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넘어서려 했던 사상가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 이전에 우리 시대를 자본주의라고 부를 수 있게 해준 사람이다. 자본주의라는 말은 그 이전에도 있었으나 홉스봅에 따르면 “《자본》이란 책이 나오면서 우리 시대를 자본주의라고 부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철학자 고병권에게 마르크스의 《자본》이 흥미로웠던 것은 이런 개념적인 사항보다는 문제를 바라보는 ‘마르크스의 눈’ 때문이었다.
“이성적인 눈도 탁월하지만, 제가 더 중요하게 본 건 감성적인 눈이에요. 《자본》은 상품이 쌓여있는 곳, 시장에서 시작해요. ‘와 풍족하구나’라고요. 이 풍요로운 부가 어디서 왔는지 보고 싶어서 시장에 가보니 어디서든 누구나 손해를 보지 않는 등가교환을 해요. 그러다 어느 시장 하나를, 마르크스는 보게 되지요. 다른 물건들을 사고파는 시장은 안 그랬는데, 딱 한 곳 바로 노동시장은 달랐던 거죠. 여기도 자본가가 화폐를 들고 갔고 노동자가 노동력을 들고 갔어요. 교환을 해요. 등가교환이에요. 서로 필요해서 한 교환이었고 누구도 법으로 강제하지 않았어요. 자유로운 교환이었고 등가니까 평등했어요. 그리고 서로 이익을 추구하는 공리주의적인 교환이었으며 서로 가져가는 이익이 다른 교환이었어요. 그런데 마르크는 거래가 이뤄진 후 그들의 뒷모습을 봐요. 교환이 막 끝나고 났을 때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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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는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넘어서려 했던 사상가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 이전에 우리 시대를 자본주의라고 부를 수 있게 해준 사람이다. 자본주의라는 말은 그 이전에도 있었으나 홉스봅에 따르면 “《자본》이란 책이 나오면서 우리 시대를 자본주의라고 부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철학자 고병권에게 마르크스의 《자본》이 흥미로웠던 것은 이런 개념적인 사항보다는 문제를 바라보는 ‘마르크스의 눈’ 때문이었다.
“이성적인 눈도 탁월하지만, 제가 더 중요하게 본 건 감성적인 눈이에요. 《자본》은 상품이 쌓여있는 곳, 시장에서 시작해요. ‘와 풍족하구나’라고요. 이 풍요로운 부가 어디서 왔는지 보고 싶어서 시장에 가보니 어디서든 누구나 손해를 보지 않는 등가교환을 해요. 그러다 어느 시장 하나를, 마르크스는 보게 되지요. 다른 물건들을 사고파는 시장은 안 그랬는데, 딱 한 곳 바로 노동시장은 달랐던 거죠. 여기도 자본가가 화폐를 들고 갔고 노동자가 노동력을 들고 갔어요. 교환을 해요. 등가교환이에요. 서로 필요해서 한 교환이었고 누구도 법으로 강제하지 않았어요. 자유로운 교환이었고 등가니까 평등했어요. 그리고 서로 이익을 추구하는 공리주의적인 교환이었으며 서로 가져가는 이익이 다른 교환이었어요. 그런데 마르크는 거래가 이뤄진 후 그들의 뒷모습을 봐요. 교환이 막 끝나고 났을 때 표정…….”
철학자 고병권이 마르크스와 《자본》에 감탄한 곳은 여기였다. 등가교환이면 천 원내고 천 원짜리 물건을 받았으니 ‘쿨’하게 헤어지면 된다. 그런데 한 사람은 새로운 사업전망에 불타는 눈빛으로 어깨 으쓱하며 앞을 보고 가고, 한 사람은 마치 줄 것 다 주고 가죽이 되려고 무두질을 기다리는 소처럼 쭈뼛쭈뼛 따라간다.
“혹시 심층에서는 뭔가 불평등한 게 있는 게 아닌가, 부자유한 게 있는 게 아닌가, 누군가가 겉보기와는 달리 손해를 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마르크스는 그 사람들을 따라가죠. 따라갔더니 공장이 나오고 그 입구에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라고 쓰여 있어요. 마르크스가 그 안을 들여다보면서 《자본》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돼요. 정말 놀라워요. 이론가나 과학자 또는 학자가 꼭 가져야 할 눈이 바로 마르크스의 눈이에요. 그 슬픔을 아는 것, 슬픈 눈빛을 읽어내는 것, 그걸 읽어내지 못했다면 그는 결코 《자본》을 쓸 수 없었을 겁니다.”
마르크스는 상품을 교환하는 그 한 장면에서 어떻게 자본주의 본질을 잡아낼 수 있었을까? 물건 하나 달랑 교환하는 그 한 장면만 포착해 우리가 사는 세계를 그려내는 솜씨에 철학자 고병권은 탄복한다. 고병권이 보기에 그것은 마치 고고학자가 땅을 파다가 파편을 하나 발견한 뒤 그 파편에 그려진 두 사람의 동작만 보고 그들이 살았던 사회를 그려낸 것만 같다. 상형문자를 읽어낸다는 게 바로 이런 의미 아닐까.
