룬다. 겁 많고 소심한 주인공 겨울잠쥐가 막 겨울잠에서 깨어난 눈으로 발견한 빨간 장갑은 까딱하면 잡아먹힐 무서운 적으로 여겨지지만, 곧 개구리며 고슴도치며 다람쥐며 토끼 너구리 곰에 의해 몸에 쓰거나 끼는 물건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간절히 갖고 싶은 것이 된다. 어미 곰에 의해 두 짝이 있어야 제구실을 한다는 정확한 정보와 함께 비로소 제 몫이 된 장갑모자를 쓰고 행복해 하는 겨울잠쥐! (야행성인 이 동물이 대낮에 나와 있는 이유는 빨간 장갑에 매혹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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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그림책에 담긴 세상》 사용 설명서 그림책에 대한 사용법 / 그림책을 유아용 교구로 생각해온 수많은 부모 독자, 성인 독자의 편견을 이 책은 단번에 떨쳐내어 줄 것이다. 예술이 당대 사회 현실과 향유자에 기여하는 바와 후대에 증거하는 바를 어떻게 고려하고 담보할 것인가라는 오래된 숙제는 그림책 생태계에도 유효하다. 역사와 현실 속에 되풀이되는 삶과 사회의 수많은 의문을 우리는 어떤 맥락으로 이해하고 답해야 할까. 간단치 않은 문제들을 호명하면서, 저자는 이와 전혀 무관해 보이는 문학 서사와 예술 이미지의 그림책을 펼쳐 자연스럽게 사유와 통찰의 더듬이를 뻗는다. 백남기 농민 사인 규명 시점에 권정생 김환영의 작품 《빼떼기》를, 반 성폭력 운동 미투의 불씨가 된 서지현 인터뷰 생방송 시점에 노인경의 작품 《숨》을 펼친다. 세상 모든 존재의 저마다 고귀한 생명성을 조용히 일깨운다. 삶에 대한 사용법 / 이 책은 책과 책 읽기가 어떻게 삶을 곧추세우는지, 그렇게 곧추세운 삶은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내는지, 웅숭깊은 고수 독자의 성찰을 담았다. 나날의 삶이 책 또는 책 읽는 일을 밀어낼 때가 있다면, 그것은 삶이 통속해서, 책이 고귀해서가 아닐 것이다. 사람살이 경력이 늘어갈수록 유치원에서 배운 정의와 사랑의 이치를 견지하기 힘든 것 같다고나 할까. 나라도 법도 해결하지 못하는 복잡다단한 삶의 켯속을 게을리 뭉뚱그리거나 전전긍긍 안달하지 않고 정성껏 차분히 통찰하는 힘은 모름지기 책 읽기로 훈련되고 축적된다는 믿음을, 이 책의 전편에서 확신하게 된다. 사회에 대한 사용법 / ‘그림책 사회사’라고 할 만한 이 책은 가짜 뉴스와 왜곡 보도로 어지러운 현실 사회를 올바르게 파악하고 따스하게 이해하는 법과 그 실제 예를 보여준다. 역사학?신학?사회복지를 두루 공부하고 30년 넘게 편집자로 살아온 ‘건강한 사회인이자 덜 답답한 꼰대’ 저자의 사회적 자아는 나같이 어리석고 심약한 시민이 차마 못 견뎌 외면하고 눈 감았던 비리와 부조리와 악습과 참사를 빠짐없이 소환해 골똘히 들여다보게 한다. 그렇게 해서 또렷이 드러나는 전후 사정의 맥락, 이어서 펼쳐 보이는 그림책 메시지는 저마다 자각하고 서로 사랑하는 삶이 건강한 사회를 이룬다는 해피엔딩이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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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회한과 숙원의 공간 DMZ을 그림책으로 담아낸 것은 옳고도 귀한 일이다. 싸우다가도 얼싸안고 웃는 아이들처럼, 참극의 현장에서도 애써 살아가는 생명들이 생생히 어여쁘다. 꼼꼼히 탐색하고 넉넉히 상상한 작가의 진실한 마음과 손길 덕분이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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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 이 책의 전자책 : 11,550원 전자책 보기
생생한 발음으로 호명되는 이름과 작품 저마다에 담긴 사회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곱씹는 즐거움이 풍족한 책 자박자박 사뿐사뿐 우당탕탕…… 우리를 사로잡았던 동화 속 여자아이들이 기억 저편에서 걷거나 달려 나온다. 깡충 뛰어오르는 그녀들을 차례차례 안아본다. 솔직하고 다정하고 활기차고 당당하고 용감한 이 친구들 덕분이었다. 따분하고 지루한 네모 상자 한 켠의 연약한 겁쟁이 이상으로 살아올 수 있었던 것은! 고맙고 반갑다. 필력 깊은 문화부 고참 기자의 흥미진진한 독서 이력을 공유하는 즐거움이 고소하고, 생생한 발음으로 호명되는 이름과 작품 저마다에 담긴 사회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곱씹는 즐거움이 풍족하다. 당장, 세 권쯤 갖고 싶다.
8.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3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시인이 아이들과 나란히 날면서 부르는 노래, 동시는 지상의 어떤 노래보다 긴요합니다. 일상의 사물과 현상과 소리를 어떤 감각으로 어떻게 느끼고 어떤 말로 그려 내는가를 예술로 경험하는 일이기 때문이지요. 사실 몬다가 자신이 원하는 소리가 뭔지를, 자신이 왜 그토록 날고 싶어 하는지를 깨닫는 결말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여겨집니다. 신기하고 엉뚱한 앨리스적 세계, 인과관계가 정교하지 않은 수수께끼와도 같은 이 연작시의 시공간을 즐기는 멋진 경험이 우선이니까요.
