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먼데서 바람이 불어온다
하늘에 내를 만들며 철새가 날아간다
내를 쳐다보던 풀이 단풍 들었다
풀밭에 선 나도 단풍 든다
단풍 든 풀밭에 송장메뚜기처럼 어둠을 걸치고 바람을 맞는다
바람에 풀이, 어둠이 흔들린다
흔들리지 말아야 어둠이다
흔들리지 말아야 풀이다
흔들려야 할 것은 오직 바람이다