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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맥도날드
이현승

자고 나니 유명해졌다는 사람도 있지만

하루아침에 나는 맥도날드에 앉아 있다.

노구를 감싸줄 누더기를 가지런히 두 봉지에 담아

24시간 받아주는 무심한 친절을 찾아왔다.


중광 할머니와 지구방위대와 맥도날드 할머니*가 아니라도

삶이란 누구에게나 순간이동인데

창밖으로 지나가는 흉포한 겨울바람의 걸음걸이를 지켜보면서

불시착한 나의 삶이여,


쪼그라든 엉덩이를 스탠드의자 깊숙이 박아넣고 앉아

새벽 네시의 피로한 거리를 본다.

쫓아도 쫓아도 파리떼처럼 엉겨붙는 졸음들.

악업도 선업도 졸음 상태가 되면 뭉개지는 새벽의 얼굴들.

고개를 처박고 검은 액체의 표면에 가라앉아 흔들리는 얼굴을 본다.


맥도날드의 커피는 싸고 양이 많다.

환하게 불 밝힌 통유리 안쪽

졸다 깨다 졸다 깨다 내다본 유리창엔

알코올 실린더 속의 태아 표본처럼 쪼그라진 내가 있다.


* 어느날 의탁할 곳 없이 홀로 되었으나 기관이나 타인의 도움을 거절하고 떠도는 노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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