9.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백두산 이야기》는 우리 그림책의 세계를 연 창세 작품이라 할 만하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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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그림책은 힘이 세다. 지금껏 알지 못했던 곳 조개맨들에, 아빠 냄새와 잘 익은 참외와 보라색 붓꽃 만발한 영재의 그 낙원에 우리를 데려가 뛰어놀게 한다. 그리고 한순간 전쟁의 광포한 주먹이 날려버린 폐허에 쪼그려 앉아 영영 돌아오지 않는 아빠를 외쳐 부르게 한다. 어린 영재의 말투 그대로 들려주고 그려 보이는 이 이야기 그림은 더없이 순정하고 강렬하게 전쟁의 참혹상을 고발하고 있다. [조개맨들]은 힘이 세다.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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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그림책 육아를 위한 친절한 지도.
12.
  • 판권 소멸 등으로 더 이상 제작, 유통 계획이 없습니다.
옛이야기 공부를 해보면, 옛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사람살이 도리와 분수를 가르치는 방식이 참으로 세련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 잔소리하는 대신 오싹하게 무서운 이야기며 몽롱하도록 근사하고 희한한 이야기를 감칠 맛 나게 들려주기만 하면 되더라는 것을, 그러기만 해도 아이들은 그저 재미나게 듣고 잊었다가 언제 어디서든 문득 이야기 속 주인공이 겪은 고초며 놀라운 행운을 새록새록 떠올리고 몸가짐 마음가짐을 다잡게 되리라는 것을 꿰뚫었던 것이다. 작가 길도형이‘도깨비와 씨름하기’서사의 옛이야기를 재화하고 한국화가 김호민이 그림을 그린 이 그림책도 그러하다. 비단장수 하나가 비단을 다 팔고 어둑한 밤 산을 넘는데, 남의 집 콩밭 타작 멍석에서 콩 한 줌을 줍는다. 콩깍지 거스러미에 찔린 손가락에서 흐른 핏방울이 하필 도리깨에 떨어지고, 그 바람에 도리깨 도깨비가 나타나 장사꾼을 콩도둑으로 몰아붙인다. 비단 판 돈을 다 내놓으라느니 도리깨에 타작하듯 맞아야겠다느니 엄포를 놓던 도깨비가 씨름을 해서 이기면 그냥 보내주리라 제안하고, 결국 장사꾼은 먼동이 틀 때까지 도깨비와 서로 허리를 붙든 채 죽을 동 살 동 넌더리나게 고생한다. 이 끔찍하게 불운한 옛이야기를 어린 독자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몰입한 다음 까맣게 잊겠지만, 어느 날 문득 자기 앞에 놓인 남의 것에 대해 크고 작게 갈등할 때 이 씨름 도깨비를 떠올릴 것이다. 그 남의 것이 아무리 하찮다 하더라도‘남의 것’인지‘내 것’인지 분별하는 마음이 들면서 고개를 젓게 될 것이다. 옛이야기 그림책이 옛이야기다운 세련된 교훈 방식을 구현하자면, 어떤 그림책보다도 흥미진진하며 매력적이어야 한다. 2002년 동아미술상 한국화 부문 수상작 <각기 다른 기다림>이 인상적이었던 화가 김호민이 이전의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한 단계 뛰어넘는 연출 및 구성을 선보인다.
13.
  • 유통 중단 후 추가 제작중이며, 출간 이후 주문이 가능합니다.
그림책을 일컬어 세상을 바라보는‘창’이라고 한다. 그 ‘창’은 특히 아이 앞에 열리는 것이기 에 창을 만드는 작가는 물론 창 앞으로 아이를 데 려가는 부모와 주위 어른은 애써 적절한 높이와 넓이와 위치 방향 등을 고민하게 된다. 무엇을 어떻게 무해하고도 유익하게, 창의적이고도 명철하게, 순정하고도 심미적으로 보여줄 것인가. 이성표의 그림책 『모두 나야』는 높이와 넓이와 위치와 방향이 모두 아이에게 맞춤한‘창’이라 할 만하다. 아이 손으로 펼쳐 들기에 적절한 판형의 그림책을 열면, 아이가 혼자서도 싱긋 웃으며 즐길 만한 글과 그림이 이어진다. ‘나는 진이/ 내 눈은 반짝반짝 빛나’라고, 얼굴 윤곽선이 생략된 채 주인공이 작고 오동통한 손으로 턱을 괸 채 자기를 소개하며 인사하는 첫 장면에서 어린 독자는 곧바로‘나’가 된다. 그리고 이제 주인공 진아의 두 ‘눈’―별빛에 반짝이는 동그란 밤하늘 둘―에 비친 사물과 존재가 되어 작고 크게 세상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그 모두가 어느새‘나’가 되기에 이른다. (‘나’진아 곁에 있는) 곰 인형이 되고… (곰 인형을 사다준) 아빠가 되고… (아빠가 읽어주는) 책이 되고… (책 읽고 나서 진이가 한 손으로 서툴게 치는) 피아노가 되고… (피아노 치고 나서 먹는) 사과가 되고… (사과 먹고 나가서 놀다 올려다보는) 나무가 되고… (나무 가까이 피어있는) 꽃이 되고…(꽃 색깔과 꽃줄기 색깔) 얼룩말이 되고… (얼룩말처럼 잘 달리는) 자동차가 되고… (자동차를 타고 달릴 때의) 바람이 되고… (바람을 타고 나는) 새가 되고… (새와 함께 떠있는) 구름이 되고… (구름 속에서 나타나는) 비행기가 되고… (비행기가 날아간 하늘에 뜬) 무지개가 되고… (무지개가 걸렸던) 빌딩이 되고… (빌딩으로 이루어진 도시로 가득 찬) 지구가 되어 인사한다. 