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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시 테마별시 알림
2026.09.07
한 방울 이슬의 무게
지구가 기운데도 의심치 말라 방울져 잇달아 떨어지는 저 이슬 한 방울의 무한한 그 힘 그 무게 바로 그 때문임을.
인태성 「한 방울의 이슬」
2026.09.04
북천에서 편지를 씁니다
사랑의 말을 편지로 쓴다는 건 얼고 녹고 부서지고 타버려도 사라지지 않을 알갱이 하나 전하는 것이지요
이대흠 「북천에서 쓴 편지」
2026.09.03
나의 천국은
세상의 지식이 못 닿는, 세상에는 한번도 있어본 적 없는 나라, 있는 곳엔 없고 없는 곳에만 있을 게다.
유안진 「나의 천국은」
2026.09.02
버리지 못한 욕심
욕망이란 가질 수 없는 것을 향해 자라나는 손가락이라서 밤마다 이가 자라는 쥐처럼 손끝이 가렵다. 가려워서 부끄럽다.
이현승 「일생일대의 상상」
2026.09.01
어둠이 내려앉는 것을 보았네
벗어놓은 옷가지를 건드리지 않고 수락할 수 없는 것을 수락하는 연습처럼 툭, 어둠이 내려앉는 것을 보았네
장철문 「발을 닦으며」
2026.08.31
여름 끝물, 뒷산에 올랐다
많은 집들 뒤에 서보았다 풀들이 쏟아질 듯이 자라 있었다 거대해진 수풀을 헤치며 뒷산에 사는 것들을 한꺼번에 떠올리려 해보았다
남현지 「뒷산에서」
2026.08.28
당신의 나무에 접붙인 마음
먼 훗날에 조용히 뜰에 나가보겠습니다 덧나지 않은 푸른 잎사귀 하나 나부낀다면 당신의 사랑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박해석 「숨은 사랑」
2026.08.27
멈추지 않는 상념들
나는 피곤해서 잠깐 쉬려 하는데 지금은 아무것도 보고 싶지 않은데… 눈은 닫힌 눈꺼풀 속에서도 계속 눈을 뜨고 있다
김기택 「눈」
2026.08.26
태양도 자신이 하는 일을 모르지
자신의 몸에 붙은 불이 뜨거워 사방에 불을 뿌려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 따스함으로 사랑을 피워내고 그 빛으로 신을 만나게 될 수도 있지
백무산 「사랑은 사랑을 모르지」
2026.08.25
갑자기 내리는 빗속에서
씌워드릴게요, 사람이 사람에게 건네는 말을 듣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 말은 왜 잊히지 않는지 왜 견딜 수 없는지
박소란 「갑자기 내린 비」
2026.08.24
아침은 매일매일 생각한다
난바다에서 돌아오지 않은 어선은 없는지를 조각달이 물러가기를 충분히 기다렸는지를 시간의 기관사 일을 잠시 내려놓고 아침은 생각한다
문태준 「아침은 생각한다」
2026.08.21
매미가 운다
사랑이란, 이렇게 한사코 너의 옆에 붙어서 뜨겁게 우는 것임을
안도현 「사랑」
2026.08.20
앞서간 사람의 용기로 말미암아
나는 스스로에게 건강하게 살고 싶다고 말한다… 삶은 고통이었지만 예술은 그만큼 아름다웠다는 이야기 용기로 삼고 싶지 않다
정다연 「커트 피스」
2026.08.19
고독을 걷는 날
천변을 따라 걷다가 웅덩이처럼 쭈그리고 앉아 고가도로에서 떨어지는 햇빛을 주워 담는다. 서서히 사라지는 줄도 모르고
안주철 「오리는 젖는다」
2026.08.18
그 시간에 다다를 때까지
눈앞에 있는 것이 세상 전부처럼 여겨지는 시간을 다시 보내고 있습니다… 응시도 미루고 외면도 거두어들이면서 헤매기만 합니다
박준 「쪽」
2026.08.14
옥수수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사람
어린 시절 텃밭에 가득했던 그 옥수수다 흐름 속에도 흐르지 않는 것이 있음을 본다
유승도 「옥수수가 익어가는 여름」
2026.08.13
당신도 그런가요?
여름에는 빗물의 항로가 되는 거기 미리 가을처럼 걸터앉아서 이미 왔던 날들만 떠올리거나 오지 않은 날들을 두려워합니다
최현우 「지금이에요」
2026.08.12
마음이 종이처럼 구겨진 날에
구겨진 것은 종이인데 마음이 다 구겨진다 구겨진 마음으로 오만가지 생각을 한다 생각 끝에 주어진 종이 한장
천양희 「종이 한장의 기억」
2026.08.11
뻐꾸기시계는 알지 않았을까요
한 사람이 생을 지워 또다른 시간 속에 접어들었음을. 그리하여 이제는 갈라진 우리의 시공간을 한꺼번에 껴안고 돌아가는 것 아닐까요.
정우영 「뻐꾸기시계」
2026.08.10
구멍 난 우산의 표정으로
이것으로 무엇을 막을 수 있을까 우산을 들고 살짝 공중으로 떠오르는 감각을 느끼면서
주민현 「우산의 용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