“이런 불리한 점에 대하여, 나로서는 진리를 탐구하려는 독자들에게 미리 이 점을 알리고 각오를 다지게끔 하는 것 말고는 다른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학문을 하는 데에는 평탄한 길이 없으며, 가파른 험한 길을 힘들여 기어 올라가는 노고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만이 빛나는 정상에 도달할 가망이 있습니다.” - 《자본》(1권) 프랑스어판 서문에서
《자본》의 프랑스어판 서문에 등장하는 공부하는 사람의 자세에 대한 이야기다. 먼저 《자본》은 분명한 독자를 겨냥하는 책이고, 그 독자는 바로 노동자다. 그러므로 위의 말은 학자들이 아닌 노동자들에게 한 말이다. 마르크스는 이 책을 읽을 노동자들을 계몽하기보다 고려하고 배려하려고 했다. 또한 《자본》은 적도 있지만, 그 전에 동료를 가진 책이다. 그런 의미에서 위의 말은 마르크스가 자신의 동지에게, 친구에게 하는 말이다.
“나는 배움이 변형이라고 믿는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겪는 것과 같다. 《자본》을 읽는 일은 마르크스의 눈을 읽고 체험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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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사회학과 대학원에서 사회학 박사를 받았고, 오랫동안 연구공동체 수유너머에서 생활했다. 지금은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연구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노들장애학궁리소 회원이기도 하다. 최근 저서로는 『다이너마이트 니체』, 『“살아가겠다”』, 『언더그라운드 니체』, 『철학자와 하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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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이었습니다. 고병권 선생님이 대학원생 때죠. 저에게 한 편의 원고를 들고 왔습니다. 저는 여러 모로 책으로 가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아 정중히 거절하였습니다. 철학자 고병권 선생님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자신의 원고를 거절당한 사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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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이었습니다. 고병권 선생님이 대학원생 때죠. 저에게 한 편의 원고를 들고 왔습니다. 저는 여러 모로 책으로 가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아 정중히 거절하였습니다. 철학자 고병권 선생님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자신의 원고를 거절당한 사건이었습니다. 지금도 그와 만나 이야기할 때면 그때 자신의 글을 거절해주어서 정말 고맙다고 해요. 만약 그때 그 글이 책으로 나왔다면 ‘식은땀’이 날 정도라고요.
고병권 선생님의 책상 위에는 두 인물의 스케치가 있어요. 한 명은 마르크스이고 다른 하나는 호치민입니다. 마르크스는 그가 직접 그렸고, 호치민은 지인에게서 선물 받았다고 해요. 그가 스케치한 마르크스, 그 옆에 호치민을 바라보면서 ‘자본’을 집필하고 있습니다. 그 두 사람의 선한 눈빛이 참 좋다고 합니다. 그들의 눈을 마주치면서 새로운 관계 맺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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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 마르크스. 그가 세상에 온 지 200년이 되었다. 한 사상가가 세상에 온다는 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라고 《다시 자본을 읽자》를 쓴 철학자 고병권은 말한다. 그에 따르면, 한 사상사가 세상에 온다는 것은 세상을 새롭게 보는 눈이 오는 것이고 그 눈으로 본 세상에 대한 부끄러움과 다짐이 오는 것이다. 그래서 사상은 사상가와 더불어 오지만 사상가와 더불어 사라지지 않는다. 아니, 사상가는 한 인간과 더불어 태어나지만 그의 죽음으로 사라지지 않는다. 그 눈이 있고, 부끄러움이 있고, 다짐이 있는 한에서 말이다.
카를 마르크스가 이 세상을 찾아와 알게 된 것 한 가지는 표면의 사상가는 균형을 잡지만 심오한 사상가는 편을 든다는 점이라고 저자 고병권은 강조한다. 표면적 사상에는 거처가 없지만 심오한 사상은 제 자리를 알아본다고, 저자는 덧붙인다.
고병권의 깊고 넓은 지식 세계,
고병권이 새롭게 발견한 마르크스,
그리고 고병권과 마르크스가 콜라보하여
뿜어내는 깊은 넓은『자본』의 세계.
1권 다시 자본을 읽자
2권 마르크스의 특별한 눈
3권 화폐라는 짐승
4권 자본-아비는 자식을 낳아 아비가 되고
5권 노동-생명을 짜서 가치를 더하는
6권 흡혈귀와 좀비 그리고 공포의 집
7권 거인으로 일하고 난쟁이로 지불받다
8권 자본의 꿈과 기계의 꿈
9권 착시의 교정-임금에 관한 온갖 헛소리
10권 다시, 아브라함은 이삭을 낳고 이삭은 야곱을 낳고-자본축적과 재생산
11권 부의 축적과 빈곤의 축적자본
12권 피와 불의 문자로 기록된 연대기
※ 각 권의 제목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동영상 강의는 아트앤스터디에서 촬영 및 제공하며, 저자 강의 진행 다음 달에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첫 소식은 10월에 전해드릴 예정이고, 이후 격월간으로 강의를 제공해드릴 계획입니다. 수강 방법 등 자세한 안내는 펀딩 종료 후 개별 안내 드릴 예정입니다.
저자 강의는 각 권 출간 다음 달에 진행될 예정이며, 첫 강의는 9월 19입(저녁 7시 30분~9시 30분)니다. 책을 읽은 독자와 책을 쓴 저자가 함께 만나 고민을 나누고 의문을 풀어가는 자리가 될 예정이며, 장소는 노들장애인야학 대강당입니다. 이후 격월 20일 전후로 진행되며, 오프라인 강좌에 참석하지 못하신 경우에는 동영상 강의를 제공해드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