세상 모든 존재와 쉽게 동일시되는 아이다운 어법으로 곧바로‘나’는‘무엇’이라고 말하는 텍스트는 장자(莊子)적 시(詩)이다. 여백 많은 그림과 함께 매 장면 시화 한 점을 구현하는 한편 순정한 이야기의 세계를 유려하게 이어간다.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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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하늘과 바다와 모래밭으로 이루어진 세상에서 바람 소리 파도 소리 새 소리에 온몸을 내맡긴 여름날! 그 막대한 감흥의 시간도 일상으로 복귀하자마자 까맣게 잊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신발장 속 샌들 어딘가 깊숙이 박혔다가 문득 발가락에 묻어나오는 모래 알갱이 하나로 더없이 생생하게 돌이 커지기도 한다. 그렇게나 작은 것은 크다. 시는 작다. 시는 모래알이다. 그림책은 글이 그림과 잘 어우러지는 ‘시’이고 그 시가‘모래알’처럼 단단한 상징과 사유를 담보할 때, 그 특성을 가장 근사하게 구현하는 작품이 된다. 『은이의 손바닥』은 세상의 작은 것들을 커다랗게 품어 안은 시 그림책이다. 주인공 은이도 작은 사람이고, 그 은이가 들여다보는 손바닥은 은이가 지닌 작은 것들 가운데 하나이다. 작은 이의 작은 손바닥에 놓인 작고도 작은 것들- 햇살 나뭇잎 씨앗 빗방울 눈송이 깃털 구슬 사탕을 들여다보는 은이의 상상 세계에는 어떠한 교훈도 없다. 그저 넉넉히 사랑스럽고 마음껏 즐겁다. 이를 위해 단어들을 고르고 골라서 아끼고 아껴 직조한 글작가 윤여림의 시는 얼핏 가볍고 단순해 보이지만, 세상의 작은 것들이 품고 있는 결코 작지 않은 본질을 노래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나날이 우리 그림책 세계를 다채롭게 넓혀가는 그림작가 노인경에 의해 매력적으로 완성되었다. 깃털 하나에서 멀리 날아가는 새들을 불러내고 어느새 나란히 비행하며 느긋이 바람을 즐기는 은이 모습은 윌리엄 블레이크의 절창‘한 알의 모래에서 세상을 보고/한 송이 들꽃에서 하늘을 본다./ 너의 손바닥에 무한을 쥐고/ 한 순간에 영원을 담아라’를 떠올리게 한다. 손바닥에 놓인 작은 것을 보여주는 장면과 그 작은 것을 마음껏 사랑하며 즐기는 은이의 상상세계를 보여주는 장면이 번갈아 펼쳐지는 이‘두 박자 그림책’은 친구와 손을 맞잡은 은이의 손을 보여주는 반전을 통해 그림책 최고의 행복한 결말-‘성장’을 보여준다. 『눈 오는 날』(에즈라 잭 키츠)에서 피터가 그렇게 하듯, 제 손바닥만 들여다보며 상상 친구들과 놀던 은이가 현실 친구의 손을 잡고 함께 놀러나가는 것이다.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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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예술의 기원 및 근본은 자연이다. 안타깝게도 이즈음 출간되는 그림책은 자연을 담거나 노래하는 데 인색하다. 이것이 전 세계 그림책 출판계의 현상이라니 더욱 안타깝다. 우리 모두가 자연에서 너무 멀어진 채 타자화하는 탓이겠지만, 작가도 독자도 그림책을 교육과 교훈을 촉구하는 어린이용 상품으로 여기는 분위기 때문일 것이다. 요정 같기도 하고 어린 여신 같기도 한 초록머리 아이 아리가 빨간 보자기에 든 선물을 숲속 친구들에게 나눠주고, 꽃선물로 보답하는 친구들과 함께 꽃마중 노래를 부르며 꽃춤을 추는 그림책 『아리의 빨간 보자기』는 드물게 만나는 예술 작품이다. 한 장면 한 장면에, 주인공과 등장 동물 하나하나에, 마음을 내어주며 깊이 사랑하고 즐거이 오래 작업한 작가의 흥취가 도도하다. 사랑하는 이에게 자기가 그린 것을 자랑스레 내보이는 아이처럼, 빨간 보자기의 묶음 매듭이 그려진 표지 그림은 어서 보자기를 풀어보라고 그 속에 무엇이 담겼는지 어서 들여다보라고, 독자를 끌어당긴다. 그 빨간 보자기 보따리를 안고 숲 친구들을 찾아 나선 아리를 따라 땅속 구멍으로도 들어가고 큰 나무 밑동 안으로도 들어가 두더지며 토끼를 만난 독자는 곧바로 아리가 되어 높은 나무 꼭대기에 사는 다람쥐한테 선물을 내어준다. 그리고 머리 깃이 멋진 후투티하고도 마음을 주고받으며 새로이 친구가 된다. 아리가 후투티를 타고 하늘을 날고 곤히 잠들고 숲속 친구들이 찾아와 건네는 꽃왕관과 꽃다발을 받을 때, 독자들 또한 숲 하늘의 청량한 바람을 느끼고 꽃꿈에 싱긋 웃는 얼굴이 되며 향기롭고도 풍성한 우정에 취한다. 무엇보다 아리와 친구들이 부르는 꽃노래에 넝쿨장미며 애기풀꽃이 깨어나고 앵두나무며 딸기덩굴이 앵두와 딸기를 내어주는 결말에서 더없이 완벽한 자연의 잔치를 누리게 된다. 