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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유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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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 <부채의 역습>

유재원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Yale University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하였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위원을 거쳐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였고, 현재 건국대학교 명예교수이다. 한국경제발전학회와 국제금융학회, 그리고 국제경제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주요 논문으로 “What determines the long-term volatility of the offshore RMB exchange rate?”(Applied Economics, 2022, 공저)와 “과잉금융가설과 금융위기비용”(󰡔국제금융연구󰡕, 2021, 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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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부채의 역습> - 2023년 7월  더보기

머리말 우리나라 속담에는 빚과 관련된 것이 많다. 어려운 생활에 빚을 지는 것이 오랜 풍습이었다는 것을 짐작게 한다. “가을 빚에 소도 잡아먹는다”라는 속담은 가을에는 빚을 얻기가 쉬워서 돈 걱정을 하지 않고 씀씀이가 헤퍼진다는 뜻이다. 오랜만에 쇠고기를 먹을 때 기분이야 날아갈 듯 했겠지만, 빚을 갚을 때의 후회막심은 말해 무엇하랴.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란 속담도 있다. 흔히 말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간과하기 쉬운 것은 천 냥에 달하는 빚의 무게이다. 천 냥이 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조선 중기 관료의 녹봉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10억(億) 원에 해당한다고 한다. 조선시대에 개인이 이렇게 큰 빚을 질 일도 없었겠지만, 말 한마디로 탕감해주었을 리는 더욱 없었을 것이다. 현대 자본주의사회에서 가계든 기업이든 빚을 지면서 살아간다. 소득이 충분치 않을 때는 빚을 지고, 여유가 생기면 갚는 것이 금융의 제1원칙 아니던가? 국가도 세금보다 지출이 클 때는 일단 국채를 발행해서 급한 불을 끄게 된다. 하지만 피로가 쌓이면 우리 몸에 탈이 나듯이 부채도 누적되면 상환하는 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부채가 어느 수준을 넘어서면 약속한 기한에 갚겠다는 약속을 이행할 수 없는 상황이 닥친다. 국민경제를 구성하는 가계, 기업 또는 정부 중 어느 한 부문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그 충격은 삽시간에 경제 전체로 퍼져나간다. 국내금융시장이 마비되는 은행위기나 대외적인 채무불이행으로 연결되는 외채위기 둘 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과다부채가 그 방아쇠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과다부채의 기준이 정확히 얼마인가는 부채의 규모만 가지고서는 판단하기 어렵다. 즉, 부채를 관리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라고 하지만 정작 그 수준이 얼마인지는 논란거리이다. 부채가 늘지 않고 그대로 있더라도 금리가 갑자기 뛰거나, 또는 현금흐름이 악화되면 부채를 상환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과다부채로 인한 금융위기는 부채수준 자체뿐 아니라, 재무건전성과 관련된 부채비율, 금리, 그리고 소득이나 현금흐름 간의 상호작용에 의하여 초래될 수 있다. 과다부채가 금융위기의 전조라고 하는 말에도 일정 부분 어폐가 있다. 금융시장이 효율적으로 작동하였다면 부채를 갚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대비책이 있었을 것이고, 따라서 처음부터 과다부채가 발생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금융위기가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것처럼 국민경제의 부채 수준이 언제 감당할 수 없게 될지도 예측하기 쉽지 않다. 한국과 같이 대외개방도가 높은 경우에는 가계, 기업이나 정부와 같은 개별 주체의 국내부채뿐 아니라 경제 전체의 대외부채가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1997년 외환위기가 바로 좋은 예이다. 1997년 당시 한국은 가계나 정부부문의 부채 수준은 높지 않았으나 대기업을 중심으로 부채가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었다. 결국 한보철강이나 기아자동차와 같은 일부 대기업들이 도산하면서 국내금융시장이 마비되는 은행위기가 발생하였다. 이에 따라 한국경제의 대외신인도가 하락하기 시작하였고, 동남아에서 발생한 외환위기 충격에 감염되면서 한국경제는 위기에 내몰리게 되었다. 외환위기 이후 정부는 대외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 안전장치를 마련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한국은 다시 한번 자본유출에 따른 외환위기의 위험에 직면하였다. 금융위기는 종종 금융시장에 그치지 않고 실물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금융시장의 중개기능 마비로 인한 위기상황이 실물경제에 전이될 위험을 ‘시스템 리스크’라고 한다. 구체적으로 시스템 리스크는 위기가 금융시장 전체에 파급되어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는 동시에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오는 상황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자면, 시스템 리스크는 금융시장과 실물시장 전체에 커다란 피해를 야기하는 금융시장 실패에 해당한다. 시스템 리스크와 유사한 용어로 ‘복합위기’를 들 수 있다. 복합위기는 말 그대로 위기가 경제의 여러 부문에서 동시에 발생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주요국의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자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또한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면서 부쩍 복합위기에 대한 언급이 많아지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고 수많은 중소은행들은 예금인출로 인한 유동성부족을 겪었다. 유럽에서도 설립된 지 170년이 넘는 크레디트스위스(CS)은행이 파산위기에 몰리자, USB가 스위스 연방정부와 국립은행의 유동성 지원을 지렛대로 CS를 인수합병함으로써 금융위기의 소방수로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중소은행들이 도산위험에 직면해 있다. 