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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서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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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얼룩을 가리는 손>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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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모던 하트》는 모든 것이 세속적 욕망 앞에서 휘발되어 날아가는 한국 사회에 대한 충실한 기록이자 그 심연에 대한 보고서다. 헤드헌터인 미연에게 도시는 학벌로 번식하고 스펙으로 증식하는 인간들의 냉혹한 정글과 같다. 이곳에서 사랑과 가족은 안심하고 잠들 수 있는 보금자리가 되지 못한다. 현대인의 내면을 때론 유머러스하게 때론 불안하고 쓸쓸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모던 하트》는 ‘세속의 심연 또는 핵심’이라고 읽어도 될 것이다.
2.
최지월의 《상실의 시간들》은 망자에 대한 애도의 과정을 서술하고 있다. 인간의 죽음에 주목하지 않는 작가가 어디 있겠느냐마는 이 소설은 이를 장례에 대한 다양한 문화적 의례와 사회적 절차의 과정으로 서사화하고 있다는 점이 남다르다. 21세기 한국에서 죽음은 더 이상 개인적인 기억의 종언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가족이 새롭게 만들어지는 과정이며, 국민 자격이 말소되는 행정적 단계이고, 상조보험의 만기일, 다양한 종교 단체의 비즈니스가 전개되는 영업장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작가는 살아가는 것 자체가 사실은 거대하고 지난한 장례의 과정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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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29일 (월)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중구 서소문로 89-31)
김영하에게 역사의 ‘리얼리티’는 과거의 사라진 순간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에 있지 않다. 그는 과거를 끊임없이 현재의 순간과 순간에 연결시킨다. 지나간 시간의 서로 무관해 보이는 경향들, 정념들, 활동들은 과거를 몰입하며 바라보는 그 현재의 순간으로 모여 하나의 덩어리가 된다. 민족적, 보편적이라고 불리던 하나의 제한과 진실은 사라지고 휘발된 가치들은 새롭게 뭉쳐 세계적인 것이 된다. 진정한 현재적 사유는 과거라는 토양에서 돌연 피어나는 어지러운 꽃들과 같다.
4.
<단지 살인마>에서 희생자의 손가락은 여덟 개가 잘리는 것에서 멈추지만, 주인공 장영민의 자살로 위장된 죽음은 상징적인 아홉 번째 손가락이 된다. 밧줄에 매달려 바람에 흔들리는 장영민의 시체는 최제훈이 독자들에게 흔드는 하나 남은 왼손의 새끼손가락이다. 그것은 끝의 예고―9는 손가락으로 셀 수 있는 숫자의 마지막이다. 10은 곧 0이기 때문이다―인 동시에 새롭게 시작되는 죽음―그것은 다른 방식으로 보자면 새롭게 숫자를 세어나가는 1이기도 하다―의, 아니 살인을 원하는 인간의 적의가 타인들에게 던지는 살인의 끝나지 않는 약속처럼 남게 된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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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 과학의 지평 위로 펼쳐지는 낭만적 경이로움의 세계 김보영의 ‘스텔라 오디세이 트릴로지’는 그런 의미에서 아인슈타인이 펼쳐놓은 시공간을 항해하는 인간 영혼의 낭만적 항해라고 분명하게 지적할 수 있다. 김보영이 행성간의 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광속의 우주선을 “배”라고, 이 우주선에서 근무하는 승무원을 “선장”과 “뱃사람”이라고 지칭하고, 그 배가 도착하는 곳이자 주인공들이 만남의 장소로 정한 곳을 공항이 아닌 “항구”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너무나도 명백하다. 