그에 더해 어른 독자는 클로드 모네의 그림(양귀비 언덕)과 천경자의 그림(꽃과 여인)과 셀마 라게를뢰프의 동화(닐스의 모험)와 하인리히 하이네의 꽃에 대한 시, 그밖에도 수많은 예술작품을 떠올리며 작가가 즐겨 먹고 살아온 예술에 의한 예술을 만끽하게 된다.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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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작가 앤서니 브라운의 걸작 『고릴라』에서 한나는 고릴라를 무척 좋아해 동물원에 갈 날만 기다리지만 아빠는 바쁘고, 생일 전날 밤에 고릴라 인형이 점점 커지더니 말을 건다. “한나야, 놀라지 마. 널 해치러 온 게 아니야. 동물원에 가고 싶지 않니?” 애니매이션 작가 이노루의 첫 그림책 『외톨이 꼼』에서 인형가게 곰 인형은 고릴라가 한나의 소망으로 커져서 실물로 살아나는 것과 달리, 원망과 슬픔에 차서 점점 부풀어 오른다. 귀엽고 다정하게 미소 짓는 다른 인형들과 달리 심술궂어 보이는 탓에 꼬마 손님들이 두려워하자 구석진 자리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곰 인형은 꼬마손님들의 비명도 주인의 박대도 이해할 수 없다. 외로움과 원망으로 집채만큼 커지고 커져서, 외면과 내면 모두 괴물이 된 채 주위를 파괴하기에 이른다. 사람들이 자기를 피해 달아나고 숨어버리자, 원래 곰 인형에게 있지도 않았던 괴성은 한층 강화된다. ‘내가 무섭다고? 흥, 진짜 무서운 게 뭔지 보여 주지!’ ‘나는 세상에서 가장 큰 곰이다!’ 곰 인형이 감정을 느끼고, 어린 아이들의 타박에 마음이 상하고(아무렴, 강아지며 나무며 풀꽃 앞에서도 말조심할 일이다.) 마침내 괴물이 되어가는 장면은 어린 아이와 어른에게 각각 달리 읽힌다. 모든 것에 생명이 있다고 여기는 물활론적 사고 단계의 아이들에게는 흔한 현실 같은 판타지이고, 어른들에게는 사랑 받지 못할 때의 슬픔과 그에 의한 외로움과 원망이 빚어내는 파국의 낯익은 우화로 여겨질 법하다. 그림책은 파국을 수습하고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는 평화로운 결말에 공을 들인다. 외톨이 괴물은 도시 저편의 외딴 집 넓은 뜰에 들어서고, 거기서 맞닥뜨린 아기와 눈을 맞추면서 세상의 모든 곰 인형과 아기가 언제 어디서 만나든 추호의 의심 없이 친구가 되는 태생적 관계를 회복한다. 아기도 그림책에서 본 적 있는 곰 인형을 알아보고 서툰 발음으로 친구를 부른다. ‘꼼!’, 그것이 마법 주문인 듯 곰 인형은 제 모습을 되찾는다.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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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시각이 가까워진 사무실, ‘일하는 엄마’들의 휴대전화가 하나 둘 울리기 시작한다. “엄마, 언제 와?” 애틋한 목소리가 귀에 쟁쟁할수록 정시 퇴근이 쉽지 않거나 퇴근길 도로 정체가 유난한 법이다. 아이가 아프거나 돌봐주시는 분들이 깐깐한 경우엔 날개라도 달렸으면 싶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동동 발 구르게 된다. 뛰고 구르며 천신만고 끝에 도착하고서도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아이가 이렇게 외치기라도 하면 억장이 무너질 따름이다. “엄마, 왜 이제 왔어?” 『호랑이를 탄 엄마』는 그렇게 묻는 아이의 결핍감을 너끈히 다독이면서, 일과 육아를 양 어깨에 걸머진 채 허둥거리는 엄마 자신에게도 유쾌한 격려를 건네는 그림책이다. 어느 늦저녁, 간신히 빌딩숲을 빠져나와 버스 정류장으로 달려가는 엄마 앞을 호랑이 하나가 척 가로막고 위협한다. “떡 하나 주면 안 잡아 먹지!” 엄마는 옛이야기에서처럼 순순히 팔 다리를 내어주며 먹히기는커녕 부당한 횡포를 꼬치꼬치 캐어물으며 쫓아버린다. 그렇게 ‘해와 달이 된 오누이’의 호랑이를 물리친 엄마는 거듭 앞을 가로막는 ‘팥죽할멈과 호랑이’며, ‘은혜 갚은 호랑이’며, ‘호랑이와 곶감’의 호랑이들과도 거침없이 적극적으로 대결하며 하나하나 용감하게 물리친다. 도시의 밤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그림책의 환상적이고도 강렬한 그림은 원시 모성의 순정한 에너지를 뿜어낸다는 점에서 특히 이채롭다. 사생결단 날뛰는 호랑이를 타고 내달리다 집 근처 가로등을 붙들고 내림으로써 격전을 끝낸 엄마가 ‘…이래 봬도 난 두 아이의 엄마라고!’ 하며 외치는 장면에 이르러 그 모성 에너지는 최대치 불꽃을 터뜨린다. 그리고 마침내 두 아이를 껴안기 위해 팔 벌리며 적정 온기로 숨을 고르는 결말은 어린이 독자와 어른 독자 모두에게 만족감 넘치는 결말을 선사한다. 앞뒤 면지에 숨어있는 판타지의 입구와 출구, 아이들을 향해 달리는 데 방해가 된다고 여겨 벗어던지지만 마지막 장면의 새 동아줄에 걸려 내려온 엄마의 빨간 구두 메타포, 엄마가 호랑이들 각각의 작태에 비유하는 몰염치하고 폭력적인 존재의 고발은 그림책의 수위를 가늠해보게도 한다.
