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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하지만, 거기 덫이 있어요"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상처는 힘이 된다'고 믿었습니다. 실연, 가난, 가족의 죽음 처럼 오래된 상처는 시가 되고 소설이 된다구요. 박성우의 시집을 읽는 동안, 이 믿음은 더욱 굳건해져 어떤 상처도 두렵지 않게 되었어요. 언젠가는 이 상처들이 빛이 되고, 노래가 되어줄 것이라는 걸 알기에.

박성우는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입니다. 첫시집 <거미>는 그의 이야기입니다. 서른 해를 살아오는 동안의 상처, 그리고 아픔에 대한.

그는 봉제공장의 미싱 보조 사원인가 봐요. "몸에 미싱바늘 꼽은 채 수리를 기다린다"고 5분 동안의 오수를 비유합니다('미싱 창고', 본문 p.58). 또 방은 땅콩 껍데기 처럼 비좁아 여유가 없고, 커튼을 젖히면 거기 '식기와 라면봉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어두워서 좋은 방이다'('방', 본문 p.68)라고 했네요.

그는 상처로 단련된, 그래서 그만큼 부드러워진 사람 같습니다. 상처난 기억들은 피돌기가 왕성한 모세혈관으로 바뀌어 그에게 '푸릇푸릇 선한 피'를 공급해주나 봅니다. 그래서 생활전선에 뛰어든 어린 동료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겠지요.

"봉제공장 안에서 그 참새는 바빴다
미싱기술이 없으므로
옆구리합봉, 소매부착, 어깨끈달이 언니들에게
원단을 날라야 했고 실을 날라야 했다
그 참새는 문이 열려 있어도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아니 나가지 못했다" ('참새', 본문 p.64 중에서)

" (...) 뿐만 아니라 김부장은
어린 여공들이 흘린 사생활을
비늘이 다치지 않게 덮치기도 한다.
봉제공장 부장답게 어린 여공들의 입 꿰매는 법을
김부장은 익히 알고 있다" ('빨판 상어', 본문 p.98 중에서)

시인은 시적 대상을 동물로 환유합니다. 어리고 연약한 참새와 피를 쪽쪽 빨아먹을 듯한 빨판 상어로. 그러니까 더 실감납니다. 그러니까 담담한 어조 속에 웅크리고 있는 연민과 분노가 비로소 뚜렷하게 보입니다. 눈빛만으로도 시인은 참 많은 말을 하네요.

이렇게 시집을 보니, 유독 2,3부에 와서 책귀를 많이 접었더군요. 이 부분은 가족에 대한 이야긴데, '감꽃'이란 시가 참 인상깊습니다. 어느날 아버지는 아들 출생기념으로 심은 감나무를 잘라버립니다. '너 같은 자식 둔 적 없다!'면서. 톱질당한 감나무 볼 때마다 베이고 베인 가슴..., 아버지 흙집으로 돌아가신 후에 감꽃이 피려는지 간지럽다고 적었습니다.

'감꽃'을 읽으며 잘린 감나무를 보았습니다. 세상 겉돌던 감나무 한그루, 그 잘려진 밑둥. 그걸 어떻게 끌어안을까 궁금해 하면서. '왜 찾아왔을까 상추밭이 되어버린 집터'라 했습니다. 세월이 약이란 소리겠죠. 그래서, "상처엔 세월이 약이지!" 저도 그랬습니다.

'옹이'란 시도 상처에 대해 이야기해요.

"꽃잎 떨어져나간 자리에 옹이가 박혀 있네
배냇니로 젖을 빨던 정이는 시집을 갔네
감정을 절제해도 절제된 가슴이 우네
암(癌), 이제는 암시랑 안혀
정이야, 무너질 가심이 없응께 참 좋다" ('옹이', 본문 p.49 중에서)

정이 어머닌 암으로 가슴을 도려냈습니다. 그 도려낸 자리에 옹이가 앉았습니다. 시인은 "세상의 상처에는 옹이가 있네" 끝에 가서 그러고 마는데, 그 옹이가 어떤 옹인가 하면 정이가 배냇니로 젖을 빨던 가슴이었다 그겁니다. 어머니의 아픔을 자식의 아픔으로 끌어내는 그 대목에서 '아픔은 대물림 되는구나'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아픔은, 대물림 될수록 따뜻해질 것만 같아요.

이렇게 시 한 편, 한 편에 대해서 다 이야기하면 좋겠는데 그럼 이 시집을 사보지 않겠지요? 이쯤에서 그만 두렵니다. '찌릿-' 퍼지는 전류타기를 양보하겠습니다. 직접요, 직접. 직접 보세요, 자기 상처를.

투명하지만, 이 시집에는 덫이 있습니다. 거미줄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헌데 가슴에 하얗게 들러붙는 덫이. 이 덫에서 놓여나는 방법은 <거미>를 완전히 읽는 방법밖에는 없답니다. - 최성혜(2002-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