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세계문학총서

세상의 모든 문학
대산세계문학총서
한국어로 구축한 세계문학의 지도
끊임없이 발굴되고 발견되는 고전의 가치
우리는 왜 세계문학을 읽는가?
낯선 세계를 만나는 두근거림,
오래된 고전 속 아직 끝나지 않은 질문들.
대산세계문학총서는 지난 25년 동안
서로 다른 언어와 시대의 세계들을 한국어로 가로질러 왔습니다.
SINCE
25
년의 여정
VOLUMES
200
권의 책
AUTHORS
168
명의 작가
COUNTRIES
34
개국 번역
200권의 책은 우리가 만난 세계의 지도이기도 합니다.
세상의 모든 문학을 향한 대산세계문학총서의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내가 읽은/함께 읽고 싶은 대산세계문학총서
이다혜 (<오래된 세계의 농담> 작가, <씨네21> 기자)
영원을 약속하게 만드는 책이 있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끝과 시작』은 샅샅이 핥아먹고 싶은 단어와 문장들이 한 편의 시를 건축해내는 풍경을 보여준다. 똑 떼어 적어두고 싶은 구절이 많지만 그 어떤 일부도 전체를 떠나 추켜세우고 싶지 않을 정도로 굉장한 풍경이어서, 매번 끝부터 처음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넘겨보고 또 넘겨본다.
금정연 (서평가)
<제노의 의식>은 세계문학사 최초의 본격 금연소설이다. 제노 코시니는 평생 두 가지 일만 한 사람이다. 금연. 그리고 흡연. 악습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움을 청하는 그에게 의사는 자서전 쓰기를 권한다. 그는 투덜대면서도 자신만만하게 써 내려간다. 하지만 끝내 그가 가닿는 곳은 자기 이해나 치유가 아닌 존재의 혼란, 세계의 종말이다. 그는 우스운 인물이지만, 비웃을 수 없는 인물이기도 하다. 제노를 비웃는 건 곧 누워서 침을 뱉는 일이 될 테니까―하루에도 몇 번씩 결심과 자책과 자기합리화 사이를 오가며, 그 과정을 SNS에 중계하는 우리의 얼굴에. 그러니까 이 소설은, 백 년 전에 쓰인 SNS 중독자의 고백록이다. 물론 세계 최초로.
홍한별 (번역가)
『비둘기의 날개』가 대산세계문학총서로 나온 것을 보고 너무나 기뻤다. 사실 꽤 오래전부터 영어본으로 읽으려고 시도했었는데, 집중력과 끈기가 모자라서 완독에 실패하고 말았다. 번역본이라면 훨씬 편하게 빠른 속도로 읽을 수 있을 테지만, 분량이 만만치 않아서 번역본이 나오기는 힘들 것 같았다. 그런데 떡 하니 나온 것이다. 대산문화재단의 번역 지원 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제 베네치아의 골목처럼 복잡하게 얽히고 수렁처럼 깊은 헨리 제임스의 주관적 문체를 정소영 번역가가 어루만진 섬세하고 세련된 번역으로 읽을 수 있다.
주말 동안 『비둘기의 날개』에 푹 빠져서 읽었다. 극적인 사건 하나 없이 심리적 밀도만으로 이렇게 긴장감이 넘치는 서사를 만들 수 있나? 거의 아무런 사건도 일어나지 않고, 액션이라고 할 것도 없고, 뚜렷한 악의를 지닌 인물이 한 명도 안 나오는데도, 팽팽한 실에 칼을 가져다 대는 듯한 긴장이 흐른다. 이 소설의 마지막에 이르는 일은 꿈에서 깨어나는 일과 비슷하다. 전부 머릿속에서 일어난 일인데도 마치 낯선 삶을 직접 살았던 느낌이다.
그리고 이건 비밀인데, 사실 나는 오래전에 대산문화재단 번역 지원에 디킨스의 『황폐한 집』으로 응모했다가 떨어진 적이 있다(그때는 이 책의 번역본이 없었다). 그걸 보면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고 주장하고 싶다! 언젠가 다시 지원해서 대산세계문학총서에 참여하는 상상을 해본다. 무슨 책이 좋을까.
김뉘연 (워크룸 문학 총서 ‘제안들’ 편집자,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