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곳의 노동 문제"
N잡러 같은 신조어가 익숙해질 정도로 노동 환경이 달라졌다. 쿠팡맨, 배민 라이더스는 10년 전엔 세상에 없는 직업이었다. 직업이 사라지고 생겨나는 동안 노동자가 보호받는 권리엔 구멍이 늘어나고 있다. 노동자가 처한 급박한 현실에 비해 법과 기업의 인식 변화는 한없이 느리기 때문이다. 현장의 목소리와 정책을 연결하는 일을 해온 저자 김종진은 변화하고 있는 세상에서 고통받고 있는 노동의 상황을 살핀다.
이 책에서 주로 다루는 문제는 노동자로서의 지위를 제도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특수한 형태의 노동이다. 그는 방송사 비정규 노동자, 학생 인턴, 택배 기사, 청소 노동자, 경비원 등 합법적으로 차별받고 고통받는 이들의 현실을 들여다보며 해결 방안을 살핀다. 한 편 한 편의 글이 길지 않은 분량에 잘 정리되어 간결하게 읽히는데, 모아보면 현재 한국의 노동 환경에 대한 큰 그림이 그려진다. 한국 소비자의 삶이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서는 동안 한국 노동자의 삶은 여전히 오래전 환경에 상태에 묶여있다. 멈춘 시간을 흐르게 하는 법, 별다른 도리 없이 직접 애써서 걸어야만 한다. 이 책이 우리의 현재 위치를 표시한 지도의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 사회과학 MD 김경영 (2022.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