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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비에서 본 감옥이 양로원보다 좋아 보여서 감옥에 가고자 강도가 되기로 한 기상천외한 노인들. 발상부터 결론까지 내내 웃음이 나왔던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의 속편은 미국으로 향한다. 이 속편은 마치 헐리우드의 속편 공식을 (마치 패러디인 양) 따르는 것처럼 보여서 그 컨셉부터가 웃기다. 범죄를 저지르기로 한 세계 최고령 강도단의 좌충우돌이라는 기본 기조는 유지한 채, 이번 속편은 더 큰 스케일의 모험과 시련, 특별한 능력을 갖춘 인물의 추가, 그리고 더 야심찬 유머 코드를 추가했다. 읽다 보면 본의아니게 입꼬리가 올라가는 순간들이 꽤 많다.
그러나 이 속편은 동시에 현재 북유럽의 복지 모델이 가진 맹점들을 고발하는 데에도 전작보다 열심이다. 기본적인 생존권에 대해서는 확실히 세계에서 손꼽히는 복지 시스템을 갖추었지만, 그 혜택은 말 그대로 생존권에 그친다. 국가의 복지 혜택은 노년의 삶을 연장시켜주지만 그 삶에 대해서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방치하는 것이다. 애초에 메르타 할머니가 (귀여운) 강도가 되기로 한 것도 권태와 우울함을 돌봐줄 이가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 이러한 쓸쓸함이 빗발치는 유머 속에 고스란히 삽입돼 있다. 함께 웃으며 읽다 보면 세상에 대해 좀더 넓은 시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