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경제학과 사회과학의 핵심 과제, 불평등"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이 불러일으킨 화제와 논란은 여전히 생생하다. 이후 이 책은 전 세계에서 220만 부가 넘게 나갔고, 한국에서도 10만 부 가까이 팔리며 경제학 이론서로는 이례적인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뿐 아니라 피케티가 내놓은 r>g, 그러니까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높아 불평등이 지속 심화된다는 논의는 21세기에 가장 널리 알려진 경제 이론이자 공식으로 자리잡았고, 출간 직후부터 지금까지 경제학계를 비롯한 여러 학계에서 논쟁을 일으켜왔다.
이 책은 그간 <21세기 자본>을 두고 벌어진 논쟁을 집대성하는 하버드 대학의 특별 기획으로, 폴 크루그먼 등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3인을 포함한 경제학, 사회과학의 석학 21명이 주요 논점을 하나씩 맡아 검증과 평가, 전망을 내놓고, 마지막에는 피케티가 이런 논점에 대한 현재의 잠정적 답변과 이후 논의의 방향을 제안한다. 논쟁은 뜨겁지만, 이들이 공유하는 태도는 희망을 전한다. "현재의 상황이 비록 우리가 선택한 것은 아니지만 다 같이 힘을 합쳐 운명을 개척할 수 있다."는 믿음, 그리고 <21세기 자본>을 둘러싼 논쟁이 피케티가 제시한 이론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결국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노력이라는 학자의 사명에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더 많은 이들의 동참을 소망하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 말이다.
- 사회과학 MD 박태근 (2017.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