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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문동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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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내가 지은 집에는 내가 살지 않는다>

구르는 잠

나는 시가 되기 힘들었다. 나는 나에게 감동할 것이 희소했으므로 핏줄이나 사회적 혈연들에게서 그리움이나 한탄이나 웃음을 구했다. 가만히 두는 아름다움을 동경하며 부대끼는 자연과 사람들의 이마를 어루만지고 싶었다. 살아온 대로, 쓴 대로 살다가 가는 것도 쉽진 않다는 걸 알아가고 있다. 나는 품는다. 비약보다는 이어가는 날들을. 줄 때는 정말 좋은 것을 줘야 하는데, 아끼는 마른 것들을 주어야 하는데 시들이 이끼처럼 젖어 있다. 나는 장난기 많은 사람이었는데 진지하고 엄숙한 세계로 편입되고 말았다. 시는 본래 이런 영역이려니 우기고도 싶다. 그러나 언제나 가벼운 날들을 열망하리라. 9년 만에 시집을 엮는다. 좋아하고 연민했던 사람 몇몇이 먼저 스며든 서쪽에서 시를 고쳐 쓰곤 했다. 거긴 날마다 석양이 꽃처럼 피는 곳, 피는 것 속에서 지는 것을 먼저 보는 병을 그냥 삶이라, 시라 받아들이고 싶다.

그네

내 시는 나를 가련히 여긴 어떤 이가 기별도 없이 보내준 소포 같은 것이다. 인간이야말로 내게는 가장 역동적인 풍경이며 매혹이다. 지금 그 풍경은 깊은 골이 파이고 뼈마디가 시리다. 파렴치한 정치와 반성하지 않는 제도로 말미암아 자주 분기가 일고 욕이 다반사인 혼잣말을 해댄다. 불구하고 직설적인 시편들은 시'집'의 처마 밖으로 팽개쳐두고 말았다. 그 녀석들을 아주 버려두지는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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