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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극우주의의 물결이 거세지며 많은 이들의 머릿속에서 '민주주의의 위기' 경고등이 빨간 불을 깜빡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그런 선고 만으로 해결되는 일은 없다는 데에도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짧은 말로 현상을 단정 짓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우리가 현재 속하여 만들어가고 있는 이 체제를 입체적으로 뜯어보며 어디에 구멍이 났는지, 구멍이 나긴 났는지, 구멍이 났다면 어떻게 막아야 하는지 살펴보는 것일 테다. 정치에 환멸이 들어 외면하고 싶어도, 결국 정치 없이 숨 쉴 수 없기에 몸을 일으켜 공부해야 하는 것이 민주 사회 시민의 숙명이라고 말하면 거창할까. 하지만 사실인 것을.
저자 얀-베르너 뮐러는 처음으로 돌아가기를 제안한다. 이 책은 민주주의의 기본 개념과 작동 원리를 뜯어보며 민주주의의 본질을 설명한다. 원론적 사설을 늘어놓기엔 세계의 상황이 그리 한가하지 않다. 그는 이 책의 궁극적 목표가 작금의 현실을 정확하게 보기 위함이라는 사실을 놓치지 않는다. 방대한 시공간을 오가며 서술하지만 그의 시선은 지금 여기의 현실에 고정되어 있다. 그렇기에 독자들은 민주주의라는 제도 자체에 대한 탐구를 하면서도 지금 당장 필요한 통찰 또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대선 전후, 정치에 대한 촉각이 온통 곤두서 있는 이 시기의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다. 놓치지 말고 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