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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문동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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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내가 지은 집에는 내가 살지 않는다>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이 분야에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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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 양탄자배송
    5월 17일 (금)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중구 서소문로 89-31)
시인은 돌아왔다. 앞뜰엔 팥배나무 이파리가 눈 시리게 뒤척이고, 뒤란엔 송진 냄새 가득한 고향집으로. 아버지와 같이 심었다는 낙엽송이 긴 산그늘을 이루는 산골 집으로. ‘아픈 몸’으로 돌아왔으나 누군가의 든든한 곁이 되었다. 시인은 산밭에 손가락을 그어 걸리는 것들을 쓴다. 멀리 베트남에서 스무 살에 시집온 람풍과 어느새 소녀가 된 민정이의 명랑함을 쓴다. 멀리 시집보낸 아버지의 눈빛으로 쓴다. ‘논아, 깨야, 고마워. 배추밭아, 고마워’ 모든 자연 사물에게 신성이 있으리라 믿는, 아니 신성 자체일 람풍의 읊조림은 문명의 홀씨가 되어야 마땅할 터. 단정한 시편들은 이 나라 곳곳에 사는 어엿한 한국인일 람풍들에게 건네는 무명 손수건이다. 시인은 이렇게 걸리는 게 많아서 앓는 사람이었다.
2.
  • 양탄자배송
    5월 17일 (금)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중구 서소문로 89-31)
누구나 일을 하지만, 무슨 일이라도 하며 살아야 하지만, 그것을 ‘노동’이라 말하는 것을 꺼려하기도 하지만, 최세라 시인은 외려 그 노동의 세부를 끌어안고 탐문하며 함께 겪게 하고, 앓게 하는 일을 추동하는 사람 같다. 어두운 곳에서는 작은 불빛만으로도 큰 쓸모가 있듯, 그는 시라는 흐린 불빛 하나 들고 구체적인 동사를 짊어진 사람들을 해체하고 조립한다. 젖은 자가 또 젖어야 하는 삶을 운명처럼 견디는 만인의 노동평전이랄까. 아니 이 시는 조난 신호이자 공생하자는 타전이리라. ‘사람이 스쳐 갈 때마다 우는 배역’만 맡았던 시인으로서, ‘귀에서 눈물이 흘러’ 나오는 사람으로서, 그러나 시인도 우리도 내내 꿈꿀 것이다. ‘당장 꺼질 것 같은 바닥이 점점 높아지는 삶’들을. 높지 않아야 할 것들이 높지 않고, 낮지 않아야 할 것들이 높아지는 보다 평평해지는 세상을, 시는 다만 그들의 등을 조금 더 밀어주는 손바닥 같은 것인데 그녀가 밀어준 등들이 많아서 지문도 흐릴 것만 같다. -문동만(시인)
3.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20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이 시집은 허물어져 내려온 농경사회의 아린 증언 록 같다. 시인의 내력은 너무 많은 간신난고를 겪어 서 어떻게 평평히 골라 이랑을 만들어야 할지 모르 겠는 돌밭 같다. 다행이 우리가 밭에 널려있는 돌을 다 치우지 않는 것은 돌이 습기를 머금고 있기 때문 이다. 그 ‘습’ 으로 말미암아 작물들이 마디게 자라 고 시적인 방언들이 메밀꽃처럼 터진다. 나는 시인 이 소유하고 있는 땅을 본 적은 없으나 이처럼 너른 이야기의 대지를 갖고 있음에, 저이가 시 속에 나오 는 육백 년 된 느티나무일 수도 있으리라 싶었다.
4.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17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삶이 비범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쉽사리 그렇게 살 수 없기에 우리는 시에서만큼은 다른 숨을 쉬고 다른 눈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사는 것을 넘어서는 시를 만지거나 가져보려 한다. 그러니 애쓰는 촉감과 구상조차도 자신의 분신이 아니던가. 확신컨대 이 시인은 지금 사람이 사람의 편이 되게끔 속이는 희소한 마술을 벌이고 있다. 구상과 연출은 그의 것이지만 그 성취를 시인에게 눈빛을 빌려준 이들에게 도로 내 놓는다. 입체적인 시들의 향연을 보노라면 발랄한 웃음이 일고 맑은 눈물이 솟고 아이들이 달려와 안기고 식구들이 밥상 위에 모이는 울다가도 웃는 저녁이 온다. 이렇게 은근하니 좋은 실감과 작품으로서 미더움이 밀려오는 연유는 무엇일까. 어떤 서사일지라도 뻔한 전개와 귀결에 이르지 않으려는 시인의 도도한 품새 때문일까, ‘도덕을 공중분해하며 피고 싶’은, ‘악취를 잃어버린 하루에 참회의 눈물을 흘리’ 는 선생으로서 고해를 뱉을 때 내 목구멍도 같이 탔던 탓일까? ‘입체를 평면으로 바꾸는’ 얕은 인식을 경계하며 표리부동한 언어를 밀쳐내려는 시인의 쫄리지 않는 긴장이 떨림으로 전해져 온 탓일까? 그는 어느 편이라고 목청을 높이지 않지만 어느 편임을 잃지 않으려는 사람임에 분명하다. ‘폐지를 가득 싣고 달리는 노인을 나도 모르게 믿게 된 미신’이라고 말하는, 그런 부류의 사람들을 일컬어 ‘한 점 부끄럼 없는 우상’ 이라 떠받드는. 한편의 눈빛이 내내 잊히지 않는다. 첫 친구는 뇌성마비 옆집 형이었고 혼자만 입학한 게 괴로워 도망쳐 달려온 일곱 살 이장근, ‘꾸물꾸물 대청마루로 기어와 내 몸속에 들어오던 뜨거운 눈동자’를 잊지 않는 그의 ‘바닥’을 알기에 우리는 ‘바닥을 모시는 자들의 단합’에 불가피하게 연루된다.
5.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17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30여 년 가까이 만나본 시인은 한결같이 다정한 사람이었다. ‘머 리가 발을 받들고 가장 낮은 곳에서 발이 빛’나는 인간이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었다. ‘밥그릇에는 밥알보다 많은 바늘이 들어’ 있지만 그것이 ‘삶의 등뼈를 세우는 힘’이 되었다고 자족하면서도 늘 성찰하는 사람이었다. 곁을 이루던 사람들이 소멸하거나 ‘바늘밥’의 자리마저 떠날 때, 세계는 비극의 연속일 때 그가 견뎌야 하는 성실한 일상에도 ‘푸른 칼자국’이 나고 바쁜 발바닥에는 푸른 핏방울이 매달려 있다. 의혈이 뜨거우나 삿된 성냄이 없고 연민은 구들장같이 따뜻하다. 세상이 이만큼이라도 변해온 건 선명한 푯대 때문이 아니라 생활과 이웃과 제 자신의 역사를 다 품고 살아버린 의연한 개인들이 있어서가 아닐까! 이런저런 과시가 넘치는 세상에 그의 천성인 머뭇거리며 헤아리며 뭐라도 행동하는 마음들은 우리가 귀환해야 할 시적인 바탕이 아닐 수 없으리라. 아끼고 아낀 맨 마지막의 언어들이 시라고 하는데 그래서인가. 잠행하는 ‘발’로서 잘 살아놓고서야 ‘늦게나마’ 세상의 관계들에게 ‘고마웠’다고 내놓는 편편이 갸륵하고 다감하여 우리를 오래된 길로 이끌고 가는데, 마주 잡은 손이 따뜻하여 궁극에는 같이 살고 싶은 병(病)을 이루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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