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에 『괭이부리말 아이들』을 시작으로 아동청소년들에게 문학으로 꾸준히 다양한 사회 모습을 보여주며, 공감과 위로를 전해온 김중미 작가가 처음으로 자신의 내밀한 가족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가는 인지장애가 온 엄마를 돌보면서, 1970년대 무렵부터 자기 가족의 일대기를 풀어낸다. 그 일대기는 작가의 원가족에서 시작해 위 세대의 이야기로 퍼져나가며, 지난 50여 년간 한국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계속해서 주변부로 떠밀릴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삶을 담아낸다.
가족 내 노인 돌봄으로 시작한 이야기 속에서 작가는 그 시절 여성들의 시간을 새로이 살핀다. 작가의 삶이 엄마의 시간과 연결되어 있듯이, 엄마의 삶 역시 다시 외할머니의 시간으로 이어진다. 그 풍경에는 비단 여성 서사뿐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는 남성들의 삶과 부녀 관계, 빈민운동을 시작한 후 공동체 안에서 가족을 일구며 작가가 마주한 아내 그리고 엄마라는 역할에 대한 고민들, 그 시절 작가가 생각한 예술에 대한 고찰까지 폭넓게 담긴다. 에세이의 마지막에 다다랐을 때 독자는 우리 일상의 깊숙한 곳까지 침투해 있는 사회를, 우리가 선 자리를 이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돌아보게 될 것이다.
사람과 동물에게 곁을 내어주고, 공동체가 가진 힘을 믿으며 염치 있는 세상을 바라는 사람. 1963년 인천에서 태어나 1988년부터 인천 만석동에서 ‘기찻길옆공부방’을 열고 지역 운동을 해왔다. 지금은 강화로 터전을 옮겨 농촌 공동체를 꾸려가며 ‘기찻길옆작은학교’의 큰이모로 살고 있다. 동화 『괭이부리말 아이들』 『종이밥』, 청소년소설 『그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 『곁에 있다는 것』 『너를 위한 증언』 『느티나무 수호대』, 청소년에세이 『친구를 기억하는 방식』 등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