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헤더배너
아들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 수박 수영장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산에서 불어오는 건강한 바람, 산촌자본주의"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
모타니 고스케 & NHK히로시마 취재팀 지음, 김영주 옮김 / 동아시아
장바구니 담기자세히 보기100자평 쓰기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경제위기 이후, 수십 년 동안 세계 경제를 이끌고 지탱한 성장중심 경제담론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평가가 뒤늦게 쏟아졌다. 기존 시스템의 문제가 무엇인지, 그로 인해 생긴 각종 폐해가 어느 정도인지 그 실태가 비로소 드러났고, 협동조합, 사회적 경제 같은 새로운 시도가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여러 해가 흘러 최근에는 삶의 터전을 옮기고 삶의 양식을 바꿔 안정적으로 순환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런 흐름은 대개 개인의 독특한 시도로 소개된다.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나 <작고 소박한 나만의 생업 만들기>가 그렇다.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는 산촌자본주의, 즉 “예전부터 인간이 가지고 있었던 휴면자산을 재이용함으로써 경제재생과 공동체의 부활에 성공하는” 모습을 그리는데, 규모와 축적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 내 순환을 중심에 두는 대안이다. 일본의 구체적인 지역 사례에 더해 오스트리아를 예로 국가 단위의 실험까지 다루며, 시도를 넘어 시스템을 제시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오늘의 상식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지만, 오히려 훨씬 오랜 기간 인류를 지탱한 “촌스러운 방법론”이 제자리를 찾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이 책에서 변화의 시작, 변동의 조짐을 확인하기 바란다. - 사회과학 MD 박태근
이 책의 한 문장
산촌자본주의는 머니자본주의에 의해서 생겨난 뒤틀림을 보완하는 서브시스템, 그리고 비상시에는 머니자본주의를 대신해서 앞에 올 수 있는 백업시스템으로서 일본과 세계의 취약점을 보완하고 인류가 살아남을 길을 제시해준다. 상쾌한 바람이 불어오는 미래는 이미 한 번 잊혔던 산촌의 산자락에서 시작되고 있다.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진짜 고해란 무엇인가"
아들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장바구니 담기자세히 보기100자평 쓰기
오슬로의 교도소에는 이상한 남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소니라고 한다. 죄수들은 소니에게 자신들의 죄를 서슴없이 털어놓는다. 어딘가 신비로운(또는 정신이 이상한) 분위기를 풍기는 소니는 아무 말 없이 죄수들의 고백을 들어준 다음 축복을 빌어줄 뿐이다. 죄수들은 다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자신의 죄를 이 남자에게 홀가분하게 털어낼 수 있다. 이 풍습이 정확히 언제 시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기원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 교도소를 드나드는 페르 볼란 목사도 그중 한 명이다.

그 기원이란 이렇다. 모범 경찰이던 소니의 아버지는 어느날 부정부패에 얽혔다고 밝혀진 뒤 자살했고, 소니는 인생의 모든 희망을 잃어버렸으며, 그렇게 흘러들어온 교도소에서 독특한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바로 페르 볼란 목사가 가져 온 '남의 죄'를 덮어쓰고 그 대가로 교도소에서 편안히 형기를 연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삶은 소설 속에서 곧 박살나게 된다. 우연이 작은 진실을 소니에게 가져오고, 그 진실을 통해 그는 '죄'와 '고해'로 이루어진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게 될 것이다. 진정한 고해란 무엇인가, 어떻게 죄사함을 받을 것인가? 오슬로 교도소의 성인은 그곳을 탈출해 몇몇 인물들에게 이를 직접 묻고자 한다. 그때 왜 그랬는지, 지금의 당신은 어떤 인간인지, 그리고 당신의 죄는 어떻게 대가를 치를 것인지...

여기까지 온 독자들 중 누구도 마지막 장에 다다를 때까지 멈출 수 없을 것이다. 요 네스뵈는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이 해리 홀레 없이도 얼마나 멋진 이야기를 써낼 수 있는 작가인지를 다시 한 번 증명했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아들》로 요 네스뵈는 알렉상드르 뒤마의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가장 현대적인 버전을 보여주었다. 《아들》은 의심할 바 없이 최고의 스릴러이지만 범죄와 액션만을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소설을 통해 작가는 놀랍게도 선과 악, 죄와 속죄의 본질과 구원의 희망에 대한 심오한 고찰을 보여준다.
-슈피겔

