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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작가상 공모제 폐지 선언 [개편 취지 상세 보기]
  • 1차 추천위원 50명의 복수 추천을 통해 22편의 후보작 선정
    [1차 후보 보기 ]
  • 알라딘 독자 대상으로 투표 진행, 15,903명 참여
  • 독자투표와추천위원단 추천결과를 합산하여 최종 후보작 10편 선정 [최종 후보 보기]
  • 최종 후보 10편을 대상으로 본심 진행,
    구병모 작가의 <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 수상작으로 결정
  • “현실의 두꺼운 벽을 관통하는 상상력, 부단한 창작으로 깊은 열정을 태우는 야심가”-강유정(문학평론가, 본심 심사평에서)
  • “현실과 환상 사이에서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여는 새로운 상상력”-박대일(편집인, 본심 심사평에서)
  • “구병모 소설은 가열찬 오븐이다.”
    -정미경(소설가, 본심 심사평에서)
  • “집합적인 목소리들의 징후 사이로 이야기를 직조하고 뿜어내는 힘에 거침이 없다.”-정홍수(문학평론가, 본심 심사평에서)
  • “일상의 평범함을 추구하는 가장 소박한 꿈조차 이루어지지 않는 인물들의 비루한 현실을 환상과 병치시킴으로써 써낸 한 편의 묵시록 같은 단편집.”-이승우(소설가, 1차 추천 리뷰에서)

수상하고 낯설고 조심스러운 한 줄이 되고 싶었으나, 마침표를 찍고 나면 언제나 그렇듯 범상하고 낯익고 부박했다. 인정해야만 하는 현실이었다. 그러나 인정한다고 해서―날아오를 듯한 가벼움이나, 언제 부서져 무의미가 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비눗방울 같은 불안정함이 때론 마음에 들기도 한대서, 두툼해지고 무거워지고자 하는 열망과 분루 자체를 언제까지고 접어 버린다는 뜻은 아니었다.

앙상한 가지에 나름대로 잎을 틔우는 동안, 내 언어에 들러붙은 거라곤 단단한 뼈도 팽팽한 근육도 아닌 그저 출렁거리는 군살에 지나지 않음을 알아차릴 때도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새로운 변명거리를 적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일테면 극도의 절제 미학을 지닌 빼어난 단편 문학들의 특징 가운데 하나로 한 줄의 문장만 빼내도 기둥 아래 괴었던 아랫돌을 뽑은 것처럼 전체 구조가 흔들린다 하는데, 그러면 빼도 상관없는 문장 즉 군살은 반드시 빼야만 하나. 모두가 극한 수련으로 접신하는 구루가 될 게 아닌 바에야, 자기 척추가 감당할 수 있는 하중의 배둘레햄 정도는 그런대로 사랑스럽게 토닥이고 살아도 무방하지 않을까.
이 단편집은 그런저런 변명의 집적물이며, 미처 연소시키지 못한 지방질이 곳곳에 끼어 있을 것이다. 그것마저 살뜰히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 전하고 싶다.

언제 다시 이런 과분한 지면을 얻을지 모르니, 호명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다. 내 일생의 지기인 당신.


197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경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편집자로 활동하다, <위저드 베이커리>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고의는 아니지만>, <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 장편소설 <아가미>, <방주로 오세요>, <파과> 등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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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모 작가

"폭풍 직전, 재난 같은 삶이 내는 파열음"

파국의 기미는 아주 작은 곳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취업 전선에서 낙오한 후 겨우 진입한 대기업 고객센터에서 개인정보 유출 후 성이 난 고객들의 감정 앞에 무방비로 놓이기까지. (어디까지를 묻다 中), 우아한 중산층의 세계에 사는 '깨어 있는' 주부가 맞은 편 아파트에서 아동 학대가 분명한 풍경을 목격하기까지 (이창 中), 마침내 감정을 착취당하던 '을'들이 덩굴식물로 변해버리는 전염병이 창궐하기까지. (덩굴손증후군의 내력 中) 삶은 재난처럼 급작스럽게 휘몰아치고, 대체로 사람들은 '그것은 나만은 아니기를' 소망하며 타인의 재난을 방임하고 지나쳐 간다. 그 배에 탄 사람이 내가 아니기를, 그 빌딩에 있던 사람이 내가 아니기를, 그 공장에 있는 사람이 내가 아니기를.