현 상황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지 아니면 금융위기의 먹구름이 몰려올지 속단하기 이르다. 요약하면 세계 각국은 국내외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종류의 충격에 노출되어 있는데, 시스템 리스크는 대내적으로 과도한 신용공여, 그리고 대외적으로는 과도한 자본유입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선진국의 경우 국가채무나 산출갭과 같은 대내적인 요인이 시스템 리스크에 영향을 주는 한편, 개도국의 경우는 경상수지나 환율과 같은 대외적인 요인이 더 큰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선진국이나 개도국을 막론하고 신용대출의 과다한 증가가 금융위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에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이 책은 우리나라의 부채 현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최근 급증한 부채상환 부담이 금융위기를 촉발할 것인가, 또 향후 부채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 분석하는 데 목적이 있다. 금리인상은 한동안 저금리 대출에 익숙하던 경제주체들의 부채상환 부담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미국의 경제학자 민스키(Hyman P. Minksy)는 급작스럽게 신용이 팽창하였다가 금리인상 등으로 신용이 수축하는 과정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한다고 설파하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행하였을 때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세계적으로 저명한 학자들에게 왜 금융위기 발생을 사전에 예측하지 못했냐고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그 당시 영국의 경제학자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시인하고, 앞으로 위기에 대한 예측력을 높이기 위하여 노력하겠다고 다짐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지금도 금융위기나 경제위기가 어느 시점에 발생할지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여러 경제조건들이 결합하여 발생하는 금융위기야말로 블랙스완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경제의 사정도 녹녹지 않다. 위기마다 버팀목이 되어 왔던 수출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무역수지는 1년 이상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게다가 부동산시장의 거품이 일부 가라앉으면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부실화 위험도 점증하고 있다. 한국이 과다한 부채누적으로 인하여 금융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경고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금융위기를 뛰어넘어 심지어 복합위기가 올 수 있다고 강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경세제민(經世濟民)을 지향하는 경제학자라면 본격적으로 위기의 근원과 징후를 진단하고 여러 가지 가능성에 맞추어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응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본서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에서는 한국의 부채 현황을 검토한다. 제1장에서는 부채의 의미와 포괄 범위 그리고 일반적인 사용 관례 등을 설명한 후, 한국의 가계, 기업, 정부의 부채 수준과 대외부채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을 살펴본다. 제2장에서 제6장까지는 한국의 대외부채, 가계부채, 비금융기업부채, 정부부채, 그리고 금융기업부채의 수준과 추이를 주요국들과 비교하면서 다각적으로 살펴보도록 한다. 자본시장이 완전개방되어 있고 한 차례 외환위기를 겪었던 한국의 입장에서 대외부채는 그 어떤 부채보다 막중하다고 판단되어서 우선적으로 제2장에서 설명하였다. 제2부에서는 금융위기와 부채 간의 관계를 검토한다. 제7장에서는 과다부채와 금융위기의 임계점에 대한 모형들을 개괄한 후, 과거 민간부채로 인해 금융위기를 겪었던 몇몇 나라들의 사례를 통해 과도한 민간부채를 짊어진 한국의 금융위기 가능성을 분석한다. 제8장에서는 1972년 기업부채위기부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까지 한국의 금융 및 경제위기 사례를 검토한다. 제3부에서는 한국의 금융불안과 부동산발 금융위기 시나리오를 살펴본다. 제9장에서는 2022년부터 추진된 통화정책의 정상화가 국내금융시장에 미친 충격 및 이로 인한 금융불안의 증가를 금융시장 스트레스 테스트 등을 통해 점검한다. 제10장에서는 금리인상이 부동산시장에 미친 효과 및 주택가격 하락으로 인한 금융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을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제4부에서는 부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장단기 정책과제와 주요국의 부채조정 사례를 검토한다. 제11장에서는 부채의 연착륙을 위한 방안 및 부채함정에 빠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장기과제를 논의한 후, 주요국의 부채관리 및 조정정책 사례를 검토한다. 제12장에서는 본서의 주요 논의 및 분석결과를 요약한 후 시사점을 도출한다. 제13장에서는 한국경제에 대한 전반적 함의를 살펴봄으로써 끝을 맺는다. 본서를 집필하는 동안 많은 도움을 준 동료학자들에게 심심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특히 한국금융연구원의 신용상 박사님과 오태록 박사님, 충북대 배영목 명예교수님, 건국대 주상영 교수님과 유규상 교수님, 경기대 한상범 교수님 그리고 한국은행과 한국경제연구원의 전문가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또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 본서의 출판을 흔쾌히 맡아주신 도서출판 시대가치의 김광범 대표님과 편집실 직원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한국경제에 위기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위기의 원인과 대책을 다각도로 심도있게 논의하여야 한다. 본서가 부채의 함정에 빠진 한국경제의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하여 지속가능한 성장궤도로 복귀하는 데 일조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2023년 6월 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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