18.
  • 판권 소멸 등으로 더 이상 제작, 유통 계획이 없습니다.
‘개미와 베짱이’우화의 근면 성실한 개미와 달리, 그림책 <7년 동안의 잠>의 어린 일개미는 애써 일해도 먹이를 구하지 못한다. 대대로 살아 온 개미 마을에 흉년이 든 탓이다. 그런 어느 날 어린 일개미가 애써 발견한 ‘크고 싱싱한 먹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땅 속 세상 이야기는 뜻밖에도 새롭다. 틀림없이 글을 쓴 작가 박완서의 빼어난 입담 덕분일 테지만, 눈을 크게 뜬 채 장면 장면 깊이 경탄하게 되는 이유는 화가 김세현이 선사한 질박하고도 세련된 미감 덕분이다. ‘크고 싱싱한 먹이’를 발견하고, 무리에게 알리고, 함께 검증하고 망설이고 옥신각신 갑론을박 갈등하고 논의해 합의에 이르는 과정이 조금도 지루하지 않게 이어진다. 이야기를 듣는 어린 독자는 무엇보다 개미의 움직임과 숫자와 표정에 열광할 것이다. 화가가 오랜 동안 갈고 닦은 필획의 힘으로 하나하나 재치 있게 연출하고 그려낸 개미들을 들여다보며 어린 개미와 젊은 개미와 늙은 개미와 여왕개미를 낱낱이 탐색하고 구별하며 즐길 것이다. 개미 머리의 더듬이 두 개가 생생하게 표현하는 경이와 한탄과 절망, 동경과 기쁨에 동일시될 것이다. 이야기를 읽어주는 어른은 ‘대체 땅 속의 일을 어떻게 그려 보여줄까?’라는 의심과 기대를 너끈히 뛰어넘는 화면을 즐기며, 이미 감동한 적 있는 박완서 문학을 만난다. ‘크고 싱싱한 먹이’가 다름 아닌 살아있는 존재이며 매미가 될 애벌레라는 사실을 자각한 개미들이 매미의 노래를 떠올리는 장면의 대화는 시적이다. “… 매미의 노래를 들으며 나는 처음으로 땅 위의 여름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알았어.” “… 언젠가 친구들하고 뙤약볕 아래에서 송충이 한 마리를 끄느라 애를 쓰고 있었는데, 매미 소리가 들리잖아? 여름의 산과 들이 햇빛에 빛나는 걸 정신없이 바라볼 수 있었던 건 순전히 매미의 노래 때문이었어.” 황토색과 검정색의 바리에이션, 때로는 반(半)구상인 듯 때로는 반(半)추상인 듯 표현된 개미와 매미의 조화와 대비, 시(詩)서(書)화(畵) 전통을 되살린 문학성 구현과 여백 구성…. 이 그림책의 성공적인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은 곧 우리 그림책의 성공적인 도약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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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와 베짱이’우화의 근면 성실한 개미와 달리, 그림책 <7년 동안의 잠>의 어린 일개미는 애써 일해도 먹이를 구하지 못한다. 대대로 살아 온 개미 마을에 흉년이 든 탓이다. 그런 어느 날 어린 일개미가 애써 발견한 ‘크고 싱싱한 먹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땅 속 세상 이야기는 뜻밖에도 새롭다. 틀림없이 글을 쓴 작가 박완서의 빼어난 입담 덕분일 테지만, 눈을 크게 뜬 채 장면 장면 깊이 경탄하게 되는 이유는 화가 김세현이 선사한 질박하고도 세련된 미감 덕분이다. ‘크고 싱싱한 먹이’를 발견하고, 무리에게 알리고, 함께 검증하고 망설이고 옥신각신 갑론을박 갈등하고 논의해 합의에 이르는 과정이 조금도 지루하지 않게 이어진다. 이야기를 듣는 어린 독자는 무엇보다 개미의 움직임과 숫자와 표정에 열광할 것이다. 화가가 오랜 동안 갈고 닦은 필획의 힘으로 하나하나 재치 있게 연출하고 그려낸 개미들을 들여다보며 어린 개미와 젊은 개미와 늙은 개미와 여왕개미를 낱낱이 탐색하고 구별하며 즐길 것이다. 개미 머리의 더듬이 두 개가 생생하게 표현하는 경이와 한탄과 절망, 동경과 기쁨에 동일시될 것이다. 이야기를 읽어주는 어른은 ‘대체 땅 속의 일을 어떻게 그려 보여줄까?’라는 의심과 기대를 너끈히 뛰어넘는 화면을 즐기며, 이미 감동한 적 있는 박완서 문학을 만난다. ‘크고 싱싱한 먹이’가 다름 아닌 살아있는 존재이며 매미가 될 애벌레라는 사실을 자각한 개미들이 매미의 노래를 떠올리는 장면의 대화는 시적이다. “… 매미의 노래를 들으며 나는 처음으로 땅 위의 여름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알았어.” “… 언젠가 친구들하고 뙤약볕 아래에서 송충이 한 마리를 끄느라 애를 쓰고 있었는데, 매미 소리가 들리잖아? 여름의 산과 들이 햇빛에 빛나는 걸 정신없이 바라볼 수 있었던 건 순전히 매미의 노래 때문이었어.” 황토색과 검정색의 바리에이션, 때로는 반(半)구상인 듯 때로는 반(半)추상인 듯 표현된 개미와 매미의 조화와 대비, 시(詩)서(書)화(畵) 전통을 되살린 문학성 구현과 여백 구성…. 