김보영에게 우주를 항해하는 광속의 여행은 인간이 자아의 궁극적 의미와 사랑의 특별함을 찾아 떠나는 ‘낭만적 항해’로 이해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의 ‘나’가 홀로 타고 우주를 떠도는 “돛단배”는 낭만적 영혼이 도달한 드높은 고독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당신에게 가고 있어》, 《미래로 가는 사람들》은 광속이 만들어내는 시간의 간극 사이를 표류하는 외로운 인간 영혼에 대한 서사시이며, 사랑이라는 낭만적 열정을 하늘의 성좌처럼 바라보며 가야할 곳을 찾아 우주를 항해하는 인간들에 대한 찬미이다. 특히 《미래로 가는 사람들》의 성하가 보여주는 열정, 우주의 끝으로 가겠다는 흔들리지 않는 신념은 파우스트라는 근대적인 영웅을 통하지 않으면 설명될 수 없다. 김보영의 이 3부작을 나는 3천년 전의 호메로스가 신들의 분노와 그 마법적 힘으로 일그러진 에게 해의 시공간을 항해하는 오디세우스의 모험을 명명한 《오디세이아》에서, 그리고 영화감독 스탠리 큐브릭과 SF 소설가 아서 클라크의 공동 작업으로 탄생한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에서, 용어를 빌려와 ‘스텔라 오디세이’라고 부르겠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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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 이 책의 전자책 : 9,100원 전자책 보기
사랑, 인간이 거대한 우주에서 발견한 최소한의 법칙!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공간이 유일한 것도 아니고, 이를 관장하는 절대적인 법칙이 존재하지도 않는다면, 광대한 우주 앞에 놓인 먼지와 같은 인간에게 누구도 삶의 의미나 목적을 알려주지 않는다면, 우리의 삶은 어디로 가야 하며 어디에서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미라가 암송하는 단 하나의 문장처럼 우주가 “어떠한 계획도 없고 목적도 없으며 선이나 악도 존재하지 않”고, “모든 것에 무관심한 채 주어진 법칙을 따라 운영되고”(193쪽) 있다면, 이 무심한 우주의 서사 앞에서 인간은 어떻게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야 하는 것인가.
7.
이기호는 『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욥기 43장』을 세 가지 문장으로 쓰고 있다. 하나는 목양교회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을 조사하는 법의 문장이다. 그다음은 자식을 두 번씩이나 사고로 소실燒失한 우리 시대의 ‘욥’, 최근직 장로의 고통스러운 삶을 회개와 간증의 방식으로 그리는 종교의 문장이다. 마지막은 신들린 성우처럼 법과 종교의 각기 다른 목소리를 마구 오가며 이야기를 더빙하는 소설의 문장이다. 하나님마저 취조실로 끌고 오는 발칙한 상상을 통해 최근직 장로가 30여 년 전에, 그래서 과거의 욥이, 조우한 거룩한 신의 모습은 인간적인 방식으로 부정되고, 해체된다. 종교는 영혼의 문장을 통해 오랫동안 초월적 진리를 설파하였다. 법은 국가(공동체)의 문장을 통해 개별적인 인간들을 조율하고 통제하려는 시도를 하였다. 소설가는, 예전에도 그랬듯이, 인간의 문장을 통해 종교의 방식으로도, 법의 판결로도 기술할 수 없는 비루한 삶의 민낯을 바라볼 만한 것으로 그려낸다. 이기호의 소설을 의미 있게 만드는 힘은 그가 사용하는 인간의 문장에 있다.
8.
타인에게 폭력적이기보다는 차라리 자기를 잡아먹는 뒤집어진 인간, 하지만 저항의 존엄을 끝까지 상실하지 않는 인간. 그가 바로 강주룡이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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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에게 역사의 ‘리얼리티’는 과거의 사라진 순간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에 있지 않다. 그는 과거를 끊임없이 현재의 순간과 순간에 연결시킨다. 지나간 시간의 서로 무관해 보이는 경향들, 정념들, 활동들은 과거를 몰입하며 바라보는 그 현재의 순간으로 모여 하나의 덩어리가 된다. 민족적, 보편적이라고 불리던 하나의 제한과 진실은 사라지고 휘발된 가치들은 새롭게 뭉쳐 세계적인 것이 된다. 진정한 현재적 사유는 과거라는 토양에서 돌연 피어나는 어지러운 꽃들과 같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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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숙, 「맹지」 단편 「맹지」는 전자회사에 근무하는 ‘나’의 짝사랑과 부품 창고가 있는 ‘건수 산업단지’로의 외근을 서사화하고 있는 텍스트이다. 개발이 중단된 건수는 문명의 폐기물들이 적재된 일종의 ‘유령도시’다. 