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서평 전문지가 필요하다"
책을 파는 사람으로서도 읽는 사람으로서도 즐거운 출간 소식이다. 책을 파는 사람으로서는 이런 고충이 있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신간의 홍수 속, 분명 좋은 책이지만 별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저 멀리 밀려가는 모습을 아련하게 지켜보는 일. 이때, 영향력 있는 누군가가 추천해 이 책이 패자부활하는 장면을 목격하면 참 반갑다. <서울리뷰오브북스>에 책 파는 사람으로서 거는 기대는 이런 것이다. 좋은 책들이 스포트라이트 한 번 받지 못하고 사라져버리는 일을 막아주는 것. 좋은 책들의 이모저모를 꼼꼼하게 살피어 주는 것.
책 읽는 사람으로서는 이런 고민이 잦다. 내가 이 책을 제대로 읽은 게 맞는 건지. 사실 정말 중요한 부분은 놓친 채 겉핥기만 한 건 아닌지. 혹은 이 책이 간과한 지점을 나도 같이 눈 감고 지나친 것이 아닌지. <서울리뷰오브북스>는 '정곡을 찌르는 비평'과 '독서의 재미와 깊이를 더해 주는 길라잡이'를 자처한다. 좋은 리뷰는 대상 콘텐츠에 대한 이해의 폭을 훅 넓혀준다. 뭐랄까, 이 콘텐츠의 남은 한 방울까지 쪽쪽 빨아 흡수시키는 느낌. 이 서평 전문지가 그런 경험을 선사해주길 기대한다.
장강명 작가는 <책 한번 써봅시다>에서 '책 중심 사회'를 소망한다고 썼다. "책이 의사소통의 핵심 매체가 되는 사회". 서평 전문 잡지의 출간이 당장 우리 사회를 어떤 방식으로 바꾸기를 기대하는 것은 허무맹랑한 꿈일테다. 그러나 모든 변화는 어떤 바람을 타고 만들어지고, 바람엔 반드시 시작점이 있다. 이 잡지의 시작을 부푼 마음으로 응원한다.
- 인문 MD 김경영 (2021.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