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아웃사이더, 시인, 전사, 페미니스트, 교사, 사회주의자... 오드리 로드를 설명하는 수많은 수식어들. 이 책은 오드리 로드가 어떻게 오드리 로드가 되었는지 그의 관계를 중심으로 풀어낸 자전적 이야기다. 흑인, 여성, 이민자, 동성애자, 중첩적 소수성을 지니고 살아온 그에게 삶이 오직 격전지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폭신한 사랑의 터이기도 했다면 그 공은 모두 그와 관계 맺은 여자들에게 있다.
아직 말을 트지도 못한 4살 이전의 시간부터 죽음과 사랑과 삶을 모두 겪은 나이가 될 때까지 그의 기억은 풍성한 감각으로 이어진다. 햇볕의 양과 색, 공기에 섞인 향과 사람들의 표정, 손발에 와닿는 촉감과 넓은 스펙트럼으로 펼쳐지는 감정들. 색과 향이 범벅된 내밀하고 충만한 그의 글쓰기는 여자를 향한 사랑과 여자로 인한 상처를 매혹적으로 펼쳐낸다.
사랑이 모욕당하고 사람이 우스워지는 세상에서 오드리 로드의 이야기는 숨어있던 용기를 슬그머니 깨어나게 한다. 우리는 사랑으로 저항할 수 있다. 수치심 권하는 사회에 굴하지 않고 존엄을 지킬 수 있다. 우아하게, 치열하게, 충만하게 싸우며 살아갈 수 있다. 부서지지 않는 강한 힘이 필요한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