이 그림책의 성공적인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은 곧 우리 그림책의 성공적인 도약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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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와 베짱이’우화의 근면 성실한 개미와 달리, 그림책 <7년 동안의 잠>의 어린 일개미는 애써 일해도 먹이를 구하지 못한다. 대대로 살아 온 개미 마을에 흉년이 든 탓이다. 그런 어느 날 어린 일개미가 애써 발견한 ‘크고 싱싱한 먹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땅 속 세상 이야기는 뜻밖에도 새롭다. 틀림없이 글을 쓴 작가 박완서의 빼어난 입담 덕분일 테지만, 눈을 크게 뜬 채 장면 장면 깊이 경탄하게 되는 이유는 화가 김세현이 선사한 질박하고도 세련된 미감 덕분이다. ‘크고 싱싱한 먹이’를 발견하고, 무리에게 알리고, 함께 검증하고 망설이고 옥신각신 갑론을박 갈등하고 논의해 합의에 이르는 과정이 조금도 지루하지 않게 이어진다. 이야기를 듣는 어린 독자는 무엇보다 개미의 움직임과 숫자와 표정에 열광할 것이다. 화가가 오랜 동안 갈고 닦은 필획의 힘으로 하나하나 재치 있게 연출하고 그려낸 개미들을 들여다보며 어린 개미와 젊은 개미와 늙은 개미와 여왕개미를 낱낱이 탐색하고 구별하며 즐길 것이다. 개미 머리의 더듬이 두 개가 생생하게 표현하는 경이와 한탄과 절망, 동경과 기쁨에 동일시될 것이다. 이야기를 읽어주는 어른은 ‘대체 땅 속의 일을 어떻게 그려 보여줄까?’라는 의심과 기대를 너끈히 뛰어넘는 화면을 즐기며, 이미 감동한 적 있는 박완서 문학을 만난다. ‘크고 싱싱한 먹이’가 다름 아닌 살아있는 존재이며 매미가 될 애벌레라는 사실을 자각한 개미들이 매미의 노래를 떠올리는 장면의 대화는 시적이다. “… 매미의 노래를 들으며 나는 처음으로 땅 위의 여름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알았어.” “… 언젠가 친구들하고 뙤약볕 아래에서 송충이 한 마리를 끄느라 애를 쓰고 있었는데, 매미 소리가 들리잖아? 여름의 산과 들이 햇빛에 빛나는 걸 정신없이 바라볼 수 있었던 건 순전히 매미의 노래 때문이었어.” 황토색과 검정색의 바리에이션, 때로는 반(半)구상인 듯 때로는 반(半)추상인 듯 표현된 개미와 매미의 조화와 대비, 시(詩)서(書)화(畵) 전통을 되살린 문학성 구현과 여백 구성…. 이 그림책의 성공적인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은 곧 우리 그림책의 성공적인 도약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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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와 베짱이’우화의 근면 성실한 개미와 달리, 그림책 <7년 동안의 잠>의 어린 일개미는 애써 일해도 먹이를 구하지 못한다. 대대로 살아 온 개미 마을에 흉년이 든 탓이다. 그런 어느 날 어린 일개미가 애써 발견한 ‘크고 싱싱한 먹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땅 속 세상 이야기는 뜻밖에도 새롭다. 틀림없이 글을 쓴 작가 박완서의 빼어난 입담 덕분일 테지만, 눈을 크게 뜬 채 장면 장면 깊이 경탄하게 되는 이유는 화가 김세현이 선사한 질박하고도 세련된 미감 덕분이다. ‘크고 싱싱한 먹이’를 발견하고, 무리에게 알리고, 함께 검증하고 망설이고 옥신각신 갑론을박 갈등하고 논의해 합의에 이르는 과정이 조금도 지루하지 않게 이어진다. 이야기를 듣는 어린 독자는 무엇보다 개미의 움직임과 숫자와 표정에 열광할 것이다. 화가가 오랜 동안 갈고 닦은 필획의 힘으로 하나하나 재치 있게 연출하고 그려낸 개미들을 들여다보며 어린 개미와 젊은 개미와 늙은 개미와 여왕개미를 낱낱이 탐색하고 구별하며 즐길 것이다. 개미 머리의 더듬이 두 개가 생생하게 표현하는 경이와 한탄과 절망, 동경과 기쁨에 동일시될 것이다. 이야기를 읽어주는 어른은 ‘대체 땅 속의 일을 어떻게 그려 보여줄까?’라는 의심과 기대를 너끈히 뛰어넘는 화면을 즐기며, 이미 감동한 적 있는 박완서 문학을 만난다. ‘크고 싱싱한 먹이’가 다름 아닌 살아있는 존재이며 매미가 될 애벌레라는 사실을 자각한 개미들이 매미의 노래를 떠올리는 장면의 대화는 시적이다. “… 매미의 노래를 들으며 나는 처음으로 땅 위의 여름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알았어.” “… 언젠가 친구들하고 뙤약볕 아래에서 송충이 한 마리를 끄느라 애를 쓰고 있었는데, 매미 소리가 들리잖아? 여름의 산과 들이 햇빛에 빛나는 걸 정신없이 바라볼 수 있었던 건 순전히 매미의 노래 때문이었어.” 황토색과 검정색의 바리에이션, 때로는 반(半)구상인 듯 때로는 반(半)추상인 듯 표현된 개미와 매미의 조화와 대비, 시(詩)서(書)화(畵) 전통을 되살린 문학성 구현과 여백 구성…. 