죄와 구원 그리고 인간의 조건에 대한 미스터리를 깊이 있게 들여다본 소설. 깊고 풍부하다.
-커커스 리뷰

스릴 넘치는 이야기의 밑바닥에 종교적, 사회적 고뇌가 깔려 있다. 독자가 책장을 넘기는 한 순간 한 순간이 완벽함으로 반짝일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사건 너머의 사건, 사랑 건너의 사랑 "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장강명 지음 / 문학동네
장바구니 담기자세히 보기100자평 쓰기
<표백>, <한국이 싫어서>등의 소설로 주목받은 '핫'한 작가 장강명의 다섯번째 장편소설. 우발적으로 고등학교 동창을 칼로 찔러 살해한 남자, 그 남자의 사랑을 늦게 깨달은 한 여자, 남자의 칼에 아들을 잃은 어머니로서 그의 곁을 맴도는 또 다른 여자. 속죄와 용서에 관한 이야기에 작가는 독특한 구조를 입혔다. 세 명의 인물이 소개하는 세 개의 키워드가 총 열 다섯장에 걸쳐 겹겹이 수학적인 서사를 쌓고, '우주 알'은 시공간연속체를 건너 그 서사를 뛰어넘어 이야기의 앞뒤를 새로 조합한다. 소설은 그렇게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가며 시작과 끝, 원인과 결과를 반복해서 묻는다. 그러는 사이 개인의 세계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에 따라 구성된다.

다양한 레퍼런스를 하나의 이야기로 조합하는 솜씨, 따옴표 없이 이어지는 짧고 간결한 대화체 문장, 논리적으로 잘 짜인 이야기의 구조는 이 이야기가 '잘 쓴 소설'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다. 그리고 "베이비로션 냄새. 겨드랑이 냄새. 비냄새. 젖은 나무와 이끼 냄새. 다크초콜릿 냄새. 강아지 발바닥 냄새. 그밖의 온갖 강렬하고 유혹적인 냄새들"로 기억될 첫 입맞춤의 풍경에 대한 묘사라든지, "너를 만나기 위해 이 모든 일을 다시 겪으라면, 나는 그렇게 할 거야"라고 고백하는 덤덤한 결의가 와닿는 지점 같은 것은 이 소설을 '좋은 소설'로 기억할 이유가 된다.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너는 <모나리자> 같은 존재였어. 이 미술관에서 꼭 보아야 하는 그림. 우주 알이 내 몸에 들어왔을 때, 나는 네가 있는 곳으로 갔어. 나는 복권과 경마로 부자가 될 수도 있었어. 하지만 그런다면 네 곁에 머물 수 없었지. 그런 인생은 <모나리자>에서 매표소나 카페테리아만큼 멀리 떨어져 있었거든.
고마워. 너랑 지내는 동안 정말 행복했어. 우주 알을 받아들인 보람이 있었어.
너를 만나기로 결심했을 때, 그래서 너의 회사로 원고를 보냈을 때, 나는 우리의 결말도 미리 봤어. 결말이 오늘 올 것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오늘까지의 시간을 더 알차게 보내려고 노력했어. 사실 그 마지막 장면이 나한테 좀 안 좋긴 해. 하지만 시공간연속체 속에서 평가하자면, 너와 함께 있었던 시공간은 전체적으로 다 좋고, 극히 일부가 그렇지 못할 뿐이야.
나한테 남은 문제는 이거였어. 네가 이 마지막 때문에 우리 관계를 온통 불행했던 것으로, 비극적인 것으로 기억하지 않을까?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무더위를 즐기는 기발한 상상력"
수박 수영장
안녕달 글.그림 / 창비
장바구니 담기자세히 보기100자평 쓰기
햇볕이 쨍쨍한 여름날, 커다랗고 시원한 수박 속으로 들어가서 논다면?

한적한 시골 마을, 해마다 여름 햇볕이 한창 뜨거워지면 '수박 수영장'이 개장한다. 엄청나게 큰 수박이 "쩍" 하고 반으로 갈라지면 모여드는 사람들. 논일을 하던 아저씨들도, 고무줄놀이하던 아이들도, 빨래를 널던 아주머니들도 수박 수영장으로 달려간다. 커다란 수박은 수영장도 되고 모래사장도 되고, 아이들과 어른들이 모두 모여 한여름의 무더위를 즐긴다.

뜨거운 햇볕, 서걱거리는 수박 살, 붉고 청량한 수박 물, 아이들의 웃음소리, 시원한 소나기, 붉은 노을, 밤의 반딧불이 등 여름의 정취가 생생하다. 시원하고 호방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안녕달 작가의 첫 그림책. - 유아 MD 강미연
책 속에서
"그러게요. 올해 수박 수영장은 어떠려나?
작년에는 씨가 너무 많아서
수영하기 힘들었는데."

모두 함께 철퍽철퍽 밟으면
붉고 투명한 수박 물이 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