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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그림체와 담백한 에세이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마스다 미리의 이번 신작은 도쿄에서 시작한 혼자 살이에 관한 이야기다. 스물여섯에 오사카에서 도쿄로 상경해 혼자 살이 한 지 벌써 28년째. 도쿄에서 처음 혼자 살 집을 구하던 시절부터 팬데믹 시절을 거쳐 가장 최근의 일상까지, 마스다 미리만의 위트가 돋보이는 에세이가 담겨 있다.
1인 여성 가구의 방범 대책으로 남성용 트렁크를 사서 1년 내내 베란다에 널어뒀더니 최후에는 바짝 말라 종잇장처럼 변해버린 일, 소음 문제로 윗집 사람에게 직접 불평을 말하기보다 선물 작전을 펼쳐 티타임을 가진 후 원만하게 해결된 일, 카페 아르바이트 동료와 친해져서 휴일을 맞춰 함께 놀러 다닌 일… 대체로 혼자, 때로는 누군가와 함께 하루하루를 채운 도쿄의 아기자기한 일상들이 그려진다.
라면을 먹고, 간식으로 달콤한 빵을 사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신 후 집으로 향하면서 '좋은 날이다, 완벽하다'라는 생각을 하는 것. 미모사 빛 저녁놀과 같은 아름다운 것을 보고 싶어하는 마음을 좋아하는 것. 무리하지 않는 어른이 되는 것. 작가가 자기만의 속도로 좋아하는 것을 찾아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흐뭇하고 즐겁다. 작가처럼 슬렁슬렁 무리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채우고 싶다는 마음도 차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