짝사랑하고 있는 지영에게 줄 마카롱 상자를 들고 불길한 도시를 배회하는 ‘나’는 이곳에서 타인에 대한 약간의 호의로 포장된, 사실은 인간에 대한 적의와 살의, 분노와 증오라고 부를 수 있는 오염된 정념이 자신의 내면에 아무렇지도 않게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강영숙은 불길함을 응시하는 문장의 피카소처럼 명도만으로 이 어두운 시대의 심연을 그려내고 있다. ‘맹지(盲地)’는 ‘눈먼 인간들의 땅’이며, 눈 감은 소설가의 망막 위에 어른거리는 시대의 어두운 초상이다.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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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숙, 「맹지」 단편 「맹지」는 전자회사에 근무하는 ‘나’의 짝사랑과 부품 창고가 있는 ‘건수 산업단지’로의 외근을 서사화하고 있는 텍스트이다. 개발이 중단된 건수는 문명의 폐기물들이 적재된 일종의 ‘유령도시’다. 짝사랑하고 있는 지영에게 줄 마카롱 상자를 들고 불길한 도시를 배회하는 ‘나’는 이곳에서 타인에 대한 약간의 호의로 포장된, 사실은 인간에 대한 적의와 살의, 분노와 증오라고 부를 수 있는 오염된 정념이 자신의 내면에 아무렇지도 않게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강영숙은 불길함을 응시하는 문장의 피카소처럼 명도만으로 이 어두운 시대의 심연을 그려내고 있다. ‘맹지(盲地)’는 ‘눈먼 인간들의 땅’이며, 눈 감은 소설가의 망막 위에 어른거리는 시대의 어두운 초상이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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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이 책에 수록된 소설가들의 단편이 이별이라는 방식을 통해 만남을 사후적으로 기록하고 있거나,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애잔한 회상이나 이를 어떻게 해서든 붙잡으려는 욕망을 담아내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글쓰기에 대한 의지는 마치 컴퓨터의 커서처럼 충족될 수 없는 욕망을 향해 달리는, 영원한 추구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중단되는 것이지 끝나는 것이 아니다. 롤랑 바르트의 표현처럼, “인간은 항상 자기가 사랑하는 것에 대해 말하는 데 실패한다……”. 여기에 한마디 말을 첨언하자면, 문학이 가치 있는 것은 그것이 역사와는 달리 ‘실패’를 통해 삶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_해설 중에서
13.
한은형의 《거짓말》은 살아온 삶과 살고 싶었던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거짓말’은 하나의 서사 속에 두 개의 삶이 겹쳐질 수 있는 공백을 만드는 원동력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현실과 욕망의 팽팽한 긴장, 그 사이에서만 존재하는 무중력의 서사로 읽힌다. 그곳에서 《거짓말》의 소녀는 현실을 지배하는 노동과 사회의 기율 사이를 자유롭게 유영하며 욕망을 자양분 삼아 성장한다. 하지만 이를 부르주아적 욕망이 만들어낸 백일몽이라고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살아온 삶과는 별개로 살고 싶었던 삶이 인간을 성장시키기 때문이다.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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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이청준은 『인간인』에서 “역사를 사는 사람과 쓰는 사람”의 “사이”에 존재하는 동질적이거나 이질적인 진실에 대한 연결을 시도했다고 말하며, 그것은 “역사는 이루어져나가는 면과 만들어져가는 면”이 “함께해가고 있다”는 생각에 의거했다고 쓰고 있다. 이러한 작가의 언급은 소설의 제목에서도 분명하게 읽을 수 있다. ‘사람과 사람의 사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인간인(人間人)’이란 제목은 그가 말했던 것처럼 시간의 거대한 흐름을 구성하는 유사하면서도 상이한 인자들의 공존과 인간이란 존재가 위치하고 의미를 갖는 지점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인』은 종교의 세계로 혹은 안전한 은신처가 되어주는 피안의 주변으로 도피한 인간들과 그들을 추적하는 인간들이 펼쳐내는 거짓과 어리석음의 향연이자, 이러한 장삼이사들의 인생극장이라 할 만하다. 그렇게 작가 이청준은 ‘역사’라고 부르는 거대한 시간의 흐름을 진행시키는 각기 다른 입장과 관념을 ‘연결’하며, 비극적 아이러니와 로맨스가 빚어내는 깨달음과 구원의 구조를 반복한다. 