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보다는 막히는 길 위의 버스를 선호하고 이른 아침의 영화관과 폐점 직전의 서점을 좋아한다. 유행엔 둔감하고 계절의 변화엔 민감하며 서두르는 게 싫어서 서두르고 겁이 많아서 과감하다. 뭐로 보나 떠돌이 체질은 아닐 줄 알았는데 다녀보니 얼추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처음으로 혼자 떠난 여행은 스물세 살 때의 네팔이고, 꼭 다시 가봐야 할 나라는 아이슬란드와 아르헨티나이며,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은 쿠바의 아바나와 파키스탄의 카라코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역동적이고 강렬하며 살아 꿈틀거리는 곳은 아프리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