이 그림책의 성공적인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은 곧 우리 그림책의 성공적인 도약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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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은 세살바기에게도 인상적이어야 하지 만, 세살바기에게 그것을 읽어주는 어른도 감동 하는 예술품이라야 한다. 바로 그 점이‘좋다고 이름난 그림책을 애써 읽어주는데도 우리 아이 는 어째서 감동은커녕 딴전만 피울까?’라는 부모들의 의문에 대한 대답이기도 하다. 더없이 예술성 넘치는 그림책을 확보했어도 그것을 유아용 소모품으로 여기고 의무감으로 읽어 주었거나, 문장 중의 단어를 가리키고 장면 중의 그림 요소를 가리키며 교재로 활용한다면 어른도 아이도 이야기의 흐름과 감동을 놓칠 수밖에 없다. 그림책의 예술성을 즐기고 누릴 줄 아는 어른 독자와 함께 그림책을 읽은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가 그림책 - 나아가 책, 세상의 모든 책 - 을 대하는 태도는 결국 엄청난 차이를 빚어낸다. 그래서 그림책 기획자와 연구가는 ‘어른에게도 매혹적인 그림책’에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주로 어린 독자를 고무하고 격려하는 데 집중했던 최숙희 작가의‘엄마 이야기’그림책 <엄마의 말>은 무엇보다 ‘엄마’인 ‘여성’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말을 좋아했던 아이였던 엄마… 돌봐야 할 동생들에게 발목 잡힌 탓에 마음만 허공을 말 달리던 맏딸 소녀 엄마… 여자 아이는 글 배울 필요 없다는 아버지 말씀을 받드느라 오직 빨래하고 밥하고 바느질하는 처녀였던 엄마… 때가 되어 부모가 짝지어주는 대로 이웃집 총각하고 혼례를 치렀던 새 신부 엄마… 아이를 낳고 낳고 또 낳아 비좁은 단칸방에서 다섯을 키웠던 엄마… 산동네 집을 마련해 모처럼 따스하고 뿌듯한 나날을 꾸렸던 엄마… 난데없이 바다에 나간 자식이 영영 돌아오지 않는 바람에 가슴이 무너졌던 엄마… 그래도 다시 꿋꿋이 일어나 작별 인사를 하고 자식들을 먹이고 입혔던 엄마… 어느 날 어린 막내였던 작가에게 말을 그려달라고, 여럿을 그려달라고 청했던 엄마…. 그 엄마께 바치는 이 그림책은 무엇보다 세상 모든 엄마들이 깊이 공감할 감흥으로 그득하다. 그득히 차오르는 감흥으로 글과 그림을 비추며 천천히, 천천히, 읽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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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가 될 때까지 느긋이 기다리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것이야말로 의심하며 조바심치게 되는 온갖 국면의 담대한 해결책이요, 결국 ‘지금 이 순간’에 대한 진리적 태도라는 걸 거듭 깨달은 터에도 그렇다. 아름답고 커다란 화면이 호화로운 그림책 <쵸가 말한다>는 아이들에게도 근사한 선물이 되지만, 더디게 발현되는 세상 모든 느림보들의 부모와 교사를 격려하고 다독이며 위로한다. 아기 여우 쵸는 엄마아빠 여우의 보살핌 속에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놀며 무럭무럭 자란다. 꽃내음을 맡고 열매를 맛보고 호저며 뱀이며 낯선 친구를 만나는 나날은 기쁨과 즐거움으로 그득하다. 그러나 쵸의 낙원에 드리운 그림자가 있었으니, 다름 아닌 엄마 아빠의 불안이다. 말할 때가 된 쵸가 어째서 말을 하지 않는가, 라는 새내기 부모다운 의문은 쵸가 이대로 영영 말을 하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으로 이어지고 방책을 찾아 헤맨다. 숲에서 가장 말이 많은 원숭이며, 목소리가 큰 곰이며, 명약을 처방하는 올빼미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아무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붉은나무 구멍에 빠진 채 잠든 쵸를 구하는 과정에서 말이 필요 없는 ‘고요’를 경험하고, 뜻밖의 순간에 그토록 듣고 싶어 하던 쵸의 말을 듣게 된다. 유머와 진정성 넘치는 이 그림책의 결말은 아이를 키우면서 작업에 집중하고 있는 작가 강혜숙의 그림책관을 짐작케 한다. 특유의 만다라 구성, 장면마다 그득히 담긴 다채로운 숲 자연, 양쪽 펼침 장면 그득히 그려 넣은 천불상 이미지의 동물들 또한 이 그림책이 아니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예술적 경험이다. 작가가 수년에 걸친 작업 끝에 내어놓았다는 이 결과물은 ‘훌륭한 그림책’이 지향하는 바 ‘소장 가치 있는 일상 예술품’이다.