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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애들
김경미

때로 마음대로 꽃소리 내는 나무들

언제 와서 언제 졌던가

절간의 새우젓 같은 안부들

이 세상 아직 내 탓에 쓸쓸해하는 이 있을까


있다며 곁에 와 눕고는 하는 불빛, 무엇인가

어느 나무에선가

멀리 있는 자격 가까이 입으며

아무나 나라를 생각할 수 있음을 알았지만

게처럼 앞으로 가는데 옆으로 멀어지네

이제는

가을 더듬이에 국운보다 단풍잎 한 채가 아픈 날들


적막에 닿았다

인생에 부산스러움이 있다고 믿지 못하는 자는

실패한 자겠지

실패가 편하면 벌써 비겁한 것일까


그럴수록 혼자 외로워 아름다우리라고

눈물, 눈물나도

끝내 기다려주고 있는 언덕 위

참으로 안아볼 만한 몸이며 마음이며

마지막 불빛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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