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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동부 구시로 시 외곽에 습지가 있다. 그 인근에 '호텔 로열'이라는 이름을 가진 러브모텔이 하나 지어졌다. 꽤 의미심장한 설정이다. 구시로 시는 작가 자신이 태어난 고향이며, 그의 아버지는 실제로 '호텔 로열'이라는 러브호텔을 운영했기 때문이다. 사쿠라기 시노는 모텔의 잡일을 도우면서 그 안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 또는 그 일들이 남긴 잔해들을 마주해 왔다고 한다. 그렇다면 <호텔 로열>은 일종의 고백록이나 관찰기로 읽을 수 있을까. 그러나 일곱 편의 단편이 이어진 이 연작 소설집에 정해진 주인공은 없다. 종종 서로 다른 단편의 주인공들이 스쳐 지나갈 뿐이다. 이 단편들이 공통적으로 품고 있는 것은 특정한 인물이나 사건이 아니라 호텔 로열이라는 건물을 둘러싼 정서다. 몰락해 가는 도시 외곽에서 결국 폐업한 채 스러져 가는 모텔 건물과 그 인근의 쓸쓸한 풍경이 그곳을 스쳐간 사람들의 삶을 증언한다.
일곱 편의 단편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은 모두 자신의 결핍된 부분을 자각하고 있다. 어느새 폐업한 낡은 건물처럼 이들의 결핍은 좀처럼 당장 해결할 수가 없는 운명으로 다가온다. 그러면 어떡할까, 모자란 부분을 안고 사는 수밖에 없다. 몰락한 소도시에서 별 수 없이 눌러앉은 사람들에게 주어진 삶이란 어차피 몇 가지 되지 않는다. 가끔 빛이 드는 듯도 하지만, 정말로 새로운 삶이, 더 좋은 삶이 다가올 수 있으리라고는 믿기 어렵다. 삶의 궤적은 좀처럼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몰락하는 지방을 떠나지 못하고 그와 함께 무너지고 마는 러브모텔 건물처럼, 사람들의 삶이 쌓아온 관성의 무게 역시 다가오는 슬픔이나 좌절을 앞두고도 좀처럼 발을 움직이기 어렵게 만든다. 모두가 호텔 로열을 스쳐가며 자신의 무거운 두 다리를 바라보고 있다. 누군가는 그 무게를 감수하면서 힘겹게 떠나고, 누군가는 주저앉고, 또 누군가는 자신의 다리가 무거워졌는지조차 가늠하지 못한다. 이 망연한 결론 앞에서 어떻게 -다시- 살아갈 것인가. <호텔 로열>은 대답하지 않는다. 다만 그 질문 자체가 얼마나 쓸쓸한지,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꼭 한 번은 던질 필요가 있는지를 조용히 보여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