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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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재미난 그림책을 함께 읽고 난 어린 아이가 한숨을 쉬며‘책은 어디에서 왔어요?’라고 묻는다고 치자. 그럴 때‘아, 그건 말이지. 작가가 글을 쓰고, 화가가 그림을 그려서 공장의 인쇄기로 종이에 찍어 묶어낸 거란다.’라고 대답하는 것은 아이의 기대를 무참히 배반하는 셈이 된다. 이 아이는 다름 아닌‘책’ 또는‘이야기’가 뿜어내는 마법적 광휘에 대해, 또는 자기를 그토록 매혹시킨 그 마법 세계에 이 다음에 또다시 초대받을 수 있는지를 확인하려는 것이니 말이다. <책 요정 초초>는 이제 막 책세상의 열렬한 독자가 되려는 아이에게 그 마법 세계 한 자락을 슬쩍 들춰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책이라는 건 숲속에 사는 요정 초초가 만드는 거라고, 그 요정은 세상 아이들이 갖고 싶어 하는 이야기책이라면 뭐든지 다 만들어준다고, 엄청나게 커다란 책 창고에서 옛 책들을 찾아내어 새 이야기를 떠올리는 거라고, 그렇게 만든 새 이야기를 담기 위해 신비로운 종이를 잘라 묶고 꿰매는 거라고, 마법 글자 가루를 뿌려서 생생히 살아있는 책을 만드는 거라고,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호로로록 통키통키통키 땅!’주문과 함께 완성되는 거라고. 수제비 뜨는 어머니를 졸라 얻은 밀반죽으로 인형을 빚고 사금파리와 병뚜껑으로 온갖 기물을 만들어 놀던 어린 시절의 소꿉놀이를 재현하듯, 작가 박혜상은 소박한 재료로 더없이 아늑한 환상 세계를 건설했다. 점토의 일종인 스컬피(sculpey)로 빚은 초초는 책 요정답게 다정하고 진지하며, 나뭇가지와 나무껍질과 이끼며 흙으로 구현한 초초의 숲속 책공방은 온갖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살아나는 마법 공간답게 풍요롭다. 이 모든 공간과 상황을 비추고 지피는 불빛 또한‘책에 대한 책 이야기’를 감싸는 원시 에너지로서 모성적인 온기를 따사로이 뿜어낸다. 이제 책이 어디서 왔느냐고 묻는 아이에게 책 요정 초초를, 초초의 숲속 책 공방을 소개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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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도 어른도 기구와 도구와 시설 없이는 십 분을 놀 수 없고, 놀 줄 모른다. 그래서 너도 나도 놀이학교를 세우고 놀이통합교육을 한단다. 우리 사회가‘놀이’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놀이’를 가르치고 배우기보다는 먼저‘놀기’를 즐기도록 시간과 공간을 내어주어야 한다. <강아지와 염소 새끼>는 어린 마음 그대로 뛰어노는 자연의 아이들을 보여주는 동시 그림책이다. 어떤 교육 목표도 학습 정보도 없는 무구천진의 세계, 생명으로 그득한 세계가 눈을 시원하게 씻어준다.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는 생기발랄 얼룩강아지가 함께 놀자며 친구를 타고 오르며 채근하는데, 나른하게 낮잠이나 청하려던 어린 염소는 귀찮고 골이 나서 쩔쩔맨다. 이제 막 돋기 시작한 뿔로 강아지를 떠받으리라 끈기 있게 시도하지만, 줄에 묶인 처지인 것이다.‘강아진 좋아라고 용용 놀리고/ 염소 새낀 골이 나서 엠엠 내젓’으며 팔딱거리고 날뛰던 두 생명은 마침내 염소가 줄 묶였던 말뚝이 뽑히면서 상황 반전, 강아지가 쫓기는 신세가 되고 만다. 구름도 내달리는 새파란 하늘 아래 쫓고 쫓기며 겅중겅중 내달리고 내달리는 어느 장면에서부터 염소와 강아지가 웃고 있다. 사생결단 치고받고 싸우다 키득거리며 나가떨어지던 옛 아이들 모습 꼭 그대로. 게다가 마침 비행기가 굉음을 떨구며 지나가는 바람에 둘은 온몸으로 껴안은 한마음이 된다. 어린 두 생명이 숨차게 잘 놀았던 하루의 해는 지고, 말뚝 뽑힌 식구를 챙기러 나온 이를 따라 강아지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염소는 이제 골내던 일 따위 까맣게 잊었다. 고 권정생 선생의 이 미발표 유고 동시는 열다섯 살 무렵의 작품으로, 생생한 현장음으로서의 의성어 의태어와 함께 사투리와 속어를 원전 그대로 쓰고 있다. 어린 염소와 강아지, 화면 바깥으로 달려나올 듯한 그들의 약동을 단순하고도 또렷하게 그려낸 김병하 작가는 권정생 선생께 오마주를 바치듯 사실주의 그림으로 마지막 두 장면을 마무리했다. 선생이 살았던 조탑동 마을과 집을 고스란히 재현하고, 염소와 강아지를 챙기고 건사하는 뒷모습과 먼 모습의 어른을 자연과 생명에 각별했던 그 분으로 그렸다.
가나다별 l l l l l l l l l l l l l l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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