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중요하다.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가족은 한 사람의 인격을 근원적으로 형성하는 울타리다. 갓난아기에겐 하나의 ‘세계’처럼 느껴질 그 보금자리는 한 사람의 신념과 가치관을 비롯해 삶의 모든 감정적 기초를 결정하며, 평생에 걸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에 자기 가족으로 인해 고통을 받는 이가 무수히 많다는 것은 진정 의미심장하다.
가족은 누군가에겐 평생 도망치고 싶은 감옥이며 끈질긴 애증의 대상이다. 끊어내고 싶어도 도저히 끊어낼 수 없는 괴로움의 씨앗이다. 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왜 어떤 가족은 따뜻하고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하는데 어떤 가족은 그러지 못하는가? 가족에 관한 숱한 분석서가 있지만, 이 본질적인 쟁점에 관해서 놀랍도록 치열하고 생생하게 다뤄낸 책이 출간되었다. 『모든 가족엔 이야기가 있다』가 바로 그 책이다.
30여 년의 경력을 가진 영국 최고의 심리치료사 줄리아 새뮤얼은 이 책에서 여덟 가족의 이야기를 아름답고 통찰력 있게 풀어내고, 다양하고 보편적인 가족의 문제를 분석한다. 그녀는 최소 여섯 번 이상의 세션을 통해 각각의 가족들과 상담한 심리치료의 현장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상담에 참여했던 가족 구성원들은 자신이 직면한 갈등과 분쟁, 서로를 향한 적대와 불신, 그리고 과거의 트라우마를 독자 앞에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그들은 도저히 회복될 수 없는 것처럼 싸우고 서로를 할퀸다. 그러나 종국엔 자신의 감정을 열린 태도로 솔직하게 공유함으로써 조금씩 치유를 향해 나아간다. 아예 희망이 없을 것 같은 가족도 아주 작은 변화를 통해 서로를 향한 신뢰를 천천히 길어 올린다. 비밀이 보장되는 치료 공간에서 클라이언트와 치료사가 모은 지혜야말로 모두를 위한 소중한 자원이라고 보는 저자의 믿음이 힘을 발휘하는 순간이다.
영국을 대표하는 심리치료사이자 작가이다. 그녀의 책 『Grief Works』와 『This Too Shall Pass』는 선데이 타임즈 베스트셀러로 선정되었다. 지난 30년 동안 공공 의료 기관과 상담소에서 심리치료에 힘썼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대영제국 훈장(MBE)을 받기도 했다. 그녀는 사별의 아픔을 겪는 아이와 가족을 지원하는 단체인 ‘Child Bereavement UK’를 설립했고, 영국 상담 협회(BACP)의 부회장을 맡고 있다. 영국 주요 언론에 자주 인용되는 심리치료 분야의 권위자이자 팟캐스트 ‘Grief Works’와 ‘A Living Loss’의 진행자로도 활약하는 중이다. 줄리아 새뮤얼은 남편과 함께 영국 남서부의 서머싯주에 살면서 네 명의 자녀와 아홉 명의 손주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