<위저드 베이커리>, <아가미>, <파과> 등의 작품을 발표하며 청소년문학, 순수문학, 장르문학을 자유롭게 유영해 온 구병모의 두번째 소설집. 집요한 관찰자의 눈으로 구병모는 재난 같은 삶의 순간들을 날카롭게 베어 소설로 내놓는다. 극히 현실적이라 오히려 초현실적으로 보이는 풍경들이 길고 정확한, 구병모만의 독특한 문장과 함께 선명한 미감을 만들어 낸다. 덩굴이 되어버린 사람을 다른 사람이 베어버리는 풍경은 초현실적이지만, "보기에 좀 불편해 그렇지, 못 본 척하고 가만있으면 지낼 만은 합니다." 라고 주절대며 을이 을을 착취하는 풍경은 낯선 일이 아니다. 이 묵시록의 세계가 실은 우리가 사는 세계임을 인식할 때, 서늘한 깨달음이 지금이 바로 폭풍 직전임을 속삭인다. - 소설 MD 김효선


zipge님 : 개인적으로 사람은 이기적인 존재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악하게 태어나 교육으로 인한 최소한의 이성과 법률 같은 규제로 자신을 억누르며 살아가지만 위기상황이 닥치면 인간의 본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물론 천사의 마음을 가진 듯한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 자신의 욕망에 충실해진다. 꼭 위기의 상황이 아니어도 사람은 여전히 자신만을 바라보며 살아간다. 많은 사람들은 이것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지만 스스로를 희생하면서까지 살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다. 억울하게 죽어도 대책이 없는 사회에서 어떤 개인이 이기적이 되지 않을 수 있을까. 내가 피해를 입지 않거나 나 자신이 안전할 때 다른 사람을 위해 눈물을 흘리는 것이 사람의 본성이다. 사람은 환경에 쉽게 적응하는 존재다. 나치의 세상에서는 조용히 있는 것이 삶을 부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오히려 나치에 부역하는 것이 뒤탈 없이 나중의 삶까지 보장해 줄 수 있는 사회라면 대부분의 사람은 정의를 포기한다. 우리는 이런 시대에 살고 있으며 이 이야기는 우리의 삶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끔찍하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컹컹컹님 : 구병모는 <고의는 아니지만>에서부터, 그리고 그녀의 장편 내내 그래왔듯 묘하게 환상적이고 장르적인 소재를 잘 사용한다. <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은 특히 이 소재를 고대, 혹은 원형적 소재와 잘 겹쳐 이용하는 듯 하다. <파르마코스>나 <덩굴손증후군의 내력>이 특히 그렇다. 고대 그리스에서 나온 희생양, '파르마코스'라는 개념을 일종의 신데렐라 이야기와 겹쳐 만들어낸 전자도 그렇지만, 사실 이 단편집 전체를 통틀어 내가 가장 재미있게 봤던 소설은 <덩굴손 증후군의 내력>이다. 인면수라는 소재는 나 자신도 습작을 하며 썼던 것이고, 이토 준지의 만화에 등장하는 것이기도 하나 구병모가 이 단편 소설을 통해 보여주는 인간 나무에 대한 시선은 꽤 독특하며 다정하다. 결국, 내몰리고 내몰리고 참고 참던 사람들이 '괜찮다'라고 생각하는 일상 속에서 덩굴이 된다. 아주 소수만이 그들을 돕는다. 그들을 베어내는 하청 업자들마저도 결국엔 그들이 되지만, 거대한 자본은 여전하다. 백화점은 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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