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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이 여성을 위한 이론과 실천이라 말한다면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여성을 위한 이론과 실천이란 설명은 틀리지 않지만, 이런 설명에 감춰진 여성’만’을 위한 이론과 실천이라는 맥락은 잘못이다.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은 페미니즘의 특정한 이론이나 운동의 일부를 지칭하는 게 아니라 페미니즘이라면 마땅히 그러해야 할 전제라 하겠다. 그럼에도 왜 여전히 ‘모두를 위한’을 따로 붙여가며 지난한 설명을 이어가야 하는 걸까.
지난 40여 년 동안 페미니즘 이론을 연구하고 실천에 매진해온 벨 훅스는 “페미니즘은 성차별주의와 그에 근거한 착취와 억압을 끝내려는 운동”이라 정의한다. 이에 따르면 페미니즘은 여성만을 위하며 남성을 배제하는 운동이 아닐뿐더러, 성차별주의에 더불어 펼쳐지는 인종과 계급의 문제까지 함께 살피는 포괄적인 관점이 분명하다. 이 책은 페미니즘에 대한 오해가 어떻게 쌓이고 퍼졌는지, 여전히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페미니즘의 모습은 무엇인지를 파헤치며, 페미니즘이 응당 그러해야 할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의 역할과 의의를 짚어가는데, 복잡한 타래를 명확하고 간결하게 풀어가는 일관된 관점을 보면, 숱한 갈등과 다툼 속에서 오히려 빛을 발한 페미니즘의 가치와 가능성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페미니즘은 언제나 모두를 향하니, 이제 모두가 미래를 믿고 만들어야 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