언제나 그랬지만 인간이 예술이라고 부르는 것은 작가가 가진 두려움과 부끄러움, 욕망의 복합적인 변증법 속에서 출현한다. 그리고 그것의 뒤엉킴과 충동에서 예술의 걸작은 태어난다.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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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준은 『인간인』에서 “역사를 사는 사람과 쓰는 사람”의 “사이”에 존재하는 동질적이거나 이질적인 진실에 대한 연결을 시도했다고 말하며, 그것은 “역사는 이루어져나가는 면과 만들어져가는 면”이 “함께해가고 있다”는 생각에 의거했다고 쓰고 있다. 이러한 작가의 언급은 소설의 제목에서도 분명하게 읽을 수 있다. ‘사람과 사람의 사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인간인(人間人)’이란 제목은 그가 말했던 것처럼 시간의 거대한 흐름을 구성하는 유사하면서도 상이한 인자들의 공존과 인간이란 존재가 위치하고 의미를 갖는 지점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인』은 종교의 세계로 혹은 안전한 은신처가 되어주는 피안의 주변으로 도피한 인간들과 그들을 추적하는 인간들이 펼쳐내는 거짓과 어리석음의 향연이자, 이러한 장삼이사들의 인생극장이라 할 만하다. 그렇게 작가 이청준은 ‘역사’라고 부르는 거대한 시간의 흐름을 진행시키는 각기 다른 입장과 관념을 ‘연결’하며, 비극적 아이러니와 로맨스가 빚어내는 깨달음과 구원의 구조를 반복한다. 언제나 그랬지만 인간이 예술이라고 부르는 것은 작가가 가진 두려움과 부끄러움, 욕망의 복합적인 변증법 속에서 출현한다. 그리고 그것의 뒤엉킴과 충동에서 예술의 걸작은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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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준은 『인간인』에서 “역사를 사는 사람과 쓰는 사람”의 “사이”에 존재하는 동질적이거나 이질적인 진실에 대한 연결을 시도했다고 말하며, 그것은 “역사는 이루어져나가는 면과 만들어져가는 면”이 “함께해가고 있다”는 생각에 의거했다고 쓰고 있다. 이러한 작가의 언급은 소설의 제목에서도 분명하게 읽을 수 있다. ‘사람과 사람의 사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인간인(人間人)’이란 제목은 그가 말했던 것처럼 시간의 거대한 흐름을 구성하는 유사하면서도 상이한 인자들의 공존과 인간이란 존재가 위치하고 의미를 갖는 지점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인』은 종교의 세계로 혹은 안전한 은신처가 되어주는 피안의 주변으로 도피한 인간들과 그들을 추적하는 인간들이 펼쳐내는 거짓과 어리석음의 향연이자, 이러한 장삼이사들의 인생극장이라 할 만하다. 그렇게 작가 이청준은 ‘역사’라고 부르는 거대한 시간의 흐름을 진행시키는 각기 다른 입장과 관념을 ‘연결’하며, 비극적 아이러니와 로맨스가 빚어내는 깨달음과 구원의 구조를 반복한다. 언제나 그랬지만 인간이 예술이라고 부르는 것은 작가가 가진 두려움과 부끄러움, 욕망의 복합적인 변증법 속에서 출현한다. 그리고 그것의 뒤엉킴과 충동에서 예술의 걸작은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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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이청준은 『인간인』에서 “역사를 사는 사람과 쓰는 사람”의 “사이”에 존재하는 동질적이거나 이질적인 진실에 대한 연결을 시도했다고 말하며, 그것은 “역사는 이루어져나가는 면과 만들어져가는 면”이 “함께해가고 있다”는 생각에 의거했다고 쓰고 있다. 이러한 작가의 언급은 소설의 제목에서도 분명하게 읽을 수 있다. ‘사람과 사람의 사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인간인(人間人)’이란 제목은 그가 말했던 것처럼 시간의 거대한 흐름을 구성하는 유사하면서도 상이한 인자들의 공존과 인간이란 존재가 위치하고 의미를 갖는 지점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인』은 종교의 세계로 혹은 안전한 은신처가 되어주는 피안의 주변으로 도피한 인간들과 그들을 추적하는 인간들이 펼쳐내는 거짓과 어리석음의 향연이자, 이러한 장삼이사들의 인생극장이라 할 만하다. 그렇게 작가 이청준은 ‘역사’라고 부르는 거대한 시간의 흐름을 진행시키는 각기 다른 입장과 관념을 ‘연결’하며, 비극적 아이러니와 로맨스가 빚어내는 깨달음과 구원의 구조를 반복한다. 언제나 그랬지만 인간이 예술이라고 부르는 것은 작가가 가진 두려움과 부끄러움, 욕망의 복합적인 변증법 속에서 출현한다. 그리고 그것의 뒤엉킴과 충동에서 예술의 걸작은 태어난다.
