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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의 맛!
홍지석 지음 / 모요사
한국미(美)의 규범을 다시 생각한다
이 책이 기존의 답사기와 구별되는 이유 중 하나는 답사의 대상, 즉 작품 자체의 파격적인 미(美)에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미의 표준이나 관습적 형식을 벗어나 뭔가 넘쳐 보이거나 부족해 보이는 작품, 독특하고 개성적인 감각을 간직한 작품들을 또 다른 잣대로 들여다보는 것이다. 저자는 서로 다른 예술관, 가치관, 미적 취향이 경쟁하는 작품들을 선택해 독자들에게 가치의 교차로, 취향의 갈림길에 서보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우리 문화유산 무엇을 어떻게 볼 것인가
이 책이 흥미롭게 읽히는 이유 중 하나는 저자의 독특한 비교 방법에 숨어 있다. 이를테면 저자는 탁월한 감각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 우뚝 선 경천사지 십층석탑과 국립현대미술관 중앙에 버티고 선 백남준의 비디오탑 <다다익선>을 연결 짓는다. 통상 부정적인 의미로 다가오는 ‘장식적이다’라는 말을 뒤집어 미술의 역사가 장식을 떠나서 생각할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클림트의 그림과 백제 시대 우아한 은제 관꾸미개를 이어 붙인다. 저자가 책의 곳곳에 숨겨 놓은 흥미로운 주제와 방법론을 염두에 둔다면, 이 책은 단순한 답사기가 아니라 인문학의 드넓은 바다에 이르게 하는 길잡이로 읽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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