18.
<잠실동 사람들>은 서민들의 거주지였던 잠실 주공아파트 단지가 철거되고 그 자리에 재건축된 고층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욕망을 파노라마식으로 묘사하고 있는 소설이다. 과거 박태원의 <천변 풍경>이 그랬던 것처럼, 특정 공간에 머무는 사람들의 동선과 이곳에서 경험하는 사건을 중심으로 소설이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소설 은 ‘잠실’이라는 문제적 장소에 대한 관찰과 묘사를 통해 주제의 핵심을 탐색하고 있는 작품으로 이해된다. 정아은의 <잠실동 사람들>이 흥미로운 것은 좋은 다큐멘터리 작가가 그렇듯이 최대한 대상에 밀접한 상태로, 자신의 감정을 절제하며 관찰하고 있기 때문이다.
19.
최지월의 《상실의 시간들》은 망자에 대한 애도의 과정을 서술하고 있다. 인간의 죽음에 주목하지 않는 작가가 어디 있겠느냐마는 이 소설은 이를 장례에 대한 다양한 문화적 의례와 사회적 절차의 과정으로 서사화하고 있다는 점이 남다르다. 21세기 한국에서 죽음은 더 이상 개인적인 기억의 종언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가족이 새롭게 만들어지는 과정이며, 국민 자격이 말소되는 행정적 단계이고, 상조보험의 만기일, 다양한 종교 단체의 비즈니스가 전개되는 영업장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작가는 살아가는 것 자체가 사실은 거대하고 지난한 장례의 과정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20.
김영하에게 역사의 ‘리얼리티’는 과거의 사라진 순간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에 있지 않다. 그는 과거를 끊임없이 현재의 순간과 순간에 연결시킨다. 지나간 시간의 서로 무관해 보이는 경향들, 정념들, 활동들은 과거를 몰입하며 바라보는 그 현재의 순간으로 모여 하나의 덩어리가 된다. 민족적, 보편적이라고 불리던 하나의 제한과 진실은 사라지고 휘발된 가치들은 새롭게 뭉쳐 세계적인 것이 된다. 진정한 현재적 사유는 과거라는 토양에서 돌연 피어나는 어지러운 꽃들과 같다.
21.
《모던 하트》는 모든 것이 세속적 욕망 앞에서 휘발되어 날아가는 한국 사회에 대한 충실한 기록이자 그 심연에 대한 보고서이다. 헤드헌터인 미연에게 도시는 학벌로 번식하고 스펙으로 증식하는 인간들의 냉혹한 정글과 같다. 이곳에서 사랑과 가족은 안심하고 잠들 수 있는 보금자리가 되지 못한다. 현대인의 내면을 때론 유머러스하게 때론 불안하고 쓸쓸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모던 하트》는 ‘세속의 심연 또는 핵심’이라고 읽어도 될 것이다.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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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탈북자들은 한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부유하는 삶을 살아가는 떠돌이로, 자본주의와 개인의 이상적인 지향의 중간에 위치한 얼룩으로, 안락한 삶에 새로운 흥미를 제공하는 에피소드로 존재하고 있다. 박덕규의 서사와 문장이 분명히 말해주고 있는 것은 이러한 사실이다. (…) 박덕규는 우리 시대의 암흑의 핵심을 바라보고 있다.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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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색의 노래』에는 끔찍하거나 자극적인 것만을 기대하는 독자들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소녀의 세심하고 배려 깊은 내면의 문장들이 산재해 있다. 우리는 어쩌면 어지럽게 피어 버린 들꽃 속에서 이를 감상하고 즐기기보다는, 무언가 입에 담을 수 없는 끔찍한 일이 자행된 흔적을 찾고 있는 것은 아닐까. 굳게 닫힌 벽장 안에서 들려오는 상처 입은 천사의 탄식과 신음을 원조교제하는 소녀의 교성으로 듣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 우리의 귀가 그런 소리만을 들으려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괴물은 궁지에 몰린 소녀가 아니라 그녀를 그곳으로 몰아넣은 사회이며, 이를 보며 욕망을 충족하려는 우리가 아닐까. 아, 이 가련한 소녀를 괴물의 극장에서 구원할 기사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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